‘금메달 지상주의’에 김연아는 불편하다
입력 : 2014.02.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한동훈 기자= ‘여왕’ 김연아(24)의 목표는 애초에 금메달이 아니었다. ‘클린’이 목표였다. 선수 생활 마지막 무대를 실수 없이 완벽하게 연기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을 뿐이었다. 김연아 자신을 제일 잘 아는 것은 김연아이기 때문이다.
은메달에 대한 축하가 아니라 금메달을 빼앗긴 아쉬움만을 전한다면, 김연아는 오히려 불편하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부문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김연아는 러시아의 깜짝 스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7)에 밀리며 은메달을 땄다. 판정이 석연치 않았고, 러시아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탓에 극도로 불리했음에도 김연아의 연기는 완벽했다. 김연아는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 만족했고, 결과에는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김연아는 “좋은 점수는 기대하지 않았다. 쇼트프로그램 때도 그랬고 분위기 상 예상이 가능했다. 어차피 금메달을 따러 온 건 아니었기 때문에 무덤덤했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판정 논란이 나올 때마다 저보다 주변에서 더 열을 냈다. 이번에도 주목 받는 대회라 논란이 큰 것 같은데, 일단 저는 아무런 미련이 없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금메달이 목표가 아니었음은 프리스케이팅 구성에서도 엿볼 수 있다. 총 12개 과제를 수행하는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는 가장 어려운 트리플 점프를 6개 포함시켰다. 아사다 마오(24)가 8개, 소트니코바가 7개를 포함시킨 것에 비해 적다. 밴쿠버 올림픽에 비해 난이도가 많이 낮다. 다시 말해, 김연아는 고득점보다는 실수하지 않는 아름다운 마지막 무대를 원했다.

정작 금메달에 연연했던 것은 언론과 수많은 팬들이었다. 그녀의 완벽했던 마지막 무대에 찬사를 보내기보다 금메달을 놓친 사실에 집중했다. 아름다운 퇴장에 박수를 보내기보다 심판 판정에 집착했다. 판정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었지만, 이러한 태도는 김연아를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김연아가 가져올 금메달을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만 비춰진다.

김연아는 최선을 다했고,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줬다. 국제무대 데뷔 후,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3위 이내에 입상했다. 소치 올림픽 금메달은 그녀에게 큰 의미가 없다. 이미 피겨 역사상 전무한 커리어를 세웠다. 이미 물 건너간 금메달을 아쉬워하지 말고, 전설로 남을 김연아의 뒷모습에 박수를 쳐야할 때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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