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대한민국 축구팬의 절반은 소위 '박빠'고, 나머지 절반은 '박까'인 것 같다.
아무리 부정적인 사안이 발생해도 박주영 편에 서서 역성을 든다고 붙여진 이름이 '박빠'고, 어떤 긍정적인 현상을 목격해도 박주영을 비판하면 '박까'가 되는 것이다. 다소 과장된 표현이기는 하지만 현상을 놓고 보면 그럴듯한 진단이다.
이들 양대 세력(?)의 대립은 박주영에 관한 기사만 떳다하면 반복된다.
박주영은 6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그리스와 평가전에서 전반 18분 멋진 선제골을 넣은 후 '박주영' 이름 세 글자가 부각되고 있다. 골을 넣은 직후에는 '역시 박주영의 클래스는 다르다', '아스널의 벤치에 있었어도 아스널 선수는 아스널 선수다', '이래서 한국 축구 대표팀에는 박주영이 필요하다'는 등의 칭찬 메시지가 주류를 이뤘다.
단순히 FIFA 랭킹만 놓고 봐도 강팀인 그리스에 2-0 완승을 거뒀으니 팬들의 기쁨은 당연한 것이었다. 골대가 우리편이었다는 사실 때문에 팬들이 느끼는 기쁨이 반감되는 것도 아니었다.
새벽 내내 지속되던 박주영 찬양가의 흐름은 경기 후 언론의 인터뷰 요청 거부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인터뷰를 거부한 박주영보다는 오히려 그동안 박주영에 대해 부정적인 추측 기사를 써온 언론이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아스널에서 벤치를 지키는 동안' 박주영이 얼마나 상처를 많이 받았으면 언론에 인터뷰를 거절했겠느냐는 동정표마저 받았다. 이미 골로 말을 대신 했으므로 안해도 된다는 의견도 많았다.
찬반 양론의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에 복귀한 박주영은 그리스전이 열리기 전에는 의미심장한 각오를 전했다. '그리스전이 본인에게는 마지막 기회임을 잘 알고 있으므로 본인이 가진 모든 것을 코칭 스태프에게 보이겠다. 그렇더라도 오버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박주영은 그 각오를 그라운드에서 그대로 보였다. 압박감을 전혀 느끼지 않은 듯 박주영은 손흥민의 패스를 물흐르는 듯한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 장면으로 박주영의 경기력에 대한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다.
골까지 넣었으니 기쁨에 찬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박주영은 믹스트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그라운드를 떠났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의 설득에도 박주영은 끝내 인터뷰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의 "박주영이 인터뷰를 원하지 않는다"는 전언이 박주영에 대한 공식적인 피드백의 전부였다.
박주영은 인터뷰에 나서는 것을 매우 꺼리는 인물로 유명하다.
FC서울에 있을 때나, AS모나코에 있을 때나, 공식적인 인터뷰를 성사시키가 쉽지 않다. 후원사의 협조까지 동원해 조율을 해도 박주영과의 단독 인터뷰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후원사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 박주영이었다. 불가피하게 사전 조율을 하지 못한채 박주영을 만나기 위해 멀리 모나코까지 찾았지만, 결국 제대로 된 인터뷰는 성사되지 못했던 일도 있었다.
언론이 제 아무리 신통하다고 할찌라도, 궁예가 아닌 다음에야 어찌 박주영의 속마음을 읽어낼 수 있겠는가? 민감한 사안에 대해 본인의 입으로 확인을 해줘야 정확한 보도가 될 터인데, 거의 항상 침묵으로 일관하니 언론의 특성상 답답한 노릇이다. 그러다 보니 이번 인터뷰 거절이 아쉽게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말을 하기 시작하면 너무나 많은 사연이 대기하고 있으니 박주영의 입장에서는 인터뷰에 쉽게 응하기도 어려웠겠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이던 시절에 주장을 맡았던 박주영만이 예외적일 뿐, 박주영은 초지일관 언론의 인터뷰를 피해왔다. 관점에 따라서는 '건방지다'고 볼 수도 있으나 이는 개인의 취향이기도 하고, 가치관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선악'으로 나누기는 어렵다. 박주영은 청소년 대표 선수 시절, 자신에게만 언론의 관심이 쏠리자, 자신 외에 언론의 관심에서 소외된 선수들을 인터뷰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전해 들은 적이 있다. 이 행동은 자신보다 약한 동료에 대한 배려로 해석될 수 있다.
박주영을 보면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생전에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진 묘비명이 떠오른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언론의 입장에서나, 팬들의 입장에서도 박주영의 '속마음'을 알지 못해 아쉽겠지만, "나는 자유다"를 몸으로 실천하고 살고 있는 박주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박주영의 인터뷰 거절은 '언론의 해석에 얽매이는 삶을 살지 않겠다는 진정한 자유 선언'인 셈이다.
기획취재팀
아무리 부정적인 사안이 발생해도 박주영 편에 서서 역성을 든다고 붙여진 이름이 '박빠'고, 어떤 긍정적인 현상을 목격해도 박주영을 비판하면 '박까'가 되는 것이다. 다소 과장된 표현이기는 하지만 현상을 놓고 보면 그럴듯한 진단이다.
이들 양대 세력(?)의 대립은 박주영에 관한 기사만 떳다하면 반복된다.
박주영은 6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그리스와 평가전에서 전반 18분 멋진 선제골을 넣은 후 '박주영' 이름 세 글자가 부각되고 있다. 골을 넣은 직후에는 '역시 박주영의 클래스는 다르다', '아스널의 벤치에 있었어도 아스널 선수는 아스널 선수다', '이래서 한국 축구 대표팀에는 박주영이 필요하다'는 등의 칭찬 메시지가 주류를 이뤘다.
단순히 FIFA 랭킹만 놓고 봐도 강팀인 그리스에 2-0 완승을 거뒀으니 팬들의 기쁨은 당연한 것이었다. 골대가 우리편이었다는 사실 때문에 팬들이 느끼는 기쁨이 반감되는 것도 아니었다.
새벽 내내 지속되던 박주영 찬양가의 흐름은 경기 후 언론의 인터뷰 요청 거부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인터뷰를 거부한 박주영보다는 오히려 그동안 박주영에 대해 부정적인 추측 기사를 써온 언론이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아스널에서 벤치를 지키는 동안' 박주영이 얼마나 상처를 많이 받았으면 언론에 인터뷰를 거절했겠느냐는 동정표마저 받았다. 이미 골로 말을 대신 했으므로 안해도 된다는 의견도 많았다.
찬반 양론의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에 복귀한 박주영은 그리스전이 열리기 전에는 의미심장한 각오를 전했다. '그리스전이 본인에게는 마지막 기회임을 잘 알고 있으므로 본인이 가진 모든 것을 코칭 스태프에게 보이겠다. 그렇더라도 오버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박주영은 그 각오를 그라운드에서 그대로 보였다. 압박감을 전혀 느끼지 않은 듯 박주영은 손흥민의 패스를 물흐르는 듯한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 장면으로 박주영의 경기력에 대한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다.
골까지 넣었으니 기쁨에 찬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박주영은 믹스트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그라운드를 떠났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의 설득에도 박주영은 끝내 인터뷰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의 "박주영이 인터뷰를 원하지 않는다"는 전언이 박주영에 대한 공식적인 피드백의 전부였다.
박주영은 인터뷰에 나서는 것을 매우 꺼리는 인물로 유명하다.
FC서울에 있을 때나, AS모나코에 있을 때나, 공식적인 인터뷰를 성사시키가 쉽지 않다. 후원사의 협조까지 동원해 조율을 해도 박주영과의 단독 인터뷰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후원사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 박주영이었다. 불가피하게 사전 조율을 하지 못한채 박주영을 만나기 위해 멀리 모나코까지 찾았지만, 결국 제대로 된 인터뷰는 성사되지 못했던 일도 있었다.
언론이 제 아무리 신통하다고 할찌라도, 궁예가 아닌 다음에야 어찌 박주영의 속마음을 읽어낼 수 있겠는가? 민감한 사안에 대해 본인의 입으로 확인을 해줘야 정확한 보도가 될 터인데, 거의 항상 침묵으로 일관하니 언론의 특성상 답답한 노릇이다. 그러다 보니 이번 인터뷰 거절이 아쉽게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말을 하기 시작하면 너무나 많은 사연이 대기하고 있으니 박주영의 입장에서는 인터뷰에 쉽게 응하기도 어려웠겠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이던 시절에 주장을 맡았던 박주영만이 예외적일 뿐, 박주영은 초지일관 언론의 인터뷰를 피해왔다. 관점에 따라서는 '건방지다'고 볼 수도 있으나 이는 개인의 취향이기도 하고, 가치관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선악'으로 나누기는 어렵다. 박주영은 청소년 대표 선수 시절, 자신에게만 언론의 관심이 쏠리자, 자신 외에 언론의 관심에서 소외된 선수들을 인터뷰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전해 들은 적이 있다. 이 행동은 자신보다 약한 동료에 대한 배려로 해석될 수 있다.
박주영을 보면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생전에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진 묘비명이 떠오른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언론의 입장에서나, 팬들의 입장에서도 박주영의 '속마음'을 알지 못해 아쉽겠지만, "나는 자유다"를 몸으로 실천하고 살고 있는 박주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박주영의 인터뷰 거절은 '언론의 해석에 얽매이는 삶을 살지 않겠다는 진정한 자유 선언'인 셈이다.
기획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