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외신의 홍명보-박주영 비판, 어떻게 볼까?
입력 : 2014.05.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오는 6월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할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최종 명단에 박주영을 올린 것에 대해 외신들도 약간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스널 이적을 시작으로 소속팀에서 제대로 경기에 뛰지도 못한 박주영을 전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국가 대항전에 '간판'으로 내세워도 되느냐는 질문인 듯하다.

먼저 캐나다의 'CBC'는 대한민국의 브라질 월드컵 출전 선수 명단 발표 소식을 비중있게 다루며 "경기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아스널의 박주영이 세 번째 월드컵을 준비한다. 박주영의 발탁에 대해 국가적으로 많은 논의가 이뤄졌다"며 박주영의 발탁과 관련되어 한국내에서 논란이 있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한국 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골잡이' 박주영의 대체자를 찾지 못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한국 대표팀의 고민을 나름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영국의 대중지 '더선'의 한국의 브라질월드컵 출전 명단 소개가 캐나다 언론보다는 자세했고 그만큼 한국 축구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영국 ‘더선’은 아스널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박주영이 월드컵 출전 최종 명단에 들었다는 사실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이 매체는 "그들은 왜 박주영을 선택했을까. 아스널서 적응하지 못했던 박주영이 한국 월드컵 대표팀에 선발됐다”고 보도한 것이다.

'더선'은 "박주영은 한국 대표로 62경기를 소화했지만, 아스널 이적 후 출전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로 인해 올 시즌을 챔피언십(2부리그) 왓포드서 마감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 박주영의 골게터로서 능력을 의심하기는 쉽지 않다. 박주영은 지난 3월 6일 한국과 그리스 대표팀의 경기에 출전해 골을 터뜨리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013년 2월 크로아티아와의 A매치 이후 13개월만의 대표팀 합류였고, 골이었기에 박주영의 골감각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웠다.

13개월만에 A매치에 출전한 박주영은 한 마디의 말보다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경기력으로 모든 우려를 씻어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박주영은 특유의 날카로운 움직임과 공간 침투로 손흥민, 구자철 등과 호흡을 맞췄다. 특히 전반 6분 이청용을 향한 킬러 패스는 박주영의 장점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13개월 간 대표팀에 뽑히지 않은, 약 2년 4개월간 대표팀에서 골 맛을 보지 못한 선수라고 믿기 어려운 활약이었다. 박주영의 날카로운 움직임이 결국 득점을 만들었다. 전반 18분 손흥민의 환상적인 로빙 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정교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사실 이것으로 박주영에 대한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박주영의 골로 인해 박주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상당 부분 수그러진 게 사실이었다. 박주영의 골로 그 동안 답답했던 공격 라인의 문제가 일시에 해결되었다는 평가도 많았다.

하지만 봉와직염으로 인해 왓포드의 잔여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고 국내 복귀했고 이로 인해 불거진 '황제 훈련' 논란으로 박주영은 또다시 축구팬들의 곱지 않은 눈길을 받게 되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브라질월드컵 출전 명단에 박주영의 이름이 오르자, 여기서 탈락한 박주호와 비교되면 공정성의 시비가 일게 되었다.

감독은 성적으로 말할 수밖에 없다. 홍명보 감독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공정성과 전략과 전술의 탁월함을 강변할지라도,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올렸다 할지라도,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성적에 모든 평가가 내려지게 되어 있다. 지금은 선수 선발의 공정성에 대한 비판을 잠시 뒤로 하고, 홍명보 감독의 결단이 어떠한 결실을 맺게 될지 지켜봐야 하는 시기다.

홍명보 감독과 박주영의 선발에 대한 외신의 보도는 한국 축구가 세계 축구계에서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기분좋은 증좌로 봐야 한다. 홍명보가 누구인지, 박주영이 누구인지, 한국 대표팀은 어떤 팀인지 몰랐다면, 그 정도의 세밀한 관심을 기울일 수 있었겠는가? 한국 선수들이 세계 축구의 중심인 유럽 축구계에서 활약하면서 그들의 관심도 따라 높아진 것 뿐이리라.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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