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브라이스 하퍼(왼쪽)와 마이크 트라웃. /AFPBBNews=뉴스1 |
메이저리그에 바야흐로 영 파워히터들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주목할 만한 만 25세 이하의 젊은 슬러거들이 대거 출현하면서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우선 워싱턴 내셔널스의 '괴물타자' 브라이스 하퍼(22)는 벌써 메이저리그 4년차지만 나이는 아직 만 22살로 여러 '슈퍼 영건' 중에서 가장 어리다. 그는 올 시즌 타율 .333, 18홈런, 44타점의 단연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초반 내셔널리그 MVP 레이스의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그런 하퍼를 지난 3년간 완벽하게 압도했던 선수가 바로 현 아메리칸리그 MVP 마이크 트라웃(23, LA 에인절스)이다. 트라웃은 올해 초반 그의 기준으로 보면 부진한 출발로 하퍼의 맹렬한 기세에 다소 밀리는 듯 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변함없는 '클래스'를 과시하며 올해도 리그 최고선수 대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LA 다저스의 루키 작 피더슨(23)은 최근 5게임 연속홈런이라는 경이적인 스퍼트를 터뜨리며 '슈퍼 루키'들이 즐비한 올 시즌 신인왕 레이스에서 선두주자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최근 5게임 연속홈런 덕에 그는 지금 마크 맥과이어가 보유한 메이저리그 루키 시즌 홈런기록(49개)을 넘어설 수 있는 페이스까지 올라섰다.
작 피더슨(왼쪽)과 잔카를로 스탠튼. /AFPBBNews=뉴스1 |
이밖에 메이저리그 최초의 '3억 달러 사나이' 잔카를로 스탠튼(25, 마이애미 말린스)은 부진한 타율(.231)에도 불구, 홈런(17)과 타점(46)에서 '거포본색'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시카고 컵스의 영 파워히터 콤보 앤소니 리조(25)와 크리스 브라이언트(23), 그리고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에릭 호스머(25) 등도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는 정상급 파워히터 후보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주 메이저리그에 부름을 받은 텍사스 레인저스의 초대형 유망주 조이 갈로는 데뷔전부터 펄펄 날며 또 하나의 괴물타자 출현 기대감을 높였다.
이들 가운데 아직 빅 리그 경력이 2게임에 불과한 갈로를 제외하고 올 시즌 메이저리그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는 만 25세 이하의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영 슬러거 7명을 '환상의 7인방'(Magnificent 7)으로 꼽아 비교해본다.
우선 팬그래프닷컴(FanGraphs.com)이 산출한 WAR(Wins Above Replacement) 순위를 통해 이들 7명을 비교해 보면 다음 도표와 같다.
WAR 기준 만 25세 이하 'Magnificent 7'. /사진=스타뉴스 |
이 도표에서 보듯 이들 7명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모두 WAR 순위로 톱30위에 올라있다. 특히 하퍼는 WAR 4.0으로, 2위 조시 도널슨(토론토, 3.2)에 엄청난 차이를 벌리며 단연 올 시즌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홈런 18개로 메이저리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고 타점 44개(공동 2위), 타율 .333(공동 6위), 출루율 .471(1위), 장타율 .718(1위), OPS 1.189(1위)로 타격 거의 전 부문에 걸쳐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하퍼는 올 시즌 명실상부한 '괴물타자'로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지난 3년간 AL MVP 투표에서 2, 2, 1위를 차지한 트라웃은 올해 현재 3.1의 WAR로 4위에 올랐다. 지난 3년간 WAR 10.3, 10.5, 8.0 이라는 거의 말도 안 되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기록했던 트라웃이었기에 올 시즌 WAR 3.1은 어쩌면 실망스럽게까지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그가 지난 3년간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워낙 비현실적으로 까마득한 수준으로 올려놓았기 때문일 뿐 그의 성적은 여전히 최정상급이다. 시즌의 약 3분의 1이 지난 현재 트라웃의 성적을 보면 홈런(14)은 오히려 지난 3년보다 더 빠른 페이스를 보이고 있고 타점(31)과 득점(40)도 예년 평균 페이스와 비슷해 시즌이 끝날 즈음에 그와 하퍼의 WAR 레이스가 어떻게 전개될지 아직 속단할 수 없다.
최근 5게임 연속 홈런을 뿜어내는 기염을 토하며 다저스 구단 타이기록을 수립한 피더슨은 시즌 전 엄청났던 기대를 오히려 능가하는 놀라운 '파워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17홈런은 메이저리그 선두인 하퍼와 넬슨 크루스(시애틀)에 1개차로 육박한 것이고 특히 그의 홈런들의 평균 비거리는 무려 428피트(130.5m)에 달해 메이저리그 최고다. 많은 사람들은 파워에서 그가 컵스의 브라이언트에 비해 떨어진다고 평가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일단 첫 두 달간은 브라이언트를 힘에서 압도하고 있다. 그에 힘입어 그의 WAR는 2.8로 메이저리그 6위까지 치솟았고 그에게 센터필드를 맡기고 맷 켐프를 트레이드한 다저스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시즌 첫 53게임에서 17홈런을 때린 피더슨은 현재 시즌 52홈런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루키 최다홈런 기록은 1987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마크 맥과이어가 기록한 49개를 넘어서는 페이스다. 물론 지난해 트리플A에서 33홈런을 기록한 피더슨이 끝까지 이런 맹렬한 페이스를 이어가 맥과이어의 기록을 깨리라고 기대하긴 힘들지만 그래도 과연 그의 도전이 얼마나 지속될지 지켜보는 것이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앤서니 리조(왼쪽)와 에릭 호스머. /AFPBBNews=뉴스1 |
화제를 몰고 다닌 괴물루키 브라이언트로 인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컵스의 리조는 이미 ML 최고 타자 중 하나다. 벌써 빅 리그 5년차인 그는 현재 타율 .317에 출루율 .443, 장타율 .574로 OPS가 1.107에 달해 하퍼,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 에이드리언 곤잘레스(LA 다저스)에 이어 4위에 올라있다. 특히 그는 6피트3인치, 240파운드라는 큰 체격의 1루수임에도 이미 10개의 도루(ML 15위)를 기록, 자신의 한 시즌 전체 최고기록(6개)을 벌써 넘어섰고 호타준족의 대명사 트라웃(8개)보다도 앞서가고 있다.
리조와 마찬가지로 로열스의 호스머 역시 올해가 메이저리그 5년차다. 하퍼나 트라웃, 브라이언트 등 경쟁자들에 비해 파워 잠재력에선 다소 처지는 느낌이지만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험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이다.
'3억 달러의 사나이' 스탠튼은 올 시즌 하위권으로 밀린 말린스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벌써 빅 리그 6년차인 스탠튼은 한 번도 메이저리그에서 시즌 타율 3할을 친 적이 없지만 올해는 .231로 그중에서도 최악이다. 삼진 횟수가 무려 72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일만큼 프리스윙을 하는 것이 문제지만 맞았다하면 장타가 터진다. 현재 17홈런과 46타점으로 메이저리그 홈런 공동 3위, 타점 1위인데 이는 자신의 시즌 최고기록을 가볍게 갈아치울 페이스다.
시카고 컵스의 크리스 브라이언트. /AFPBBNews=뉴스1 |
올해 컵스팬들로부터 '구세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브라이언트는 프리에이전트 권리를 얻는 시기 문제로 12일 늦게 시즌을 시작해야 했지만 현재까지 그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기대에 비해 아직은 홈런 수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가 제대로 발동이 걸린다면 모든 면에서 초대형 슬러거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들 '환상의 7인방'의 경쟁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메이저리그 팬들은 행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changyh218@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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