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잠실=한동훈 기자]
LG 양석환. /사진=LG트윈스 제공 |
"진짜 저 때문에 게임이 꼬이는 게 아닌가 했어요."
LG 트윈스 신인 내야수 양석환이 아찔한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 10일 두산과의 경기서 3안타를 치고도 어이없는 주루사로 고개를 숙일 뻔 했지만 천금같은 3루 도루로 실수를 만회했다. LG는 양석환의 깨알 같은 활약에 힘입어 5-1로 완승, 3연패를 끊었다.
사실 이날 승리의 주역으로 류제국과 한나한이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양석환의 활약을 빼 놓을 순 없었다. 양석환은 4타수 3안타로 팀 내 가장 많은 안타를 기록하며 타선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더구나 두산의 에이스급 투수 장원준을 상대로 펼친 활약이기에 더 의미가 있었다. 양석환은 지난 4월 11일 장원준을 처음 만났을 때 3타수 2안타를 쳤고 이날 두 번째 만남에서도 3타수 2안타, 총 6타수 4안타를 기록하며 천적 등극을 예고했다.
하지만 3-1로 앞선 6회말, 이 모든 활약을 '말아먹을'뻔 한 주루 실수를 했다. 좌익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2루타를 치며 장원준에게 멀티히트 게임을 완성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좋았는데 이후가 문제였다. 번트 사인이 나왔는데 리드 폭을 크게 잡았다가 두산 포수 양의지의 송구에 저격을 당했다. 유강남이 번트 모션을 취했다가 방망이를 뺐고 2루 주자였던 양석환은 귀루하다 미끄러져 허무하게 아웃됐다.
무사 1, 2루가 졸지에 1사 1루로 돌변했고 LG는 결국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달아날 때 달아나지 못하면서 곧바로 추격을 허용하는 전형적인 패턴이었다.
경기 후 양석환은 당시 상황을 돌아보며 "가슴이 철렁했다. 괜히 저 때문에 쉽게 갈 수 있던 게임이 꼬이는 게 아닌가 걱정했다. 충분히 귀루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미끄러진 게 컸다"고 설명했다.
다행이 양석환은 다음 타석에 만회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다.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산의 3번째 투수 함덕주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쳤다. 1사 2루서 과감하게 3루 도루를 감행, 성공시키며 두산 배터리를 압박했다. 결국 4번째 투수 이원재가 폭투를 범했고 양석환은 유유히 득점,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3루 도루는 벤치 사인이었다. 실수를 만회해서 정말 다행이다"라 소감을 밝히면서도 장원준에게 강했던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고 답했다. 대신 "두산 투수들이 나와 상대할 때 체인지업을 자주 사용했다. 그래서 체인지업을 염두에 두고 타석에 임했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비결을 살짝 공개했다.
양석환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서 맹활약하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하지만 개막 한 달 만에 한계에 봉착했고 2군에서 수련을 거쳤다. 손주인과 정성훈 등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한나한마저 3루 수비에 기약이 없어 양석환에게 기회가 다시 왔다. 지난달 17일 두 번째로 1군의 부름을 받았고 이후 21경기에 나서 67타수 24안타 타율 0.358로 맹활약 중이다. 과연 이 활약을 언제까지 이어가며 LG의 반등에 기여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잠실=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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