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롯데의 광주 대참사와 6·10 역전패 후유증
입력 : 2015.06.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국재환 기자]
고개 숙인 롯데 선수단. /사진=OSEN
고개 숙인 롯데 선수단. /사진=OSEN



롯데 자이언츠가 막내 구단 kt wiz에게 창단 첫 싹쓸이 승리라는 기록을 선사했다. 이와 함께 6월을 1승 7패로 시작하며 29승 31패를 기록, 8위까지 내려앉고 말았다. 무엇보다 지난 10일 7-2로 앞선 상황에서 9회 5점, 10회 3점을 내주며 당했던 7-10 역전패가 뼈아팠다.

롯데는 kt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9일)에서 상대 선발 정대현에게 꽁꽁 묶이며 2-7로 완패를 당했다. 하지만 이튿날 경기에서는 9회초 시작 전까지 7-2로 앞서며 전날의 패배를 완벽하게 설욕하는 것처럼 보였다. 롯데가 1승 1패 상황에서 맞게 되는 '러버 게임(Rubber Game)'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기에, 이날 승리를 거둔다면 자신감을 안고 3차전에 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한 장면이 연출됐다. 9회초에 이정민이 댄 블랙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후속타자 문상철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이어 등판한 마무리 심수창이 배병옥에게 투런 홈런을 내줘 4-7로 추격을 허용한 것이었다. 또한 윤요섭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 박경수와 김진곤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또 한 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5-7까지 따라 잡히게 됐다.

불을 끄기 위해 롯데는 심수창을 내리고 이성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1사 1, 2루 상황. 여기서 이성민은 이대형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또 한 점을 내줬고, 이어진 2사 1, 3루 상황에서 심우준을 2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수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7-7 동점까지 허용해야 했다.

이어진 10회초. 이성민은 선두타자 블랙에게 사직구장 장외로 넘어가는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았고, 이후 박경수에게 투런 홈런까지 내줬다. 결국 롯데는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그리고 11일 경기에서는 브룩스 레일리가 초반 난타를 견디지 못하며 6-16이라는 굴욕적인 패배와 함께 kt에게 창단 첫 스윕승까지 내주고 말았다. 연패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3연패 내내 경기력이 엉망이었기 때문에 그 타격은 엄청났다.

과거로 시계를 돌려본다면 롯데는 지난 1990년 김진영 감독이 이끌던 시절, 광주 무등구장에서 6월 2일과 3일 열린 해태 타이거즈(現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바 있다.

먼저 2일 경기에서 롯데는 6회까지 6-1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7회말 정회열에게 2루타를 내주는 등 4안타를 얻어맞아 3-6 추격을 허용했다. 이어 8회말에는 2루타 2개 등 안타 3개, 볼넷 1개를 내줘 6-6 동점까지 내줬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9회말에는 한대화에게 끝내기 솔로 홈런을 허용, 6-7로 허무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3일 경기에서도 롯데는 9회까지 2-7로 앞서나가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9회말에 대거 6득점을 허용, 7-8 역전패를 당했다. 이 경기는 LG의 역전승(2006년 8월 16일 잠실 롯데전), 두산의 역전승(2013년 9월 12일 인천 SK전)과 함께 KBO리그 역사상 9회 최다 점수 차 역전승 사례로 남아있다.

이 2번의 끝내기 역전패 이전까지 롯데는 19승 15패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때의 충격을 극복하지 못했고, 당시 롯데의 사령탑이었던 김진영 감독은 그해 36승 56패 4무의 기록을 남긴 채 감독직에서 물러나야했다. 이후 도위창(일본 이름-도이 쇼스케) 감독대행 체제로 나선 롯데는 그해 44승 71패 5무(7위)의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해야했다.

한 팀이 시즌을 치를 때는 통상적으로 반등, 또는 추락의 변곡점이 최소 한 차례 정도는 발생하기 마련이다. 지난 10일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롯데의 모습을 본다면, 현재로서는 확실히 추락과 반등의 경계점에 위치해있다고도 볼 수 있다.

롯데가 kt에게 당했던 역전패의 후유증을 잘 극복해낼 수 있을까. 25년 전 광주에서 대참사를 당한 뒤 낮은 순위로 시즌을 마쳐야했던 그때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국재환 기자 jk_k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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