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김우종 기자]
김성근 감독(좌)과 신성현. /사진=OSEN |
"이런 게 운명적인 만남이 아닐까" - 한화 김성근 감독
지난 10일 대구구장.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한화전.
한화가 0-1로 뒤진 4회초. 한화는 정근우와 김태균의 연속 안타와 더블 스틸 이후 최진행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신성현(25).
여기서 신성현은 삼성 선발 차우찬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신성현이 프로 데뷔 8경기 만에 데뷔 첫 홈런을 만루 홈런으로 장식한 순간이었다. 결국 이날 한화는 신성현 프로 데뷔 첫 만루포를 앞세워 7-2로 승리했다.
신성현은 지난달 19일 육성선수 신분으로 한화에 입단했다. 덕수중학교를 졸업한 그는 일본으로 야구 유학을 떠난 뒤 2008년 일본 교토국제고를 졸업했다. 이어 2009년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 카프에 4순위로 지명돼 입단하는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이후 2013년까지 단, 한 차례도 1군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채 쓸쓸히 귀국길에 올랐다. 그리고 2014년 '독립 구단' 고양 원더스에 입단해 야구를 계속했으나, 설상가상, 6월 연습 경기 도중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다. 그해 말에는 급기야 고양원더스가 해체됐다.
하지만 신성현은 지난달 19일 기적적으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 그 배경에는 '야신' 김성근 감독이 있었다.
김성근 감독은 "신성현을 한화로 영입한 것은 참 운명적인 것 같다"면서 "김경언과 폭스 등 외야수들이 줄 부상을 당하면서 정근우를 외야로 돌렸다. 그러자 내야 수비를 볼 사람이 모자라게 됐다"면서 "그래서 신성현에게 연락을 하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신성현이 자신의 주 포지션은 3루를 맡을 경우, 주현상을 2루로 돌리는 게 가능했다. 만약 외야수가 부상을 당하지 않았을 경우, 신성현을 부를 생각이나 했겠는가. 또 외야수가 그 시점에 합류했다면 신성현은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이런 게 바로 운명적인 만남이 아닌 가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신성현은 일본에서도 대형 내야수로 불렸던 선수다"면서 "잘해야지, 하나님이 지시한 것이니까. 신성현에게 '내가 여기 있으니 가라'고 한 것 아닌가"라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퍼 올리는 스윙이 아닌, 위로부터 내려오면서 공을 맞히는 게 좋다. 쇼다 코치가 잘 가르친 것 같더라"고 흐뭇해했다.
데뷔 첫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하며 '영웅'으로 등극한 신성현. '야신'은 천군만마를 얻었고, 신성현은 모든 역량을 다 바쳐 보일 수 있는 '주군'을 만났다. 이 둘이 앞으로 한화 이글스에서 그려낼 이야기가 자못 궁금하다.
신성현. /사진=OSEN |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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