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탓이오'를 외치는 '야신'과 '염갈량'.. 그들은 왜?
입력 : 2015.06.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
넥센 염경엽 감독(좌)과 한화 김성근 감독. /사진=OSEN
넥센 염경엽 감독(좌)과 한화 김성근 감독. /사진=OSEN



어쩌면 우리가 살면서 가장 하기 어려운 말이 '내 탓이오'가 아닐까. 그 잘난 자존심과 고집 때문에, 또는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해서.

하지만 '네 탓이오'가 아닌 '내 탓이오'를 외칠 줄 아는 KBO리그 감독들이 있다. 바로 '야신' 한화 김성근 감독과 '염갈량' 넥센 염경엽 감독이다.

이 두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지난 2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즌 9번째 맞대결을 벌였다.

이 경기에 앞서 한화는 최근 5연패 부진에 빠져 있었다. 지난 17일과 18일 홈에서 SK에 2연패를 당했다. 이어 NC와의 마산 주말 3연전에서 모두 패하며 5연패 수렁에 빠졌다. 더불어 한화는 마산 원정에서 9연패를 당했다.

한화의 5연패는 올 시즌 처음 있는 일이었다. 5연패를 당하면서 한때 '+6'이었던 승패 마진은 도로 '+1'까지 내려갔다. '한화의 힘이 드디어 빠진 것 아니냐', '여름이 더욱 걱정 된다'는 의견이 쇄도했다.

23일 경기를 앞두고 김성근 감독은 최근 부진에 대해 스스로 입을 열었다. "지난 경기에서 감독이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게 많았다. 벤치 미스가 컸다. 우리는 상대 팀에게 쉽게 점수를 주는 데 반해, 얻어야 할 점수는 어렵게 올리지 못했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19일 마산 NC전을 떠올렸다. 당시, 한화는 1회 3점을 뽑고도 4회 이호준에게 스리런포를 얻어맞으며 3-3 동점을 허용했다.

이 장면에 대해 김 감독은 23일 경기를 앞두고 "벤치 미스가 많았다. 이 경우, 이호준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다음 타자인 이종욱과 승부를 벌였어야 했다. 사실, 이호준을 거를 생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만 한 끝에 머뭇거리다가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자신의 작전 실패를 순순히 인정한 것이다. 이른바 '내 탓이오'.

'염갈량' 넥센 염경엽 감독 역시 '내 탓이오'를 외치는 사령탑으로 야구계에 잘 알려져 있다. 염 감독은 수비수가 실책을 범할 경우, 선수가 아닌 코치를 호되게 혼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역시 모두 염경엽 감독의 팀을 운영하는 방침 중 하나다. 염 감독은 '잘 되면 네 덕이오, 잘 안 되면 내 탓이오'를 줄곧 외친다.

이 둘이 23일 오후에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맞대결을 벌인 가운데, 결과는 한화의 3-1 승리로 끝났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 모두 수고 많았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김성근 감독은 "선발 유먼을 길게 끌고 갔는데 잘 던졌다. 그 이후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도 잘 막아줬다. 김태균의 한 방이 컸다. 선수들 모두 5연패 속에서 긴장감을 갖고 잘해줬다"고 승리를 선수 덕으로 돌렸다. 이른바 '네 덕이오'.

무릇 몇 십 년 동안 야구만 한 사람이 야구에 관한, 더욱이 작전에 관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한화 김성근 감독과 넥센 염경엽 감독은 언제나 '내 탓이오', 그리고 '네 덕이오'를 외치며 선수들로부터 깊은 신임을 얻고 있다. '명장'의 향기가 자욱한 두 감독이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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