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다저스의 WS행, 그 험난함에 대하여
입력 : 2015.08.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다저스가 에이스 커쇼와 그레인키의 호투에도 불구,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모습들을 보이면서 월드시리즈행에 대한 우려를 낳고있다. 사진은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다저스가 에이스 커쇼와 그레인키의 호투에도 불구,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모습들을 보이면서 월드시리즈행에 대한 우려를 낳고있다. 사진은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올 시즌 시작 전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내셔널리그 우승후보 1, 2위는 워싱턴 내셔널스와 LA 다저스였다. 두 팀은 내셔널리그 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최고의 선발로테이션 덕에 월드시리즈 우승후보 예상 순위 1, 2위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내셔널리그 톱2 팀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시즌이 종반으로 접어 들어간 24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현재 두 팀의 처한 처지는 시즌 전 예상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우선 워싱턴은 승률 5할선에 간신히 턱걸이한 성적(62승61패)으로 플레이오프에도 나가지 못할 처지로 떨어져 있다. NL 와일드카드 2위를 달리는 시카고 컵스(71승51패)에는 무려 9.5게임차로 뒤져있어 와일드카드보다는 지구우승을 노려야 하는 입장이지만 동부지구 선두인 뉴욕 메츠(67승56패)와도 이미 5게임차로 차이가 벌어진 상태여서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거의 물 건너간 것 같은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다저스는 아직 서부지구 선두를 지키고 있어 워싱턴보다는 상황이 낫은 편이지만 최근 5연패를 당하는 등 계속 시원치 못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하기 힘들고 설사 플레이오프에 나가더라도 멀리 가지 못하고 주저앉을 전망이다.

팀 에이스이자 기둥인 클레이튼 커쇼가 23일 팀이 5연패 늪에 빠진 이후 인터뷰에서 “이젠 당황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한 것이 다저스의 무드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는 나중에 ‘당황(panic)’이라는 표현이 담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를 고려한 듯 “좀 더 위기의식을 갖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정정해 말했지만 팀의 기둥이자 리더인 그가 ‘패닉’이라는 단어까지 입에 올렸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다저스는 지난 주말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3게임 시리즈에서 첫날 마이크 파이어스에 노히터로 눌린 것을 포함, 3게임을 합쳐 3점을 뽑아내는데 그치는 등 이번 5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합계 9득점으로 게임당 2점에 못미치는 빈약한 공격력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철석같이 믿고 있는 톱2 슈퍼 에이스 콤비인 잭 그렌키와 클레이튼 커쇼가 나서 호투한 시리즈 2, 3차전을 모두 내주면서 단순한 2패 이상의 타격을 입었다. 이겼어야 할 2경기를 패한 것은 사실상 안팎으로 4승을 손해본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사실 다저스의 시원치 못한 모습은 최근 5연패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지난 5월22일 경기까지 22승10패, 승률 0.688로 출발했던 다저스(67승56패)는 이후 다음 3개월반 여에 걸친 기간 동안 45승46패로 승률 5할도 못 미치는, 한마디로 그저 그런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의 절반이 넘는 장기간에 걸친 성적이 승률 5할선에 턱걸이하는 정도라면 그것은 그냥 평범한 평균 수준의 팀일 뿐이다. 도저히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심지어 팀의 최고 에이스 커쇼가 나선 경기에서도 거의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저스는 커쇼가 선발로 나선 25게임에서 13승12패로 겨우 5할을 넘긴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커쇼는 마지막 두 차례 등판에서 각각 8이닝 1실점과 7이닝 1실점으로 역투했지만 다저스는 두 경기 모두 패했다. 커쇼의 방어율은 2.29로 계속 떨어지며 그렌키와 제이콥 데그롬(뉴욕 메츠)에 이어 NL 3위로 올라섰지만 다저스는 에이스의 역투조차 승리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

사실 다저스가 아직도 NL 서부지구에서 1.5게임차로나마 선두를 지키고 있는 이유는 추격자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66승58패)가 역시 별로 신통치 못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일 뿐이다. 샌프란시스코는 7월28일부터 지금까지 11승14패로 휘청거리고 있어 다저스가 계속 헤매면서도 지구 선두를 지킬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만약 샌프란시스코가 이 기간 중에 반타작만 성공했더라도 다저스는 이미 지구 선두자리를 빼앗겼을 것이다.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샌프란시스코가 조금만 제 정신을 차린다면 다저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설사 다저스가 남은 39게임에서 서부지구 선두를 지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고 해도 월드시리즈로 향하는 여정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다저스는 현재까지 내셔널리그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시되는 4팀(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시카고 컵스, 뉴욕 메츠)을 상대로 올 시즌 치른 6차례 시리즈에서 단 한 번도 시리즈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합계 7승14패, 승률 .333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아메리칸리그에서 서부지구 선두인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지난 주말 당한 3연패와 와일드카드 레이스에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에 당한 1승3패를 합치면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진출 예상 팀을 상대로 승률이 0.286(8승20패)으로 3할도 안된다.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상대들을 상대로 이처럼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 결코 좋은 사인이 아님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의 천적 카디널스를 상대로 두 차례 시리즈에서 합계 2승5패로 꼼짝 못하고 있고 현 시점에서 플레이오프가 시작된다면 만나게 되는 뉴욕 메츠를 상대로도 3승4패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와일드카드 팀들인 피츠버그(0승3패)와 시카고 컵스(2승2패)를 상대로도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남은 스케줄에서 다저스는 아직도 숙적 샌프란시스코와 7경기를 더 남겨놓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샌프란시스코는 형편없이 헤매다가도 다저스만 만나면 펄펄 날아다니는 팀이다. 지난 4월 중순 4승10패의 참담한 스타트로 바닥을 헤매는 샌프란시스코는 9승3패 스타트를 끊으며 높이 날던 다저스를 3연전 시리즈에서 싹쓸이로 돌려세운 것을 시작으로 시즌의 방향을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그로 시작해 다저스는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12경기에서 3승9패라는 참담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 추세가 남은 7경기에서도 계속된다면 서부지구 타이틀은 샌프란시스코가 가져갈 것이다. 다저스에겐 정말로 ‘패닉 타임’이 다가오고 있다.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changyh218@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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