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한동훈 기자]
LG 봉중근. /사진=LG트윈스 제공 |
LG 트윈스 봉중근(35)이 선발 등판하는 모습을 올해 안에 볼 수 있을까.
LG는 지난 24일 봉중근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LG 관계자에 따르면 양상문 감독이 23일 경기 후 공식적으로 결단을 내렸다. 선발투수로 보직을 변경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2016년을 위해 일찌감치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즌 이후에 몸을 만들어도 충분한데 분명히 이른 감이 있다. 시즌 말미에 실전 등판을 경험해보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
정규리그가 30경기 이상 남은 가운데 핵심 보직인 마무리투수를 전력에서 제외했다는 사실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5위권과 6.5경기 차로 멀어져 남은 기간 뒤집기는 힘들다고 판단, 승패에 집중하기 보다는 내년을 위한 팀 구성에 착수했을 수 있다. 또는 봉중근의 빈자리를 기존 선수들로 충분히 대체하면서도 시즌을 치르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히 검증된 마무리투수가 없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전자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박빙의 상황에 자주 올라와 뛰어난 투구를 선보이는 임정우가 급부상하고 있지만 세이브는 아직 없다. 든든한 셋업맨 이동현이 가장 가능성 높은 대안이기는 하나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내년에도 100% LG에서 뛴다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정찬헌은 남은 기간 실전 등판이 아예 불가능하다.
따라서 2016년 마운드 새판 짜기를 지금부터 시작했다고 보여 진다. 봉중근도 선발로 전환할 겸 봉중근이 없는 뒷문을 시험해보고 보완할 점을 미리 파악해 확실히 준비하겠다는 의도로 파악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봉중근의 올 시즌 선발 등판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무엇보다 봉중근은 애초에 선발투수 출신으로 몸을 만드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긴 이닝을 소화해 본 경험이 적은 중간투수들은 캠프 내내 훈련을 해도 변신이 어렵지만 봉중근은 경우가 다르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연속 100이닝을 넘게 던졌고 2008년부터는 3년 연속 10승을 달성한 대표적 이닝이터였다.
2011년 팔꿈치 수술 후유증으로 통증 탓에 길게 던지는 게 힘들었고 마무리가 없었던 팀 사정상 보직을 바꿨으나 이제는 둘 다 아니다. 통증도 사라졌고 대체 자원도 충분해 선발 전환의 걸림돌은 사라졌다. 2군에서 마음 편히 몸을 만든다면 아무리 길어도 한 달이면 선발 등판할 준비를 마칠 수 있다. 또한 올 겨울 본격적인 준비에 앞서 실전을 1~2회 정도 경험하는 게 팀에게도 개인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동훈 기자 dhh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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