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대구=김동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 포수 이지영.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삼성 라이온즈의 이지영(29)은 올 시즌 삼성의 주전 포수로서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포수로서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수비도 좋다. 확실히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공격도 좋아졌다. '일취월장'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는 부분이 바로 공격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초구'라는 테마가 존재한다.
이지영은 올 시즌 97경기에 나서 타율 0.316, 1홈런 46타점, OPS 0.709를 기록중이다.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타율만 놓고 보면 리그 20위 안에 들어가는 성적이다. 포수들끼리만 놓고 봤을 때에는 리그에서 90경기 이상 출전한 8명의 포수 가운데 양의지(두산, 타율 0.33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타율이다. 커리어 하이이기도 하다. 그만큼 공격에 눈을 떴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이지영과 관련해 류중일 감독은 27일 쉽게 볼 수 없는 발언을 남겼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두산과의 경기를 앞두고 "이지영의 장점은 초구부터 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점도 초구부터 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묘한 뉘앙스를 가진 평가다.
구체적인 설명이 이어졌다. 류중일 감독은 "초구부터 칠 수 있다는 것은 변화구든 속구든 가리지 않고 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곧 타석에서 대비가 잘 되어 있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즉, 어떤 공이 들어오더라도 방망이를 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공 보고 공 치기'다. 타자로서 가장 이상적인 부분일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이와 함께 "내가 신인 때는 초구부터 눈에 들어오면 방망이가 바로 나갔다. 이후 연차가 쌓이면서 공이 보이니까 골라 치게 되더라. 자연히 초구에 공이 잘 안 나가게 된다"라고 말했다. 경험이 쌓이면서 공을 잘 고르게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지영은 올 시즌이 프로 7년차다. 상무 입대로 인한 공백을 빼더라도, 삼성에서만 5시즌 째 뛰고 있다. 2012년 54경기에 나선 후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서 뛰기 시작해 풀타임 3년차를 보내고 있다. 신인이라 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어느 정도 공을 골라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초구부터 치는 것'이 이지영의 단점이 되기도 한다. 어떤 공이 오든 관계없이 거침없이 배트를 내는 것도 좋지만, 때에 따라 '막 치는'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지영은 초구에 방망이를 내 범타로 물러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선수다. 장점이자 단점이 '초구'라는 테마로 정리되는 셈이다.
이제 27일 경기를 보자. 이지영은 총 4번 타석에 들어섰고, 4타수 1안타라는 기록을 남겼다. '초구지영'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초구를 좋아하는 이지영이지만, 이날은 네 타석 모두 초구를 그냥 바라봤다. 네 차례 모두 볼이었다. 공을 잘 본 셈이다.
류중일 감독의 말대로 이지영이 '구종에 관계없이 초구를 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반대로 골라낼 수 있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초구부터 방망이가 나가는' 버릇을 어느 정도 탈피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단 네 타석으로 재단할 수는 없지만, 장단점의 공존을 장점으로 단일화하는 단초를 본 것일 수 있다.
올 시즌 삼성은 터줏대감이던 진갑용이 은퇴했다. 이제 명실상부한 삼성의 주전 안방마님은 이지영이다. 이미 수비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공격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공격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 중심에 연관 검색어나 다름없는 '초구'가 있다. 그리고 이지영은 이 '초구'를 자신의 강점으로 만들고 있는 중이다.
대구=김동영 기자 raining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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