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팩스 단독 인터뷰] 스베누 소닉붐 ‘핵비밀 듀오’의 심상치 않은 폭발
입력 : 2015.09.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x에이팩스 제휴] 김규령, 최준호 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의 모든 e스포츠 리그는 탑, 미드, 봇 3개의 라인과 정글이 있는 ‘소환사의 협곡’ 에서 펼쳐진다. 일반적으로 탑, 미드, 정글에는 각각 1명의 플레이어가 가지만 봇라인에는 원거리딜러와 서포터, 총 2명의 플레이어가 간다. 2명이 플레이 하기에 다른 라인보다 강력하기도 하지만 호흡이 맞춰지지 않은 상태라면 가장 빨리 흐트러지는 라인이 봇 라인 이기도 하다. 그만큼 챔피언 뒤에 있는 원거리딜러와 서포터, 즉 ‘봇듀오’의 호흡이 중요하다.

이처럼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는 ‘봇듀오’가 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습하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스베누 소닉붐의 봇 듀오 ‘뉴클리어’ 신정현 선수와 ‘시크릿’ 박기선 선수다. 승강전을 통해 프라임 아이티엔조이라는 이름으로 롤챔스에 첫 진출했고 스베누의 지원을 새롭게 받았다. 좋은 시작과는 달리 섬머시즌에서 성적은 1승 17패. 많은 이들에게 좋지 못한 평가와 질책을 많이 받아왔다. 허나 시즌 내내 간절히 바라왔던 1승 속엔 셀 수 없을 만큼의 많은 노력과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던 팬들의 응원이 있었다.

SNS를 통해 팬들로부터 ‘핵비밀 듀오’라 불리는 뉴클리어, 시크릿 선수에 대해 궁금한 점을 모았다. 이 질문을 토대로 숙소 근처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릴 적부터 친한 친구였던 것 같은 두 선수의 애증(?) 넘치는 대화로 진행되었다. 바쁜 일정 속에서 시간을 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며 팬들이 보내준 질문을 통해 97년생 동갑내기 봇듀오 뉴클리어, 시크릿 선수들에 대해 알아보자. 다 읽고 나면 조금 더 관심 있게 ‘핵비밀 듀오’ 를 지켜볼 수 있지 않을까.

:: Part 1. 봇듀오와 스베누

Q. 스베누에 오기 전 큐빅 소속이였을 때 비비드 선수와 봇듀오를 했는데 그때와 비교해서 지금 좋은 점이 있다면?
A. 뉴클리어 : 듀오랭크 돌릴 때 실수하면 기훈이형(비비드) 눈치를 봐야 하는데 일단 동갑이니까 편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Q. 그럼 시크릿 선수는 뉴클리어 선수와 듀오해서 좋았던 점이 있다면?
A. 시크릿 : 잘한다. 그리고 멘탈이 좋다. 나는 멘탈이 조금 안 좋은데 잘 케어해준다.
근데 요즘은… 좀 찡찡(?)댄다.

Q. 봇듀오는 더욱 친하기 마련인데 서로의 장점을 얘기해보자면?
A. 시크릿 : (눈치를 보며) 뉴클리어는 착하다.
뉴클리어 : 왜 눈치를 보면서 말해 내가 먹을 것도 잘 챙겨주잖아!

Q. 자꾸 시크릿 선수에게 확인하려 하는거 같은데.
A. 시크릿 : 알았어. 내가 잘 말할게…. 잘 챙겨준다. 화도 안낸다.
뉴클리어 : 기선아(시크릿). 내가 나가있을까?
시크릿 : 맨날 이렇게 눈치보고….(고개 숙임)
뉴클리어 : (웃음)시크릿은 성격이 억세지 않아서 서로 싸울 일이 별로 없다. 기훈이형(비비드)이랑 듀오할땐 싸울 뻔 한 적도 있었는데, 싸울 일은 없어서 그나마….

Q. 사신선수가 다른 인터뷰에서 뉴클리어의 스베누 에이스설은 다 ‘언플’이라며 부정하던데, 그렇다면 서로 생각하는 스베누 에이스는 누구인가?
A. 뉴클리어 : 솔직히 점수대만 봐도..(내가 에이스 같다)
시크릿 : 나라고 하고 싶은데….
뉴클리어 : 솔직한 너의 의견을 듣고 싶어.
시크릿 : …뉴클리어가 에이스…

Q. 아직까지 숙소에서 어색한 것 같은 사람은?
A. 뉴클리어 : 선수들은 없는 것 같고, 코치님과는 일부러 거리를 두고 있다. 너무 친해지면 피드백 받기 애매해지는 것 같다.

Q. 시즌 중에 소아르, 플로우 선수가 영입되었는데 이 때는 어색하지 않았나.
A. 시크릿 : 원래 소아르랑 2년 전 부터 친구였다. 내가 (탑 라이너로) 추천 했다.
뉴클리어 : 정글(플로우)은 98년생이라 너무 어린애가 온거라서 다 '오구오구' 했다.

Q. 서로 닮았다고 생각하는 챔피언은?
A. 시크릿 : 뉴클리어는 웃을 때 얼굴이 럼블을 닮은 것 같다.
뉴클리어 : 피즈, 딱 피즈다. 밝은 성격도 닮았고, 얼굴도 귀엽게 생긴 것이 비슷한 것 같다.

Q. 팀 내 형은 소울, 비비드, 사신 선수가 있는데, 소울 선수를 제외하고 비비드 선수와 사신 선수는 잘 챙겨주는지?
A. 시크릿 : 잘 챙겨준다.
뉴클리어 : 특히 승주형(사신)이 잘 챙겨준다. 가끔 한번씩.

Q. 그 중에서도 이건 혼날 것이 아니었는데 혼나서 억울했던 것이 있었나?
A. 뉴클리어 : 많다. 사신형과는 서로 생각하는 게 정반대다. 게임 적으로도 그렇고 일상적으로도 그렇고. 나는 음식을 먹을 때 먹고 소리를 가끔 내는데 거기서 시작이 된다. 너는 장모님 앞에 가서도 그렇게 먹을 거냐고. 나는 여기 장모님 앞 아니고 형들 앞이니까 그런 거라고 한다. 뫼비우스의 띠다. 절대 안 끝난다.

Q. 팀 내 외모 순위를 5위까지 뽑는다면?
A. 시크릿 : 1위 소울, 2위 뉴클리어, 3위 두잇, 4위 비비드, 5위 사신. 나는 0순위.
뉴클리어 : 1위 두잇, 2위 캐치, 3위 뉴클리어, 4위 소울, 5위 비비드.

Q. 팀 내에서 오더는 누가 내리는가?
A. 뉴클리어 : 사신형. 따라야 한다. 일단은 믿건 안 믿건, 맞든 안 맞든 오더가 나오면 맞게 해주는 게 팀이니까. 팀의 오더는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 Part 2. 팬들과 프로가 되기 전까지

Q. 팬들에게 받은 선물들 중 기억에 남는 선물이 있다면?
A. 시크릿 :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중국 분이 값비싼 가방을 주셔서 좋았다.
뉴클리어 : 가방 비싸다고 숙소에서 자랑을 그렇게 하던데….
시크릿 : 저 황금만능주의자 아닙니다.(진지)
뉴클리어 : 나는 팬들에게 받은 편지가 가장 기억난다. 정말 편지가 내용이 다 기억난다. 어떤 팬은 자신이 힘든 상황이었는데, 우리 팀의 경기를 보고 희망을 얻어서 응원했다는 내용이었다. 감동적이었다.

Q. 프로게이머 말고 꿈이 무엇이였나.
A. 시크릿 : 초등학생 때부터 경찰관이 꿈이었다. 남자답다!
뉴클리어 : 스타크래프트를 볼 때부터 프로게이머의 꿈을 꿨다. 테란 유저였는데 이영호 선수를 좋아했다.

Q. 큐빅 감독님이였던 이성은 감독님은…?
A. 뉴클리어 : (당황) 이성은 감독님은 진짜 제 모티브였고 감독님은 말이 필요 없다. 그 다음으로 이영호 선수. 감독님은 0순위다.

Q. 뉴클리어는 브론즈에서 챌린저까지 온 것이 정말 대단한데 노하우를 가르쳐준다면?
A. 뉴클리어 : 전체적인 판수가 중요한 것 같다. 브론즈에서 실버는 금방 올라왔는데 실버에서는 정말 오래있었던 것 같다. 학교 다녀와서 피시방에서 하루 종일 하는 게 내 일과였다.

Q. 시크릿 선수는 미드라이너였는데, 서포터로 포지션을 바꾼 이유가 있나?
A. 시크릿 : 고등학교 2학년, 그러니까 시즌3때 처음 접했다. 프로가 되기 전 나간 대회에서는 원래 미드를 했었다. 당시 팀의 서포터의 플레이가 답답해서 해봤는데 내 적성에 맞아서 서폿으로 주포지션을 정했다. 미드도 재미있긴 한데 잘하는 선수가 너무 많아서….

Q. 시크릿 선수는 아마추어 시절 미드였고, 뉴클리어 선수는 랭크에서 정글을 자주 했는데, 같은 팀의 미드라이너와 정글러인 사신 선수와 캐치 선수를 평가해보자면?
A. 시크릿 : 아마추어 시절 승주형(사신)을 솔로랭크에서 만났을 때 오리아나 대 르블랑으로 만났는데 어우, 너무 잘하더라. 솔킬 5번 정도 당했다. 잘한다.
뉴클리어 : 캐치는 전체적으로 게임을 잘 설계하고 이끄는 두뇌형 플레이를 잘하는데, 개인의 피지컬이 조금 아쉽다.

Q. 팬들이 지어준 별명 중 기억에 남는 별명은?
A. 뉴클리어 : 핵비밀?
시크릿 : 그거 내가 지은 거야. 팬들이 지어준 게 아니잖아.
뉴클리어 : 그럼 이상해씨?

Q. 며칠 전 소울선수 개인 스트리밍에서 ‘뉴클리어는 이상해씨를 전혀 안 닮았다’ 라고 하던데.
A. 뉴클리어 : 소울형은 원래 나를 잘 괴롭힌다. 그래서 나도 (소울)형한테 잘 안해준다.
시크릿 : 츤데레다. 츤데레.
뉴클리어 : 그냥 서로서로 막 대한다.
시크릿 : 나는 형들이 잘 챙겨준다.
뉴클리어 : …좋겠다.

Q. 아마추어 시절 때부터 친했던 선수는?
A. 뉴클리어 : SKT T1 연습생 스카웃. 그런데 서로 팀에 들어가고 나선 교류가 없어졌다. 개인적으로 친한 건 삼성의 이브. 중학교 때부터 같은 지역에 있어서 서로 존재는 알고 있었다. 각 학교의 게임 짱이라고. 같은 고등학교여서 친해졌다.
시크릿 : 다른 선수들과 교류가 별로 없어서 개인적으로 친한 선수는 없다.

Q. 프로가 되고 나서 친해진 선수는?
A. 시크릿 : (아나키의) 눈꽃 선수. 같이 새마을 식당에 가서 옛날 도시락 먹는 사이다. 원래는 더치페이를 하기로 했는데 회종이형(눈꽃)이 카드를 딱 내밀면서 사주셨다.
뉴클리어 : 삼성 크라운 선수랑 친하다. 큐빅 시절 때 테스트를 받으면서 안면이 틔었고, 최근에 듀오랭크를 하면서 친해졌다.



:: Part3. 앞으로의 ‘핵비밀’ 듀오

Q. 앞으로 친해지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A. 뉴클리어 : 쿠 타이거즈의 고릴라 선수랑 친해지고 싶… 친해지고 있다. 1승도 못하고 연패하고 있을 때 먼저 친구신청을 해주시고 조언을 엄청 길게 해주셔서 너무 고마웠다. 감동받았다. 내 프로생활의 멘토는 이 분이라고 생각했다.
시크릿 : 최근 이종범 선수(피카부)가 동갑이라고 해서 친해지고 싶다. 친구니까. 종범이랑 친구하고 싶다!

Q. 프로게이머로서 우상인 선수는?
A. 시크릿 : 매드라이프 선수. 정신 사나운 나랑은 달리 하나하나 침착하게 하는 모습과 스마트한 플레이가 멋있다. 팬이다. “매멘.” 그래도 피카부 선수랑 친해지고 싶다. 멋있더라..
뉴클리어 : 데프트 선수. 내가 나를 평가하기에는 기복이 있는데, 데프트 선수는 기복 없이 언제나 잘하는 것 같아서 정말 존경스럽다.

Q. 같이 봇라인에 서고 싶은 선수는?
A. 뉴클리어 : 고릴라 선수. 솔로랭크에서 만나봤는데, 너무 잘하더라.
시크릿 : 파일럿 선수. 재밌을 것 같다. 과감하고 공격적인 플레이가 상남자 스타일이다. 멋지다.

Q. 좋아하는 챔피언과 힘들었던 챔피언은?
A. 시크릿 : 블리츠크랭크. 상남자 스타일의 챔피언이다. 써보고 싶은데 스크림에서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가 맞을 뻔 했다. 어려운 건 알리스타다. 익히는데 한 달 넘게 걸렸다..
뉴클리어 : 좋아하는 챔피언은 코그모. 큐빅 때부터 룰루-코그모 조합을 많이 썼고, 하드캐리하기 좋다. 그리고 귀엽다. 상대 농락하기도 재미있고. 어려웠던 챔프는 베인이다. 솔랭에서는 승률이 좋았는데, 대회에서 썼다가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자신감이 떨어졌다. 컨디션 관리도 잘 못했고, 경기 전날 플레이도 별로 좋지 않았다.

Q. 초보들이 하기 쉬운 챔프를 추천해준다면?
A. 시크릿 : 브라움. 재미는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팀이 이기는데 큰 도움이 된다.
뉴클리어 : 코르키가 무난히 커도 강하고 오래 살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시크릿 : 베인 이런 거 말하면 안 돼. 기사 보시는 분들 다 베인하면….

Q. 팀 승리에 차지하는 원딜과 서폿의 비중은?
A. 뉴클리어 : 전에는 서포터 7, 원딜 3이였는데 요즘은 서포터 선수들 평균 수준이 비슷해져서 6대4라고 생각한다. 원딜의 비중이 조금 더 올라갔다.
시크릿 : 왜 나한테 책임전가 하냐?
뉴클리어 : 원딜의 비중이 좀 더 올라갔다니까?
시크릿 : 그래도 내가 6이잖아.
뉴클리어 : …그래.
시크릿 : 초반 라인전에는 서포터가 중요하기 때문에 서포터 7 원딜 3 정도.

Q. 칼리스타의 패시브를 이용해서 LZ-IM의 투신 선수가 이렐리아 서포터를 했다. 이처럼 칼리스타와 잘 맞을 것 같은 챔피언이 있다면?
A. 뉴클리어 : 야스오랑 쉔. 야스오는 궁 연계가 되기 때문에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칼리스타 뿐만 아니라서포터로 하기에 쉔이 좋은 것 같다.
시크릿 : 근데 내가 하려고 하면 못하게 하잖아.
뉴클리어 : 다른 게 더 좋잖아! …아니 네가 다른걸 더 잘하잖아.

Q. 프로가 되고 나서 아마추어 때와 달라진 마음가짐이 있다면.
A. 뉴클리어 : 팀 닉네임을 달고 나서 개인 행실부터 당당할 수 있도록 책임감 갖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팀 욕을 안 먹게 하도록 행동하는 게 제일 중요했다.
시크릿 : 개인 목표를 세웠다. 대회경기에서 페이커 한번 잡아야겠다. 그 다음은 제발 한번만 이겨보자. MVP 한번 받아보자. 결국 이 세 가지를 모두 이뤘다.

Q. 승강전에 대한 각오는?
A. 뉴클리어 : 감독님이 승강전에서 진다는 가정자체를 안하시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죽을 각오로 열심히 하고 있다.
시크릿 : 3대0으로 뚝딱 하겠다.. 한 세트도 지고 싶지 않다. 완벽하게 끝내고 팬미팅 빨리 해드리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인생의 목표가 있다면?
A. 시크릿 : 지금처럼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재밌게 살고 싶다.
뉴클리어 : 내 목표는 ‘세체원’이다. 내가 뱉은 말에 책임 질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다.

글/사진: 에이팩스 스포츠 매니지먼트 김규령, 최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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