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경산볼파크=김동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전설' 이승엽. /사진=김동영 기자 |
삼성 라이온즈의 '살아있는 전설' 이승엽(40)이 2016년 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팀 내 최고참이 됐지만, 여전히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또한 또 한 번 우승을 위해 뛰겠다는 말고 남겼다.
이승엽은 11일 경산볼파크에서 열린 2016년 시무식 및 대표이사 이·취임식에 참석했다. 그리고 행사가 끝난 후 인터뷰 취재진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승엽은 개막 전까지 완벽한 새 폼으로 돌아오겠으며, 새 구장에서 뛰는 것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리고 남은 2년간 열심히 해서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는 각오도 더했다.
더불어 김인 전(前) 사장이 이날 이임사를 통해 이승엽을 두고 '전설'이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먼 훗날 이야기이며, 전설로 불리기 위해 최대한 좋은 기록을 만들어놓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아래는 이승엽과의 일문일답.
오프시즌 어떻게 보냈는지?
푹 쉬면서 틈틈이 운동을 했다. 잘 지낸 것 같다. 올해는 진짜 불혹이다. 무리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안정적으로 운동을 했다. 예전에는 힘을 키우기 위한 운동을 했다면, 이번에는 지금의 힘을 유지하는 방식을 택했다. 부상 방지 차원도 있다. 잘 된 것 같다. 더불어 거울을 보면서 스윙 연습을 하면서 상대 투수에 대비해 변화를 줄 부분을 체크했다.
변화를 준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는지?
큰 틀에서 스윙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 작년 시즌 개인 최고 타율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결정적일 때 부상을 당했다. 약점도 커버해야 한다. 2013년 시즌을 마친 후 배트를 눕혔다가, 작년에는 살짝 올렸다. 전지훈련에서 확실히 만들어야 한다.
올해는 외국인 투수도 좋은 투수가 많다. 대응방식을 생각하고 있다. 경기에서 어떻게 할지가 중요하다. 어차피 야구는 실패의 경기다. 이 실패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전지훈련 한 달 반에 시범경기까지 하면 두 달이다. 개막 전까지 완벽한 폼으로 돌아오겠다. 계산을 세웠다. 준비중이다.
새 구장에서 뛰는 소감은?
운전을 하면서 그 길로 안 가도 되는데 일부러 새 구장 앞으로 지나가곤 했다. 기대된다. 1995년 입단한 이후 20년, 일본 시절 8년 빼면 13년 정도 대구구장에서 뛰었다. 오랫동안 열망해온 부분이다. 이제 현실이 된다. 영광이다.
이제 남은 2년 동안 잘 뛰고, 잘 놀고, 팬들에게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재미있고 만족할만한 경기를 하고 싶다.
새 구장이 죄우중간이 짧아 홈런이 많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있는데?
홈런은 배트 중심에 맞아야 나오는 것이다. 투수들도 좋아지지 않았나. 펜스가 짧다고 홈런이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타격을 하면, 구장이 크건 작건 상관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인 전 사장이 '전설'이라고 칭했는데?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사실 사장님과 독대를 한 적이 거의 없다. 그래도 항상 모든 선수들에게 웃으며 잘 대해주셨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크셨던 분이다. 5년을 계셨지만, 나는 4년간 함께 했다. 야구단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보여주신 분이다. 배운 것이 많다. 마지막에 우승을 하지 못해 다소 찜찜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정규리그 5연패와 통합 4연패를 함께했다. 감사드린다.
'전설'이라는 호칭은 야구를 그만둔 이후, 먼 훗날 들으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스스로 전설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더 많은 것을 이뤄야 전설이다. 이제 야구 선수로 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얼마나 결과를 많이 남기느냐가 중요하다. 짧은 시간 마지막까지 불태워보고 후회 없이 떠나고 싶다.
2016년이 FA 1년차 시즌인데?
그런 것 없다. FA 앞두고 있다고, FA 1년차라고 잘 하고 그런 것은 안 된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겠지만, 매 시즌, 매 경기, 매 타석이 절실하고 중요하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 팀이 약하다고, 힘들다고 하는데, 야구는 의외성이 있는 스포츠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공은 둥글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같은 말들이 있지 않나. 5강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팀이 좋지 모못해도 1등을 해야 한다. 1등만 인정하지 않나.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구자욱 선수에 대해 평가한다면?(구자욱은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워낙 잘 하는 선수다. 외모도 갖추고 실력까지 겸비했다. 이 정도면 겉멋이 들 법도 한데, 그런 것이 없다. 이대로 쭉 갔으면 한다. 분명히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다. 나태해지지 않았으면 한다. 다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어차피 지난 시즌 잘 한 것은 지나간 일이다. 지난 것은 지난 것이다. 좋은 기억으로 남기면 된다. 이제 더 나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 잘 할 것이라 생각한다. 성실한 선수다.
맏형으로서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프로는 1등이 되어야 한다. 최고가 아니면 할 말이 없다.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악착같이 최고를 향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견제를 받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물고 늘어질 때가 아닌가 싶다. 어려운 시즌이 될 것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우리의 능력을 보여야 한다. 정규리그 5연패-통합 4연패를 했던 자신감을 갖고 임했으면 한다.
일본시절 팀 동료였던 발디리스가 들어오는데, 나바로만큼 해줄 수 있을 것이라 보는지?
나도 선수이기 때문에, 선수를 평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릭스 있을 때 같이 뛰었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다. 내가 할 일은 한국 문화와 야구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처음 오는 외국인 선수들은 생소할 수밖에 없다.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나도 외국인 선수 생활을 해봤다. 잘 정착하고, 팀에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발디리스와 일본에서도 친했다.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출근도 같이 하곤 했었다. 성격도 좋다. 기다려진다. 만나고 싶다.
경산볼파크=김동영 기자 raining9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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