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보이' 이대호(34, 시애틀 매리너스)가 스리런 홈런(시즌 7호)과 함께 멀티히트를 신고하며 팀의 3연패 탈출에 힘을 보탰다.

이대호는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 위치한 세이프코 필드서 열린 샌디에고 파드리스와의 홈 3연전 첫 번째 경기에 7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 홈런을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활약을 통해 이대호는 시즌 타율을 0.254에서 0.267로 끌어 올렸다. 시애틀은 9-3 완승을 거두며 3연패 늪에서 벗어났고, 29승 21패로 텍사스 레인저스(29승 21패, 31일 경기 미반영)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공동 선두로 뛰어 올랐다.

30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대타로 출전한 이대호는 이날 7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첫 타석에서는 범타로 물러났다. 이대호는 팀이 0-1로 뒤진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샌디에고 선발 앤드류 캐시너를 상대로 5구째까지 2스트라이크 2볼의 승부를 펼친 뒤, 6구째 들어온 시속 95마일(약 151km/h) 투심 패스트볼을 때렸으나 2루수 땅볼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내야 땅볼이었다. 이대호는 팀이 0-1로 끌려가던 5회말 무사 1, 2루 찬스에서 다시 한 번 캐시너를 상대했고, 여기서 초구(시속 94마일 투심 패스트볼)를 잡아 당겼지만 이 타구는 유격수 땅볼로 연결됐다. 다행히 병살타로 연결되진 않았고 이대호는 1루에 안착했으나, 후속타자 크리스 아이아네타가 유격수 방면 병살타를 때리는 바람에 추가 진루는 이뤄내지 못했다.

첫 두 타석에서 아쉬움을 남긴 이대호는 팀이 4-2로 앞선 7회말 선두타자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여기서 또 한 번 캐시너와 맞대결을 벌인 이대호는 7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고,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만들어내며 1루를 밟는데 성공했다. 다만 이번에도 후속타가 터지지 않는 바람에 추가 진루는 이뤄내지 못했다.

앞선 타석에서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이대호는 8회말 맞이한 네 번째 타석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화끈한 대포를 쏘아 올렸다. 팀이 6-2로 앞선 1사 1, 3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샌디에고의 세 번째 투수 브랜든 마우러를 상대했고, 초구 볼을 걸러낸 뒤 2구째 들어온 시속 97마일(약 156km/h)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127m)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지난 21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 이후 10일 만에 터진 7호 홈런이었다.

이대호의 홈런 이후, 시애틀은 9회초 1점을 허용했지만 더 이상의 추격은 용납하지 않고 9-3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