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 최형우 고의4구 넥센 선택에 '역전 결승타' 앙갚음
입력 : 2017.04.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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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석명 기자= 최형우가 홈런 등 장타를 칠 확률과 안치홍이 안타를 칠 확률, 어느 쪽이 높을까.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넥센 히어로즈의 양 팀간 3연전 마지막 맞대결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나왔다. 승부처에서 나온 장면이었다.

1-5로 끌려가고 있던 KIA가 중반 이후 맹추격전을 펼쳤다. 6회말 3점을 몰아내 4-5, 한 점 차로 따라붙었다.

이어 7회말에도 KIA는 넥센 선발 신재영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상수를 상대로 대타 김주찬과 이명기가 안타를 쳐 1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좋은 찬스에서 김선빈이 친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혔다.

2사 1, 3루가 됐지만 다음 타자는 4번 최형우였다. 넥센 벤치는 김상수에게 고의4구 사인을 냈다. 최형우를 거르고 다음 타자 안치홍과 승부를 택한 것이다. 최형우가 걸어나가 2사 만루가 됐고 타석에는 안치홍이 들어섰다.

안치홍은 풀카운트 접전 끝에 김상수의 7구째 변화구를 받아쳐 좌전 적시타를 때렸다. 2타점 역전타였고, KIA는 6-5로 역전 리드를 잡았다. 경기는 8회말과 9회초 양 팀이 추가 1득점씩 한 끝에 KIA의 7-6 승리로 끝났다.

안치홍의 안타는 역전 결승타가 됐고 KIA는 넥센과 3연전을 스윕하면서 5연승,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여기서 돌이켜볼 대목이 최형우의 고의4구. 장타력을 갖춘 4번타자이기 때문에 넥센 벤치가 고의4구 작전을 내는 것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1, 3루에서는 장타가 아닌 안타를 맞으면 1실점으로 막을 수 있다. 만루에서는 안타 하나에도 2점이 들어올 수 있다. 넥센은 한 점 차 리드 상황에서 최형우의 장타를 피하려고 만루를 채웠고, 안치홍에게 안타를 맞고 한꺼번에 2실점하며 역전을 당했다. 만약 김상수가 2사 1, 3루에서 최형우와 정면 승부를 벌였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고의4구의 묘미이자 함정이기도 하다. 전날인 15일, SK-한화의 대전 경기에서도 고의4구와 얽힌 재미있는 장면이 있었다.

SK가 3-1로 앞선 4회초 공격. 2사 후 박정권이 2루타를 치고 나갔다. 다음은 8번타자 나주환 차례. 여기서 한화 벤치는 선발 투수 이태양에게 고의4구 지시를 내렸다. 2사 2루 8번타자 타석에서, 그것도 경기 후반 승부처도 아니고 초반 상황에서 나온 과감한(?) 고의4구였다. 나주환이 최근 워낙 타격감이 좋았기 때문에 한화 벤치는 상대적으로 편한 다음 9번타자 이대수와 승부를 택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대수가 자신을 선택한 한화를 후회하게 만들었다. 우중간을 꿰뚫는 3루타를 작렬시켜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이 3루타 한 방이(어쩌면 고의4구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SK 쪽으로 넘겼고, SK는 이후 4회에만 3점을 더 내 대거 5득점하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안치홍이나 이대수나, 눈 앞에서 자신의 앞타자를 고의4구로 내보내는 것을 지켜보면 기분이 좋을 리 없을 터. 더욱 집중하면서 타석에 들어섰을 것이고, 보란 듯이 화끈한 타격으로 앙갚음을 했다. 물론 당하는 입장에서는 보통 속 쓰리는 일이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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