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점보다 득점이 많은 이대호, 어떻게 봐야 할까
입력 : 2017.04.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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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돌아온 4번타자' 이대호(35)가 화끈한 방망이로 다시 국내 무대를 평정하고 있다.

이대호의 타격 성적을 보자. 타율이 무려 4할8푼2리(이하 기록은 19일 현재)나 된다. 5할에 육박하는 독보적인 타격랭킹 1위다. 16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안타 경기는 두 차례뿐이었고, 3안타를 몰아친 경기가 5번이나 된다.

당연히 최다안타 부문도 1위(27개)이며 홈런 공동2위(5개), 출루율 1위(0.574) 장타율 2위(0.786) 타점 공동6위(13개) 득점 공동3위(14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해외 진출 전인 2010년 타격 7관왕을 휩쓸었던 기세가 7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다시 재현되고 있는 느낌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볼 대목이 있다. 이대호의 타점이 득점보다 1개 적다는 점이다. 도루를 제외하면 타격 랭킹(KBO 공식 시상 부문) 가운데 유일하게 다섯손가락 안에 못 든 부문이 바로 타점이다.

타점이 상대적으로 적으니, 이대호는 찬스에 약한 타자인가.

물론 아니다. 롯데가 최근 3연패에 빠지기 전 승승장구할 때 '이대호가 안타를 친 경기는 롯데가 이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대호의 적시타나 홈런 한 방으로 롯데가 경기 주도권을 잡고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 이대호는 경이적인 타율에 홈런도 적잖게 쳤음에도 왜 타점이 득점보다 적은 것일까. 이대호가 발이 빨라 출루만 하면 득점 확률이 높은 것도 아니고, 뒤를 받치는 타자들이 펄펄 날고 있는 것도 아닌데.

결국 롯데 타선의 문제점으로 여겨진다. 이대호의 앞뒤에 포진한 타자들이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득점 찬스를 만들어줘야 할 테이블세터진에 구멍이 생겼다. 정확한 타격과 센스 있는 주루플레이 능력을 갖춘 톱타자 전준우가 개막 초반 눈부신 활약을 펼치다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전열에서 이탈했다.

김문호 이우민 등이 리드오프로 기용되고 있지만 확실한 역할을 해주지 못한다. 주로 2번으로 나서는 번즈는 기복이 있다. 3번타자 손아섭도 아직 최고의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

즉,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밥상이 제대로 차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이대호 뒤에 배치되는 최준석과 강민호도 타격감이 떨어져 상대 투수는 이대호에게 좋은 공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대호의 타율이 5할에 육박하는 것은 놀랍기만 할 뿐이다.

10개 구단에서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중인 선수가 23명(규정타석 기준)인데, 롯데는 이대호가 유일하다.

팀 타선에서 특정 선수에게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롯데가 '이대호 효과'를 제대로 누리면서 상위권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려면 타선이 전체적으로 활발해져야 한다. 이대호의 타점이 득점보다 많아지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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