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승리 부르는 '승리의 요정'들
입력 : 2017.06.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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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야구] 야구는 단체 경기이다 보니 특정 선수 한두 명이 잘하다고 해서 꼭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선수 개인이 좋은 기록을 내도 팀이 패배한다면 빛을 잃게 된다.

그래도 개인 활약이 좋으면 팀이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선발 투수가 잘 던지면 승리 가능성이 높고, 결정적인 순간 터져나온 홈런 한 방이 승패를 가르기도 한다.

'승리 요정'이라는 말을 흔히 쓴다. 특정 선수가 잘할 때 소속팀이 이기는 경우가 계속될 경우 팬들은 그 선수에게 '승리 요정'이라는 별칭을 붙이곤 한다.

올 시즌 팀 승리를 부르는데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인 '승리 요정'은 누구일까.



타자 가운데서는 SK 와이번스의 신형 거포 김동엽이 독보적이다. 김동엽은 홈런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데, 그가 홈런포를 쏘아올리기만 하면 SK는 승리를 수집한다.

김동엽은 지금까지 13개의 홈런을 날렸다. 전체 홈런 순위 5위에 해당하는 적잖은 수치다.

김동엽의 홈런은 영양가 면에서 발군이다. 김동엽은 12경기에서 홈런을 쳤는데(6월 4일 대전 한화전에서 2홈런), 그가 홈런을 기록한 12경기에서 SK는 11승 1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무승부 경기가 하나 끼어있긴 하지만 '김동엽 홈런=SK 승리'라는 공식이 성립됐다.

SK는 '홈런 군단'으로 리그를 호령하고 있다. 홈런 랭킹 단독선두 최정(18개)을 비롯해 2위 한동민(17개)과 김동엽, 로맥(11개) 등 거포들이 즐비하다. 팀 홈런 99개로 압도적 1위를 달리는 가운데 김동엽의 홈런이 팀 승리와 상관 관계 면에서는 가장 순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각 팀 선발 투수들 가운데는 헥터(KIA 타이거즈)와 맨쉽(NC 다이노스)이 승리 요정으로 불릴 만하다.



헥터는 시즌 11차례 선발 등판해 8승을 거뒀고 패전은 한 번도 없다. 헥터가 선발로 나서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3번의 경기에서도 KIA는 5월 19일 광주 두산전에서만 패배를 맛봤을 뿐 나머지 두 번은 모두 이겼다. 즉 헥터가 등판한 11경기에서 KIA는 10승 1패의 놀라운 승률을 올린 것이다.

헥터는 10차례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해 믿고 내보내는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맨쉽은 더욱 놀라운 성적을 냈다. 7번의 선발 등판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등판한 경기의 승률이 100%다.

KBO리그 2년차 헥터가 어느 정도 리그 환경이나 상대 타자들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것과 달리 맨쉽은 올해 새로 한국무대에 뛰어들었다. 적응기가 필요할 수 있는 맨쉽이지만 개막전 데뷔 등판(3월 31일 롯데전)부터 7이닝 1실점 호투로 첫 승 신고를 하더니 이후 등판하는 경기마다 승리를 챙겼다.

다만 아쉽게도 맨쉽은 7경기 등판 이후 팔꿈치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해 있는 상태다. 공백기가 길어지고 있는 맨쉽은 최근 부상에서 회복, 이달 말 복귀를 목표로 재활에 힘쓰고 있다. 맨쉽이 복귀한 이후에도 계속 승리 배달부 역할을 해낼지 관심사다.



마무리 투수 가운데는 kt 위즈의 뒷문지기 김재윤이 눈에 띈다. 마무리 투수 고유의 역할이 경기 막판 팀 승리를 지키는 것이기 때문에 승리와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김재윤의 기록은 경이롭다.

김재윤은 지금까지 18경기에 등판해 12세이브를 올렸고 구원승을 한 차례 기록했다. 그런데 15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0'이다. 당연히 블론세이브는 한 번도 없었다.

'미스터 제로' 김재윤이 세이브나 구원승을 올리지 못한 5경기는 점수 차가 커 세이브 요건이 안된 2경기와,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한 3경기다. kt가 초반 강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하위권으로 처지면서 마무리투수가 등판할 기회 자체가 적은 것이 팀이나 김재윤에겐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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