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냐 넌? 타격 부문 깜짝 1위들
입력 : 2017.06.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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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야구] 시즌이 반환점으로 향하는 시점, 타격 부문 1위 자리에 낯선 이름들이 여럿 눈에 띈다.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뜻밖의 선수들이 깜짝 활약을 앞세워 랭킹표 가장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시즌 후 KBO에서 공식 시상하는 타격 부문 타이틀은 모두 8개. 6월 19일 현재 이 가운데 4자리를 의외의 선수들이 점령하고 있다.

우선, 홈런과 타점 1위 최정(SK, 24홈런 53타점), 출루율 1위 최형우(KIA, 출루율 0.457)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1위 자리에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들이다. 도루 1위 박해민(삼성, 20도루)도 2년 연속 도루왕답게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타율과 득점, 최다안타, 장타율 부문 1위의 면면을 보면 놀랍다는 반응이 먼저 나올 법하다.



타율 1위는 '작은 거인' 김선빈(KIA)이다. 시즌 개막 초반부터 줄곧 리딩히터 자리를 지키던 이대호(롯데)가 최근 슬럼프에 빠져 하락세를 탄 사이 김선빈이 치고 올라가 당당히 1위로 나섰다.

김선빈의 타율은 3할6푼4리나 된다. 통산 타율이 2할9푼4리밖에 안되고 커리어 하이 시즌의 최고 타율이 3할(2013년)인 김선빈이다. 지난해 군 제대 후 복귀해 3할6푼의 고타율을 올리긴 했으나 이는 겨우 6경기 출전한 기록이다.

김선빈이 이렇게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를 줄 누가 알았겠는가. 더군다나 그는 유격수다. 수비 부담이 많은 유격수를 맡으면서 수위타자를 다투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그 어려운 걸 김선빈이 해내고 있다.

상무에서 복무하고 복귀하면서 기량이 업그레이드된 김선빈이 올 시즌 잘 해줄 것이란 예상은 많았다. 그래도 이 정도일 줄이야.



득점 1위는 이정후(넥센)다. 이 또한 '악'소리가 날 만한 이변이다.

잘 알려진 대로 이정후는 고졸 신인이다. 아버지 이종범(MBC플러스 해설위원)의 피를 물려받아 타고난 야구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는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처음 프로 무대를 접한 고졸 신인이 꾸준히 주전으로 출전하면서(이정후는 이제 넥센 톱타자로 자리를 굳힌 모양새다), 가장 많이 홈을 밟은 선수로 부각되는 것은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다.

득점이 많다는 것은 물론 팀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스스로 많이 출루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하고, 기민한 주루플레이도 뒷받침돼야 한다.

이정후는 3할2푼2리의 높은 타율로 타격 센스를 뽐내면서 팀 공격의 첨병 역할을 매우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득점1위 타이틀보다 더 빛날 '신인왕' 타이틀도 이정후가 유력해지고 있다.



최다안타 1위도 뜻밖이라고 할 수 있는 김재환(두산, 89안타)이다. 김재환은 두산의 4번타자로 안정된 타격과 파워를 갖췄다. 안타를 많이 칠 수 있는 타자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최다안타는 내야안타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타자들에게 훨씬 유리한 타이틀이다. 현재 이 부문 2, 3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가 바로 서건창(넥센, 88안타), 손아섭(롯데, 87안타)인 데서 잘 알 수 있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칠 수 있는 최다안타 부문이지만 김재환이 1위로 나선 자체가 화제가 될 만하다. 김재환은 3할4푼1리의 고타율에 15홈런을 날리며 한껏 물오는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장타율 1위는 한동민(SK)이다. 한동민은 6할8푼5리의 장타율로 팀 동료 최정(0.681), 한화 로사리오(0.641), KIA 최형우(0.626)같은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들보다 앞서 있다. 이 역시 이변이라 할 수 있다.

체격 조건이 좋은 한동민이지만 지난해까지 그는 기대주에 불과했다. 통산 홈런이 17개밖에 안되고 2013년 4할7푼7리의 장타율이 그의 커리어 하이였다.

올 시즌 한동민은 벌써 21개의 홈런을 날리며 최정과 함께 홈런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으며 타율 3할2리로 정교한 타격 솜씨도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거포의 탄생이다.

이들이 언제까지 1위 자리를 지킬 지는 알 수 없다. 스스로도 낯선 경험을 하는 만큼 추격자들을 뿌리치기가 만만찮을 것이다.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선빈 이정후 김재환 한동민이 '세대교체'라는 신선한 바람을 몰고와 KBO리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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