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체질' 백정현, 사자 군단의 '에이스'로 거듭나다
입력 : 2017.07.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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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삼성 라이온즈에 새로운 왼손 에이스가 나타났다. 주인공은 바로 입단 10년 차 투수 백정현(30)이다. 2007년 데뷔해 주로 구원 투수로 나왔던 백정현은 올 시즌 선발 투수로 많은 기회를 얻으면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5일 NC와의 경기에서는 데뷔 후 최다인 7이닝을 소화하며 8탈삼진 1실점(4피안타 1볼넷)의 눈부신 호투를 선보이며 시즌 6승(선발 3연승)째를 거뒀다.

백정현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선발 등판한 9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구원 등판시 성적(17경기 2승 2홀드 평균자책점 4.29)보다 좋은 기록이다. 7월 선발 등판 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4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이 2.13으로 '백쇼'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모습이다.

사실 백정현의 선발 전환은 이전부터 꾸준히 시도됐던 일이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2014년 5번의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지만 승리없이 1패 평균자책점 7.71의 초라한 기록만 남겼다. 2015년(1경기 승패없음, 평균자책점 13.50)과 2016년(4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4.96) 역시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발 등판한 9경기 가운데 5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특히 7월 4경기에서는 모두 6이닝 이상, 2실점 이하의 투구 내용으로 '에이스'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백정현의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체인지업의 적극적인 활용이 숨어있다. 구원 투수로 등판할 때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투 피치' 유형으로 타자를 상대했다면 선발로 등판할 때는 커브, 체인지업까지 '포 피치' 유형의 투수로 변신한다. 특히 체인지업의 구사율이 지난해 3.9%에서 올해 17.1%까지 늘었고 최근 호투한 경기에서는 그 비율을 20~30%까지 늘리고 있다.

백정현은 2007년 삼성이 2차 1라운드에서 지명했고 계약금을 1억 5000만원이나 안겼을 정도로 기대감이 컸던 자원이었다. 하지만 좀처럼 잠재력이 터지지 않았다. 스프링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다가 막상 시즌이 시작되면 부진한 모습에 '오키나와 커쇼'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도 얻었다.

올 시즌은 달라졌다. 동갑내기 차우찬(LG 트윈스)가 떠난 빈자리를 확실하게 메우고 있다. 백정현은 이제 '오키나와 커쇼'가 아닌 '백쇼'가 더 어울리는 사자 군단의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기록 출처: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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