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홈런 공장, 추락하는 SK
입력 : 2017.08.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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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2017년 KBO리그에서 SK 와이번스는 가장 확실한 팀 컬러를 가진 팀이다. ‘홈런 공장’으로 불리는 SK는 현재 팀 홈런 176개로 2위 두산(126개)과 무려 50개 차 1위를 달리고 있다. 2014시즌 팀 홈런 6위(115개)에 불과했던 SK는 홈구장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홈런'에 초점을 맞춰 팀 컬러를 바꿔왔다. 그 결과 2015시즌 5위(145개)로 순위가 상승했고 지난해는 1위 두산(183개)에 한 개 모자란 2위(182개)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SK는 많은 홈런과 높은 팀 타율(0.291, 4위) 불구하고 팀 득점 순위는 9위(753득점)에 머물렀다. 타석 당 투구 수가 3.75개(최소 1위)로 지나치게 공격적이었던 SK 타선은 가장 적은 볼넷(429개)를 얻어냈고 출루율도 9위(0.356)에 머물렀다. 덕분에 시원한 홈런포를 쏘아 올려도 많은 득점과 연결되지 못했다.

올 시즌 힐만 감독이 새롭게 부임했지만 홈런을 앞세운 팀 컬러는 오히려 짙어졌다. SK는 전반기에만 무려 15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공동 2위 KIA, 두산(99개)과 54개 차로 압도적인 1위였다. 팀 타율(0.265)은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워낙 많은 홈런을 때려냈기 때문에 지난해처럼 득점(475점, 3위)이 부족할 일은 없었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홈런 공장덕분에 SK는 전반기를 3위로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후반기 홈런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전반기 경기 당 1.74개(88경기 153홈런)에 달했던 홈런 페이스가 후반기 1.28개(18경기 23개)로 크게 감소했다. 팀 타율은 여전히 낮고(0.258, 9위) 출루율(0.331, 8위) 역시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득점력의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경기 당 득점 전반기 5.4점 → 후반기 4.3점).

SK가 전반기를 3위(48승 1무 39패)로 마쳤을 때 승패 마진은 +9로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후반기 18경기에서 4승 14패(승률 0.222)로 추락하면서 어느새 5할 승률마저 무너져버렸다(52승 1무 53패). 물론 선발, 불펜 가릴 것 없이 흔들리고 있는 투수진의 문제도 심각하지만 그 마저 홈런의 힘으로 극복했던 전반기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SK는 지난해 화끈한 홈런군단으로 변신에 성공했지만 가을야구는 실패했다. 과연 비슷한 모습으로 2년 연속 같은 실패를 반복하게 될 것인지 아니면 극적인 반등을 이뤄낼 지는 남은 38경기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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