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지난해 롯데는 NC에게 상대 전적 1승 15패의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올 시즌 완전히 달라진 롯데는 상대 전적 9승 7패를 거두며 복수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시즌 막판까지 치열하게 펼쳐진 3위 경쟁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NC 공포증'을 완전히 떨쳐버리는 듯했다.
하지만 롯데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시작한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승 3패로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상승세의 외국인 원투펀치, 후반기 리그 최강의 불펜, 리그 최소 실책의 팀으로 거듭난 수비력까지 그동안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을 강점으로 바꾸며 '해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롯데가 첫 번째 관문을 넘지 못하고 무너진 이유는 무엇일까.
1. 예상치 못한 부상
중요한 순간 발목을 잡는 변수는 역시 '부상'이다. 그것도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 가장 중요한 선수에게 찾아왔다면 팀에게는 막심한 손해가 아닐 수 없다. 롯데는 갑자기 찾아온 '부상의 악령'을 피하지 못했다.
정규 시즌 10연승, 후반기 무패행진의 에이스 레일리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서 6회 1사까지 4피안타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완벽하게 막고 있었다. 하지만 나성범의 부러진 배트 파편에 발목을 다쳤고 5차전까지 회복하지 못했다. 만약 불의의 부상이 아니었더라면 레일리는 5차전 선발 혹은 불펜으로 활용이 가능했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레일리뿐만 아니라 김문호의 공백도 아쉬웠다. 김문호는 주전 라인업의 대부분이 오른손 타자로 구성된 롯데 타선에서 손아섭과 함께 왼손 타자로서 희소성이 높은 편이었다. 테이블세터, 하위타선 어느 곳이든 기용이 가능하고 출루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공격적인 타선에 다양성을 부여할 수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김문호 역시 예상치 못한 옆구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그 자리를 대신한 박헌도가 부진하면서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2. '미친 선수'의 부재
큰 경기에서는 이른바 '미친 선수'가 있어야 한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경계 대상에서 제외된 선수의 깜짝 활약으로 승리를 거두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에게는 그런 선수가 없었다.
롯데 타선에서 가장 뜨거웠던 손아섭은 충분히 활약을 예상했던 스타플레이어였다. 4차전에서 홈런을 기록했던 이대호, 전준우 역시 팀의 핵심 자원이었다. 하지만 그 외 다른 선수들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오히려 제 몫을 해줘야 할 최준석, 강민호, 번즈 등이 부진했다. 깜짝 스타라고 볼 수 있는 선수는 정규 시즌 9월 이후 11경기 무실점의 페이스를 그대로 이어간 박진형뿐이었다(4경기 5이닝 무실점).
반면 NC는 노진혁의 깜짝 등장으로 3차전을 가져갔다. 이제 갓 상무에서 전역한 노진혁은 3차전 3회초 박석민의 대수비로 들어와 4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3-6 대승을 이끌었다. 매 경기가 중요한 단기전에서 미친 선수가 활약한 NC는 한 경기를 가져갔고 롯데는 그러지 못했다.
3. '초보 감독'과 '베테랑 감독'
롯데 조원우 감독은 이제 막 2번째 정규 시즌을 마치고 첫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는 초보 감독이었다. 반대로 NC 김경문 감독은 포스트시즌만 10번째이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승 우승 경험까지 있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 감독이었다. 두 감독 경험과 지략의 차이는 팀의 운명을 건 5차전에서 가장 크게 드러났다.
김경문 감독은 컨디션 조절에 예민한 해커를 5차전 선발로 정해놓은 뒤 무리하게 일정을 앞당겨 등판시키지 않았다. 그리고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을 공략하기 위해 시리즈 내내 선발 출전하지 않았던 김준완을 1번, 이호준을 6번에 배치했다. 타석에서 끈질긴 모습이 장점인 김준완은 첫 타석부터 박세웅에게 안타를 뽑아냈고 많은 공을 지켜보며 투수를 괴롭혔다. 베테랑 이호준은 5회 빅이닝을 만드는 과정에서 바뀐 투수 조정훈의 포크볼을 절묘하게 받아쳐 타점을 기록, 경기의 분위기를 NC로 가져오는 역할을 했다.
조원우 감독은 타격감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최준석을 3번, NC전에 약한 박헌도를 5번에 기용했는데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합계 6타수 무안타 3삼진). 그리고 선발투수 박세웅과 두 번째 투수 조정훈이 흔들린 두 번의 결정적인 순간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치며 경기의 분위기를 한순간 NC에게 내주고 말았다. 위급한 순간에 가장 믿을만한 투수 손승락은 끝까지 불펜을 지켰다. 시리즈 내내 컨디션이 최고조였던 박진형이 뒤늦게 올라와 6회와 7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냈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 클 수 밖에 없었다.
2012년 이후 5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롯데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기대를 안고 준플레이오프에 나섰다. 하지만 경험 부족과 부상 불운 등 아쉬움만 남긴 채 5경기 만에 가을야구에서 쓸쓸히 퇴장해야만 했다.
(사진=OSEN)
하지만 롯데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시작한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승 3패로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상승세의 외국인 원투펀치, 후반기 리그 최강의 불펜, 리그 최소 실책의 팀으로 거듭난 수비력까지 그동안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을 강점으로 바꾸며 '해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롯데가 첫 번째 관문을 넘지 못하고 무너진 이유는 무엇일까.
1. 예상치 못한 부상
중요한 순간 발목을 잡는 변수는 역시 '부상'이다. 그것도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 가장 중요한 선수에게 찾아왔다면 팀에게는 막심한 손해가 아닐 수 없다. 롯데는 갑자기 찾아온 '부상의 악령'을 피하지 못했다.
정규 시즌 10연승, 후반기 무패행진의 에이스 레일리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투수로 나서 6회 1사까지 4피안타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완벽하게 막고 있었다. 하지만 나성범의 부러진 배트 파편에 발목을 다쳤고 5차전까지 회복하지 못했다. 만약 불의의 부상이 아니었더라면 레일리는 5차전 선발 혹은 불펜으로 활용이 가능했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레일리뿐만 아니라 김문호의 공백도 아쉬웠다. 김문호는 주전 라인업의 대부분이 오른손 타자로 구성된 롯데 타선에서 손아섭과 함께 왼손 타자로서 희소성이 높은 편이었다. 테이블세터, 하위타선 어느 곳이든 기용이 가능하고 출루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공격적인 타선에 다양성을 부여할 수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김문호 역시 예상치 못한 옆구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그 자리를 대신한 박헌도가 부진하면서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2. '미친 선수'의 부재
큰 경기에서는 이른바 '미친 선수'가 있어야 한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경계 대상에서 제외된 선수의 깜짝 활약으로 승리를 거두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에게는 그런 선수가 없었다.
롯데 타선에서 가장 뜨거웠던 손아섭은 충분히 활약을 예상했던 스타플레이어였다. 4차전에서 홈런을 기록했던 이대호, 전준우 역시 팀의 핵심 자원이었다. 하지만 그 외 다른 선수들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오히려 제 몫을 해줘야 할 최준석, 강민호, 번즈 등이 부진했다. 깜짝 스타라고 볼 수 있는 선수는 정규 시즌 9월 이후 11경기 무실점의 페이스를 그대로 이어간 박진형뿐이었다(4경기 5이닝 무실점).
반면 NC는 노진혁의 깜짝 등장으로 3차전을 가져갔다. 이제 갓 상무에서 전역한 노진혁은 3차전 3회초 박석민의 대수비로 들어와 4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3-6 대승을 이끌었다. 매 경기가 중요한 단기전에서 미친 선수가 활약한 NC는 한 경기를 가져갔고 롯데는 그러지 못했다.
3. '초보 감독'과 '베테랑 감독'
롯데 조원우 감독은 이제 막 2번째 정규 시즌을 마치고 첫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는 초보 감독이었다. 반대로 NC 김경문 감독은 포스트시즌만 10번째이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승 우승 경험까지 있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 감독이었다. 두 감독 경험과 지략의 차이는 팀의 운명을 건 5차전에서 가장 크게 드러났다.
김경문 감독은 컨디션 조절에 예민한 해커를 5차전 선발로 정해놓은 뒤 무리하게 일정을 앞당겨 등판시키지 않았다. 그리고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을 공략하기 위해 시리즈 내내 선발 출전하지 않았던 김준완을 1번, 이호준을 6번에 배치했다. 타석에서 끈질긴 모습이 장점인 김준완은 첫 타석부터 박세웅에게 안타를 뽑아냈고 많은 공을 지켜보며 투수를 괴롭혔다. 베테랑 이호준은 5회 빅이닝을 만드는 과정에서 바뀐 투수 조정훈의 포크볼을 절묘하게 받아쳐 타점을 기록, 경기의 분위기를 NC로 가져오는 역할을 했다.
조원우 감독은 타격감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최준석을 3번, NC전에 약한 박헌도를 5번에 기용했는데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합계 6타수 무안타 3삼진). 그리고 선발투수 박세웅과 두 번째 투수 조정훈이 흔들린 두 번의 결정적인 순간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치며 경기의 분위기를 한순간 NC에게 내주고 말았다. 위급한 순간에 가장 믿을만한 투수 손승락은 끝까지 불펜을 지켰다. 시리즈 내내 컨디션이 최고조였던 박진형이 뒤늦게 올라와 6회와 7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냈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 클 수 밖에 없었다.
2012년 이후 5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롯데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기대를 안고 준플레이오프에 나섰다. 하지만 경험 부족과 부상 불운 등 아쉬움만 남긴 채 5경기 만에 가을야구에서 쓸쓸히 퇴장해야만 했다.
(사진=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