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프시즌이 시작되기 전,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호세 바티스타와의 상호 옵션 실행을 거부했다. 2017시즌 동안에도 바티스타의 노쇠화로 인해 토론토의 골칫거리로 대두되었던 우익수 자리가 마침내 본격적인 공백으로 다가오게 된 것이다. 다음 시즌 토론토의 야수진 구상에서 유일하게 주전이 정해지지 않은 자리는 바로 이 우익수뿐이다. 수뇌부는 이를 인지하고 발 빠르게 제이 브루스와 로렌조 케인 영입을 추진 중에 있다. 시장 규모가 크다는 장점, 그리고 유망주 시스템을 보강 중에 있다는 상황으로 봤을 때 FA시장에서 그 답을 찾는 것은 타당해 보인다. 그렇다면 위의 두 명 중 어떤 선수가 푸른색 유니폼에 적합할까? 블루제이스가 지금 안고 있는 문제점과 이 2명의 선수를 비교하면서 한 번 그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브루스는 토론토 타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지난 시즌 브루스와 로렌조 케인은 각각 118과 115의 wRC+를 기록했다. 그러나 무기가 확실히 다른 두 선수는 이 비슷한 성적을 상반된 방식으로 도출했다. 장타에 강점이 있는 브루스는 36홈런으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며 0.508의 무시무시한 장타율을 기록했다. 로렌조 케인은 역시나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양산하며 높은 타율을 기반으로 한 준수한 출루율과 장타율을 보유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 토론토는 우승을 노리는 팀답지 않게 득점력 빈곤을 겪어야 했다. 팀 총득점은 693점으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26위에 올랐다. 반면 홈런 개수는 222개로 전체 10위로 상위권에 위치했다. 즉, 득점에 있어 가장 효율적인 홈런 개수는 전혀 부족하지 않았던 것이다. K%와 BB% 역시 21.6%와 8.8%로 15위, 14위로 정가운데였다. 결국 팀의 문제는 명확했다. 인플레이 타구에서 전혀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0.240의 팀 타율은 0.234로 꼴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바로 위에 위치한 29위에 해당한다. 비록 세이버메트릭스의 발달로 최근 타율의 중요성이 떨어지고 있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안타를 높은 확률로 치는 것이 높은 출루율과 장타율의 밑바탕이 된다는 사실은 불변의 진리다. 지난 시즌 토론토는 10위에 해당하는 홈런 개수와 14위에 해당하는 BB%를 기록했음에도 출루율은 0.312로 26위, 장타율은 0.412로 24위에 머물러야만 했다. 결국 낮은 타율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한편 삼진율은 그냥 중위권이었다. 그렇다면 팀 BABIP는 어땠을까? 0.276으로 꼴찌다. 즉, 팀의 타격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BABIP를 끌어 올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편 두 선수의 최근 4년 간의 평균 성적은 다음과 같다.
물론 이 표를 보고 브루스의 장타율을 앞세워 2015시즌과 같이 홈런 군단을 구성해 우승을 노리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 역시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토론토의 2015년 성적에 대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당시의 토론토는 장타가 가장 큰 장점이었지만 동시에 팀 타율과 출루율에서도 각각 2위, 1위를 차지했던 팀이다. 양질의 인플레이 타구보다는 장타율에 의존하는 브루스의 성적을 감안하면, 그가 팀에 합류한다고 해도 이때처럼 타율과 출루율을 상승시켜주지 못할 것임은 자명하다.
또한 지난 2년 사이 메이저리그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른바 플라이볼 레볼루션의 탓이다. 2015년 토론토의 팀 홈런은 232개로 1위였으며, 3위와의 격차는 무려 15개였다. 또한 200홈런 이상을 친 팀은 단 4팀이었다. 그러나 2017시즌은 달랐다. 232개의 홈런은 공동 5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며 13위인 신시내티 레즈와 13개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게다가 20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팀은 무려 17팀이다. 노쇠한 바티스타에서 브루스로 장타 능력이 업그레이드 된다고 하더라도 팀이 압도적인 홈런 개수를 기록하며 상대 타선을 찍어 누를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이미 홈런 개수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던 토론토 타선이 장타력을 조금 보강한다고 해서 갑자기 강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브루스는 토론토 외야 상황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
지난 시즌의 토론토는 타격 외에도 외야 수비에서 큰 문제를 안고 있었다. UZR은 -7.5, DRS는 -14로 각각 메이저리그 25위와 22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지난 3년 동안 팀의 외야 수비는 단 한 명의 선수, 중견수 케빈 필라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였다. 그를 제외한 코너 외야수들은 모두 타격에서 강점을 보이는 대신 좁은 수비 범위를 갖고 있었다.
지난 3년 동안 필라는 마땅한 백업도 없이 뛰어야 했다. 2017시즌에는 에제키엘 카레라, 드와이트 스미스 주니어 등이 몇 차례 중견수로 뛰었지만 그때마다 수비 불안을 노출했다. 또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앤서니 알포드, 달튼 폼페이 등의 유망주들은 아직까지 마이너리그에서 배워야 할 것들이 남아 있다. 한편 토론토의 홈 구장인 로저스 센터는 돔 구장으로 인조잔디를 사용하기에 외야수들이 무릎 부상을 당하기 쉽다. 특히 필라의 경우에는 전매특허인 몸을 날리는 수비가 많기에 더더욱 부상을 조심해야 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그의 짐을 덜어줄 누군가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만약 브루스가 팀에 합류한다면, 토론토의 수비는 앞으로도 현상유지 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다. 지난해를 제외하면 이전 3년 동안 그는 꾸준히 음(-)의 UZR 수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반면 로렌조 케인은 과거부터 수비 능력에 대해 정평이 나 있었으며 중견수로 활약하던 선수다. 만 32세의 나이로 슬슬 운동 능력 저하가 찾아올 수 있겠으나 여전히 충분히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주고 있다. 2017시즌 동안 UZR +1.6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이는 전반적인 수비능력의 저하보다는 늘어난 실책 빈도에 기인한 점수였다. 그가 팀에 합류하게 된다면 코너 외야수로 부족함 없는 타격을 보여주며 필라가 갖고 있는 수비에서의 짐 역시 분담할 수 있다. 게다가 때에 따라서는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며 좋은 수비를 보여줄 수 있는 카드다.
브루스는 느리다
팀이 갖고 있던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주루다. 베이스볼 서번트의 스프린트 리더보드에서 호세 바티스타, 트로이 툴로위츠키는 각각 우익수, 유격수 꼴찌를 차지했다. 저스틴 스모크는 1루수 가운데 뒤에서 2등을, 켄드리스 모랄레스는 지명타자 가운데 뒤에서 3등을 기록했다. 즉 타 팀에 비해 발이 느린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 것이다.
실제 성적상으로도 주루 결과는 참혹했다. 팬그래프에서 제공하는 BsR 수치는 -15.6, 베이스볼 레퍼런스에서 제공하는 XBT%는 35%, 도루 성공 횟수에서도 53개로 3개 부문에서 모두 29위에 머물렀던 것이다.
케인이 바티스타의 자리를 대신할 경우 여기에서도 많은 이득을 볼 수 있다. 브루스는 2017시즌 메이저리그 우익수 가운데 5번째로 느린 선수였지만, 케인은 모든 선수들을 포함해서 스프린트 속도가 무려 16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런 달리기 속도의 차이는 주루 지표 차이 역시 수반했다.
‘더 비싼’ 케인을 택해야 하는 이유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케인이 4년 7000만 달러, 브루스가 3년 39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을 것이라 내다봤다. 또한 팀들은 케인에게 붙어 있는 퀄리파잉 오퍼 때문에 더더욱 계약을 망설이게 될 것이다. 최대 드래프트 2라운드 픽이 걸려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연히 빅마켓인 토론토의 입장에서도 케인과의 계약 규모는 브루스에 비해 훨씬 꺼려질 것이다. 또한 바티스타, 프란시스코 리리아노, 다윈 바니 등의 선수들이 이탈하며 어느 정도 연봉 총액이 줄어들었다 해도 조쉬 도널슨, 마커스 스트로먼, 로베르토 오수나 등의 선수들이 연봉조정으로 연봉이 대폭 상향될 예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토론토는 이번 시즌을 마지막 우승 적기라고 생각하고 달릴 필요가 있다. 도널슨 뿐 아니라 J.A. 햅, 마르코 에스트라다 같은 핵심 선수들과의 계약이 2018시즌을 끝으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4시즌까지 진행됐던 여러 건의 대형 트레이드로 인해 황폐해졌던 팜 역시 지난 2시즌 동안 드래프트 및 트레이드로 채워 넣은 덕분에 어느 정도 복구가 됐다. 특히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셋 등의 유망주들이 괄목할 만한 속도로 성장 중에 있기에 우승을 위해 이번 시즌 2라운드 픽을 희생하는 상황이 크게 아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로스 앳킨스 단장은 이번 전력 강화를 위해서 퀄리파잉 오퍼를 통한 드래프트 픽 손실 역시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전임 단장 알렉스 앤소풀로스가 떠난 뒤 마크 샤피로와 앳킨스를 비롯한 수뇌부는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요지는 전임자가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2016년에는 2015년 선수단을 이어받고도 와일드카드로 간신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끝에 와일드카드까지 가는 어려운 상황 끝에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2017시즌에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이들이 이끌어낸 영입은 대부분 논리적이었고 일부 트레이드에서는 창의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이 성적 하락의 면피 요소가 될 수는 없는 법. 여태까지는 팜의 재건과 우승을 동시에 잡겠다는 명목하에 과감한 투자를 꺼려왔던 그들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2018년은 정말 우승에 도전하는 마지막 시즌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더 많은 돈과 2라운드 픽을 들여서라도 브루스보다 팀에 도움이 되는 케인을 잡아야 한다. 반드시 말이다.
야구공작소
이해인 칼럼니스트
출처: Baseball Reference, Fangraphs, MLB Trade Rumors
브루스는 토론토 타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지난 시즌 브루스와 로렌조 케인은 각각 118과 115의 wRC+를 기록했다. 그러나 무기가 확실히 다른 두 선수는 이 비슷한 성적을 상반된 방식으로 도출했다. 장타에 강점이 있는 브루스는 36홈런으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며 0.508의 무시무시한 장타율을 기록했다. 로렌조 케인은 역시나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양산하며 높은 타율을 기반으로 한 준수한 출루율과 장타율을 보유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 토론토는 우승을 노리는 팀답지 않게 득점력 빈곤을 겪어야 했다. 팀 총득점은 693점으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26위에 올랐다. 반면 홈런 개수는 222개로 전체 10위로 상위권에 위치했다. 즉, 득점에 있어 가장 효율적인 홈런 개수는 전혀 부족하지 않았던 것이다. K%와 BB% 역시 21.6%와 8.8%로 15위, 14위로 정가운데였다. 결국 팀의 문제는 명확했다. 인플레이 타구에서 전혀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0.240의 팀 타율은 0.234로 꼴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바로 위에 위치한 29위에 해당한다. 비록 세이버메트릭스의 발달로 최근 타율의 중요성이 떨어지고 있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안타를 높은 확률로 치는 것이 높은 출루율과 장타율의 밑바탕이 된다는 사실은 불변의 진리다. 지난 시즌 토론토는 10위에 해당하는 홈런 개수와 14위에 해당하는 BB%를 기록했음에도 출루율은 0.312로 26위, 장타율은 0.412로 24위에 머물러야만 했다. 결국 낮은 타율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한편 삼진율은 그냥 중위권이었다. 그렇다면 팀 BABIP는 어땠을까? 0.276으로 꼴찌다. 즉, 팀의 타격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BABIP를 끌어 올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편 두 선수의 최근 4년 간의 평균 성적은 다음과 같다.
물론 이 표를 보고 브루스의 장타율을 앞세워 2015시즌과 같이 홈런 군단을 구성해 우승을 노리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 역시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토론토의 2015년 성적에 대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당시의 토론토는 장타가 가장 큰 장점이었지만 동시에 팀 타율과 출루율에서도 각각 2위, 1위를 차지했던 팀이다. 양질의 인플레이 타구보다는 장타율에 의존하는 브루스의 성적을 감안하면, 그가 팀에 합류한다고 해도 이때처럼 타율과 출루율을 상승시켜주지 못할 것임은 자명하다.
또한 지난 2년 사이 메이저리그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른바 플라이볼 레볼루션의 탓이다. 2015년 토론토의 팀 홈런은 232개로 1위였으며, 3위와의 격차는 무려 15개였다. 또한 200홈런 이상을 친 팀은 단 4팀이었다. 그러나 2017시즌은 달랐다. 232개의 홈런은 공동 5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며 13위인 신시내티 레즈와 13개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게다가 20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팀은 무려 17팀이다. 노쇠한 바티스타에서 브루스로 장타 능력이 업그레이드 된다고 하더라도 팀이 압도적인 홈런 개수를 기록하며 상대 타선을 찍어 누를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이미 홈런 개수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던 토론토 타선이 장타력을 조금 보강한다고 해서 갑자기 강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브루스는 토론토 외야 상황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
지난 시즌의 토론토는 타격 외에도 외야 수비에서 큰 문제를 안고 있었다. UZR은 -7.5, DRS는 -14로 각각 메이저리그 25위와 22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지난 3년 동안 팀의 외야 수비는 단 한 명의 선수, 중견수 케빈 필라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였다. 그를 제외한 코너 외야수들은 모두 타격에서 강점을 보이는 대신 좁은 수비 범위를 갖고 있었다.
지난 3년 동안 필라는 마땅한 백업도 없이 뛰어야 했다. 2017시즌에는 에제키엘 카레라, 드와이트 스미스 주니어 등이 몇 차례 중견수로 뛰었지만 그때마다 수비 불안을 노출했다. 또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앤서니 알포드, 달튼 폼페이 등의 유망주들은 아직까지 마이너리그에서 배워야 할 것들이 남아 있다. 한편 토론토의 홈 구장인 로저스 센터는 돔 구장으로 인조잔디를 사용하기에 외야수들이 무릎 부상을 당하기 쉽다. 특히 필라의 경우에는 전매특허인 몸을 날리는 수비가 많기에 더더욱 부상을 조심해야 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그의 짐을 덜어줄 누군가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만약 브루스가 팀에 합류한다면, 토론토의 수비는 앞으로도 현상유지 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다. 지난해를 제외하면 이전 3년 동안 그는 꾸준히 음(-)의 UZR 수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반면 로렌조 케인은 과거부터 수비 능력에 대해 정평이 나 있었으며 중견수로 활약하던 선수다. 만 32세의 나이로 슬슬 운동 능력 저하가 찾아올 수 있겠으나 여전히 충분히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주고 있다. 2017시즌 동안 UZR +1.6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이는 전반적인 수비능력의 저하보다는 늘어난 실책 빈도에 기인한 점수였다. 그가 팀에 합류하게 된다면 코너 외야수로 부족함 없는 타격을 보여주며 필라가 갖고 있는 수비에서의 짐 역시 분담할 수 있다. 게다가 때에 따라서는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며 좋은 수비를 보여줄 수 있는 카드다.
브루스는 느리다
팀이 갖고 있던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주루다. 베이스볼 서번트의 스프린트 리더보드에서 호세 바티스타, 트로이 툴로위츠키는 각각 우익수, 유격수 꼴찌를 차지했다. 저스틴 스모크는 1루수 가운데 뒤에서 2등을, 켄드리스 모랄레스는 지명타자 가운데 뒤에서 3등을 기록했다. 즉 타 팀에 비해 발이 느린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 것이다.
실제 성적상으로도 주루 결과는 참혹했다. 팬그래프에서 제공하는 BsR 수치는 -15.6, 베이스볼 레퍼런스에서 제공하는 XBT%는 35%, 도루 성공 횟수에서도 53개로 3개 부문에서 모두 29위에 머물렀던 것이다.
케인이 바티스타의 자리를 대신할 경우 여기에서도 많은 이득을 볼 수 있다. 브루스는 2017시즌 메이저리그 우익수 가운데 5번째로 느린 선수였지만, 케인은 모든 선수들을 포함해서 스프린트 속도가 무려 16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런 달리기 속도의 차이는 주루 지표 차이 역시 수반했다.
‘더 비싼’ 케인을 택해야 하는 이유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케인이 4년 7000만 달러, 브루스가 3년 39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을 것이라 내다봤다. 또한 팀들은 케인에게 붙어 있는 퀄리파잉 오퍼 때문에 더더욱 계약을 망설이게 될 것이다. 최대 드래프트 2라운드 픽이 걸려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연히 빅마켓인 토론토의 입장에서도 케인과의 계약 규모는 브루스에 비해 훨씬 꺼려질 것이다. 또한 바티스타, 프란시스코 리리아노, 다윈 바니 등의 선수들이 이탈하며 어느 정도 연봉 총액이 줄어들었다 해도 조쉬 도널슨, 마커스 스트로먼, 로베르토 오수나 등의 선수들이 연봉조정으로 연봉이 대폭 상향될 예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토론토는 이번 시즌을 마지막 우승 적기라고 생각하고 달릴 필요가 있다. 도널슨 뿐 아니라 J.A. 햅, 마르코 에스트라다 같은 핵심 선수들과의 계약이 2018시즌을 끝으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4시즌까지 진행됐던 여러 건의 대형 트레이드로 인해 황폐해졌던 팜 역시 지난 2시즌 동안 드래프트 및 트레이드로 채워 넣은 덕분에 어느 정도 복구가 됐다. 특히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셋 등의 유망주들이 괄목할 만한 속도로 성장 중에 있기에 우승을 위해 이번 시즌 2라운드 픽을 희생하는 상황이 크게 아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로스 앳킨스 단장은 이번 전력 강화를 위해서 퀄리파잉 오퍼를 통한 드래프트 픽 손실 역시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전임 단장 알렉스 앤소풀로스가 떠난 뒤 마크 샤피로와 앳킨스를 비롯한 수뇌부는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요지는 전임자가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2016년에는 2015년 선수단을 이어받고도 와일드카드로 간신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끝에 와일드카드까지 가는 어려운 상황 끝에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2017시즌에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이들이 이끌어낸 영입은 대부분 논리적이었고 일부 트레이드에서는 창의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이 성적 하락의 면피 요소가 될 수는 없는 법. 여태까지는 팜의 재건과 우승을 동시에 잡겠다는 명목하에 과감한 투자를 꺼려왔던 그들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2018년은 정말 우승에 도전하는 마지막 시즌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더 많은 돈과 2라운드 픽을 들여서라도 브루스보다 팀에 도움이 되는 케인을 잡아야 한다. 반드시 말이다.
야구공작소
이해인 칼럼니스트
출처: Baseball Reference, Fangraphs, MLB Trade Rumo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