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그래프 시즌 예상: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 (85승 77패)
시즌 최종 성적: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 (83승 79패)
[스포탈코리아] 2000년 이후 내셔널리그 최다승(1633승)을 달리고 있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2007년 이후 가장 적은 승수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으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2위 내에 들지 못한 것도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외야에서 장타력을 보여줬던 맷 할리데이와 브랜든 모스와의 계약이 끝난 뒤, 덱스터 파울러를 영입했다. 파울러를 중견수로 영입하게 되면서 랜달 그리척은 본래 포지션인 코너 외야로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불펜 보강으로 브렛 세실을 영입하면서 굵직한 외부 영입은 마무리 지었다. 마이크 매서니 감독의 불펜 운용 방식 자체가 투수들의 과부하가 많이 걸리는 방식이다 보니 불펜 투수의 보강은 필연적이다.
선발 투수 자원이 8명이나 됐던 세인트루이스는 하이메 가르시아를 트레이드했고 알렉스 레예스가 토미존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하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교통 정리가 되어버렸다.
팀내 최고 유망주였던 레예스의 이탈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부분의 매체에서 올해 최고의 투수 유망주로 꼽혔으며 이미 지난해 빅리그 적응을 마친 상태로 신인왕 후보가 유력한 선수였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의 두터운 선발 투수진은 레예스의 공백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팀의 에이스로 성장한 카를로스 마르티네즈는 팀에서 엘리트 투수의 기준과도 같은 200이닝과 200삼진을 달성했으며, FA 대박을 노리고 있는 랜스 린이 그 뒤를 받쳐줬다. 마이크 리크와 마이클 와카 또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남겼다. 실제로 세인트루이스의 선발진은 내셔널리그 이닝 4위, fWAR 5위를 기록하면서 지난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2016년 이닝 4위, fWAR 4위).
문제는 계속해서 주전 야수들이 잔부상에 시달렸다는 점이다. 주전 중견수로 영입한 파울러는 42일, 콜튼 웡 39일, 피스코티가 32일, 자니 페랄타가 30일간 DL에 이름을 올렸다. 파울러와 피스코티의 부상은 맷 아담스를 외야수로 기용하게 만들었고, 지난 2년간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중심타자로 발돋움한 피스코티는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을 남겼다(지난 2년간 OPS .815, 올해 OPS .708).
페랄타는 부상과 함께 성적 부진으로 인해 팀에서 방출이 됐으며 시즌 내내 자리를 지킨 그리척은 매년 타격 성적이 떨어지면서 전혀 성장하지 못했다. 만약 토미 팸의 등장이 없었다면 세인트루이스의 외야진은 리그 최하위가 됐을지도 모른다.
팀 상승세가 뒤늦게 시작된 점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첫 세 달 동안 38승 41패로 5할도 되지 않았으나 7월 이후로는 45승 38패를 기록하면서 뒤늦게 발동이 걸려버렸다. 특히 8월초에는 8연승을 달리면서 8월 12일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공동 1위까지 올라섰으나 그날 이후 22승 23패의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기면서 최종 지구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최고의 선수 – 토미 팸
만 29세의 외야 유틸리티 선수인 토미 팸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외야진에서 잦은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올해 그의 모습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지난 2년 동안에도 괜찮은 선구안을 지녔지만 베테랑 외야수와 팀의 젊은 유망주들로 인해 많은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파울러와 피스코티의 부상 공백 또한 처음에는 팸이 아닌 아담스로 대체됐었다.
하지만 아담스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로 이적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경기에 투입되기 시작했고 팸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306/.411/.520 23홈런 25도루). A급 타자의 기준이라 볼 수 있는 타격 슬래시라인을 만들어냈고 20-20 클럽에 가입하면서 장타력과 주루 능력까지 뽐냈다. 올해 .300/.400/.500 이상에 20홈런 20도루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호세 알투베, 마이크 트라웃과 토미 팸, 단 3명에 불과하다.
팸은 타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수비를 평가하는 지표인 DRS와 UZR에서 각각 외야수 8위와 7위를 기록했으며 외야 보살도 8개를 잡아낼 정도로 강한 어깨를 과시했다.
공수에서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쳐 높은 fWAR를 기록했다. fWAR 5.9는 메이저리그 야수 중 10위이며, 메이저리그 외야수 중에선 5위를 기록했다. 팸보다 높은 순위의 타자 중에 그보다 적은 타석수를 기록한 타자는 트라웃 한명에 불과하다.
8월 초반 한때 지구 공동 1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것도 팸의 활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팸은 후반기에만 .317/.431/.546 14홈런 16도루로 MVP급 성적을 남겼다. 올해 세인트루이스 외야에 팸마저 없었다면 5할 승률 달성도 힘들었을지 모른다.
최악의 선수 – 자니 페랄타
세인트루이스에서 최악의 선수 한명을 꼽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12승을 달성하긴 했으나 5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아담 웨인라이트, 개막전 마무리투수로 낙점됐으나 계속되는 블론 세이브로 결국 셋업맨에서도 밀려난 오승환, 부상과 부진으로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했던 피스코티 등 총체적으로 ‘X맨’들이 존재했다.
그 중에서 한명을 꼽자면 시즌 중 방출이 된 자니 페랄타가 될 것이다. 페랄타는 지난해에도 부상으로 인해 시즌의 절반을 날려보냈다. 올해도 주전 3루수로 기대가 됐으나 부상과 부진으로 최악의 성적을 남기고 말았다.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할 당시 그의 역할은 수비보다는 공격에 치중한 유격수였다. 하지만 페랄타의 장타율은 매년 감소해 왔고 좋지 못한 수비로 인해 지난해부터 3루로 전향한 상태였다.
.300도 안되는 장타율의 3루수를 연봉 1,000만 달러나 주고 쓰기는 무리가 있다. 결국 페랄타는 팀으로부터 방출이 됐으며 나이를 감안했을 때 새 팀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가장 발전한 선수 – 폴 데용
세인트루이스는 몇 년째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화수분 야구로 통하고 있다. 2010년대 들어서면서 계속해서 뛰어난 유망주들을 배출해 냈다. 올해 또한 변함없이 젊은 재능을 발굴했는데 그 중 한 명이 폴 데용이다.
지난해 유격수로 깜짝 기용됐던 알레드미스 디아즈가 부진한 틈을 타 주전 유격수로 발탁된 선수가 바로 데용이다. 여느 세인트루이스의 야수 유망주들처럼 탑 유망주 출신이 아닌 데용은 착실하게 마이너리그 단계를 밟으면서 빅리그까지 올라왔다.
데용이 기록한 올해 성적은 .285/.325/.532 25홈런 65타점이다. 데용은 이런 깜짝 활약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 2위에 오르는 쾌거까지 이뤄냈다.
키 포인트 – 하얗게 불타버린 불펜
오승환, 케빈 시그리스트, 조나단 브록스턴, 맷 보우먼, 트레버 로젠탈 그리고 자크 듀크까지. 이 선수들은 지난해 세인트루이스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경기에 나온 투수들이다.
불펜투수 성적변화 (2016년 → 2017년)
오승환 76경기 ERA 1.92 → 62경기 ERA 4.10
시그리스트 67경기 ERA 2.77 → 46경기 ERA 4.81 (트레이드)
브록스톤 66경기 ERA 4.30 → 20경기 ERA 6.89 (방출)
보우먼 59경기 ERA 3.46 → 75경기 ERA 3.99
로젠탈 45경기 ERA 4.46 → 50경기 ERA 3.40 (토미존 수술)
듀크 81경기 ERA 2.36 → 27경기 ERA 3.93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한 불펜 투수 6명 중에 지난해보다 더 많은 경기에서 던진 투수는 보우먼과 로젠탈 뿐이다. 저 중에 보우먼이 가장 어린 투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더 많이 던진 것도 큰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로젠탈의 경우는 다르다. 지난해보다 분명히 나아진 성적이고 더 많은 경기에 등판을 했지만 결국 토미존 수술을 받고서 세인트루이스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한창 젊은 나이에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면서 매년 많은 경기에 나온 것이 드디어 터진 것이다.
오승환의 부진도 일본에서 누적된 피로도와 지난해 많이 던진 것이 결국 터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 매서니 감독 밑에서 이렇게 사라져 간 불펜 투수들이 매년 한두 명씩 등장한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2015년 가장 많은 연속일 등판을 했던 랜디 쵸트는 이후 메이저리그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으며, 2014년~2015년 2년 연속으로 70경기 이상 등판했던 세스 메이네스는 부상에 허덕이고 있다. 미첼 보그스는 매서니 감독이 첫 부임한 해에 팀에서 가장 많은 78경기에 등판했으나 이듬해 27경기에 나온 뒤 메이저리그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이번에 로젠탈이 위 선수들의 절차를 밟고 있는 듯하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인식 자체가 불펜 투수는 소모품이라는 인식이 강하긴 하지만 매서니 감독은 최근 트렌드에 맞지 않는 연속일 등판, 2이닝 이상 등판 등 다소 무리한 운용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총평
세인트루이스는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남기긴 했으나 내년 전망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선발 투수진에 랜스 린이 빠지긴 하지만 알렉스 레예스가 돌아올 예정이며 후반기에 올라온 루크 위버가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노리고 있다. 당장 선발 투수 쪽은 외부 영입 필요성이 낮다.
문제는 역시 불펜진이다. 당장 내년에 마무리 투수를 누구에게 맡겨야 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타일러 라이온스와 맷 보우먼, 브렛 시슬 정도가 남은 상황이다. 마이너리그에서 불펜 뎁스는 어찌어찌 채울 순 있겠지만 당장 마무리 투수를 올려 쓰긴 힘든 상황이다.
아직까지 불펜 투수 영입에 대한 루머는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지안카를로 스탠튼 트레이드 영입에 대한 소식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확실한 클린업 타자가 필요한 세인트루이스는 스탠튼 외에도 조쉬 도날슨 영입에도 관심을 보였었다.
세인트루이스는 몇 년째 그래왔듯이 내년에도 5할 이상의 성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불펜 뎁스를 두껍게 갖추지 못한다면 올해처럼 중요한 순간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 한번에 터져버린 불펜 투수진을 극복해내지 못한다면 내년에도 불펜 잔혹사는 계속될 수 있다.
야구공작소
김남우 칼럼니스트
기록 출처: Baseball Reference, Fangraphs, MLB.com, Roster Resource
시즌 최종 성적: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 (83승 79패)
[스포탈코리아] 2000년 이후 내셔널리그 최다승(1633승)을 달리고 있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2007년 이후 가장 적은 승수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으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2위 내에 들지 못한 것도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외야에서 장타력을 보여줬던 맷 할리데이와 브랜든 모스와의 계약이 끝난 뒤, 덱스터 파울러를 영입했다. 파울러를 중견수로 영입하게 되면서 랜달 그리척은 본래 포지션인 코너 외야로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불펜 보강으로 브렛 세실을 영입하면서 굵직한 외부 영입은 마무리 지었다. 마이크 매서니 감독의 불펜 운용 방식 자체가 투수들의 과부하가 많이 걸리는 방식이다 보니 불펜 투수의 보강은 필연적이다.
선발 투수 자원이 8명이나 됐던 세인트루이스는 하이메 가르시아를 트레이드했고 알렉스 레예스가 토미존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하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교통 정리가 되어버렸다.
팀내 최고 유망주였던 레예스의 이탈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부분의 매체에서 올해 최고의 투수 유망주로 꼽혔으며 이미 지난해 빅리그 적응을 마친 상태로 신인왕 후보가 유력한 선수였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의 두터운 선발 투수진은 레예스의 공백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팀의 에이스로 성장한 카를로스 마르티네즈는 팀에서 엘리트 투수의 기준과도 같은 200이닝과 200삼진을 달성했으며, FA 대박을 노리고 있는 랜스 린이 그 뒤를 받쳐줬다. 마이크 리크와 마이클 와카 또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남겼다. 실제로 세인트루이스의 선발진은 내셔널리그 이닝 4위, fWAR 5위를 기록하면서 지난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2016년 이닝 4위, fWAR 4위).
문제는 계속해서 주전 야수들이 잔부상에 시달렸다는 점이다. 주전 중견수로 영입한 파울러는 42일, 콜튼 웡 39일, 피스코티가 32일, 자니 페랄타가 30일간 DL에 이름을 올렸다. 파울러와 피스코티의 부상은 맷 아담스를 외야수로 기용하게 만들었고, 지난 2년간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중심타자로 발돋움한 피스코티는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을 남겼다(지난 2년간 OPS .815, 올해 OPS .708).
페랄타는 부상과 함께 성적 부진으로 인해 팀에서 방출이 됐으며 시즌 내내 자리를 지킨 그리척은 매년 타격 성적이 떨어지면서 전혀 성장하지 못했다. 만약 토미 팸의 등장이 없었다면 세인트루이스의 외야진은 리그 최하위가 됐을지도 모른다.
팀 상승세가 뒤늦게 시작된 점도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첫 세 달 동안 38승 41패로 5할도 되지 않았으나 7월 이후로는 45승 38패를 기록하면서 뒤늦게 발동이 걸려버렸다. 특히 8월초에는 8연승을 달리면서 8월 12일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공동 1위까지 올라섰으나 그날 이후 22승 23패의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기면서 최종 지구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최고의 선수 – 토미 팸
만 29세의 외야 유틸리티 선수인 토미 팸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외야진에서 잦은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올해 그의 모습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지난 2년 동안에도 괜찮은 선구안을 지녔지만 베테랑 외야수와 팀의 젊은 유망주들로 인해 많은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파울러와 피스코티의 부상 공백 또한 처음에는 팸이 아닌 아담스로 대체됐었다.
하지만 아담스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로 이적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경기에 투입되기 시작했고 팸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306/.411/.520 23홈런 25도루). A급 타자의 기준이라 볼 수 있는 타격 슬래시라인을 만들어냈고 20-20 클럽에 가입하면서 장타력과 주루 능력까지 뽐냈다. 올해 .300/.400/.500 이상에 20홈런 20도루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호세 알투베, 마이크 트라웃과 토미 팸, 단 3명에 불과하다.
팸은 타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수비를 평가하는 지표인 DRS와 UZR에서 각각 외야수 8위와 7위를 기록했으며 외야 보살도 8개를 잡아낼 정도로 강한 어깨를 과시했다.
공수에서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쳐 높은 fWAR를 기록했다. fWAR 5.9는 메이저리그 야수 중 10위이며, 메이저리그 외야수 중에선 5위를 기록했다. 팸보다 높은 순위의 타자 중에 그보다 적은 타석수를 기록한 타자는 트라웃 한명에 불과하다.
8월 초반 한때 지구 공동 1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것도 팸의 활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팸은 후반기에만 .317/.431/.546 14홈런 16도루로 MVP급 성적을 남겼다. 올해 세인트루이스 외야에 팸마저 없었다면 5할 승률 달성도 힘들었을지 모른다.
최악의 선수 – 자니 페랄타
세인트루이스에서 최악의 선수 한명을 꼽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12승을 달성하긴 했으나 5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아담 웨인라이트, 개막전 마무리투수로 낙점됐으나 계속되는 블론 세이브로 결국 셋업맨에서도 밀려난 오승환, 부상과 부진으로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했던 피스코티 등 총체적으로 ‘X맨’들이 존재했다.
그 중에서 한명을 꼽자면 시즌 중 방출이 된 자니 페랄타가 될 것이다. 페랄타는 지난해에도 부상으로 인해 시즌의 절반을 날려보냈다. 올해도 주전 3루수로 기대가 됐으나 부상과 부진으로 최악의 성적을 남기고 말았다.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할 당시 그의 역할은 수비보다는 공격에 치중한 유격수였다. 하지만 페랄타의 장타율은 매년 감소해 왔고 좋지 못한 수비로 인해 지난해부터 3루로 전향한 상태였다.
.300도 안되는 장타율의 3루수를 연봉 1,000만 달러나 주고 쓰기는 무리가 있다. 결국 페랄타는 팀으로부터 방출이 됐으며 나이를 감안했을 때 새 팀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가장 발전한 선수 – 폴 데용
세인트루이스는 몇 년째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화수분 야구로 통하고 있다. 2010년대 들어서면서 계속해서 뛰어난 유망주들을 배출해 냈다. 올해 또한 변함없이 젊은 재능을 발굴했는데 그 중 한 명이 폴 데용이다.
지난해 유격수로 깜짝 기용됐던 알레드미스 디아즈가 부진한 틈을 타 주전 유격수로 발탁된 선수가 바로 데용이다. 여느 세인트루이스의 야수 유망주들처럼 탑 유망주 출신이 아닌 데용은 착실하게 마이너리그 단계를 밟으면서 빅리그까지 올라왔다.
데용이 기록한 올해 성적은 .285/.325/.532 25홈런 65타점이다. 데용은 이런 깜짝 활약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 2위에 오르는 쾌거까지 이뤄냈다.
키 포인트 – 하얗게 불타버린 불펜
오승환, 케빈 시그리스트, 조나단 브록스턴, 맷 보우먼, 트레버 로젠탈 그리고 자크 듀크까지. 이 선수들은 지난해 세인트루이스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경기에 나온 투수들이다.
불펜투수 성적변화 (2016년 → 2017년)
오승환 76경기 ERA 1.92 → 62경기 ERA 4.10
시그리스트 67경기 ERA 2.77 → 46경기 ERA 4.81 (트레이드)
브록스톤 66경기 ERA 4.30 → 20경기 ERA 6.89 (방출)
보우먼 59경기 ERA 3.46 → 75경기 ERA 3.99
로젠탈 45경기 ERA 4.46 → 50경기 ERA 3.40 (토미존 수술)
듀크 81경기 ERA 2.36 → 27경기 ERA 3.93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한 불펜 투수 6명 중에 지난해보다 더 많은 경기에서 던진 투수는 보우먼과 로젠탈 뿐이다. 저 중에 보우먼이 가장 어린 투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더 많이 던진 것도 큰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로젠탈의 경우는 다르다. 지난해보다 분명히 나아진 성적이고 더 많은 경기에 등판을 했지만 결국 토미존 수술을 받고서 세인트루이스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한창 젊은 나이에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면서 매년 많은 경기에 나온 것이 드디어 터진 것이다.
오승환의 부진도 일본에서 누적된 피로도와 지난해 많이 던진 것이 결국 터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 매서니 감독 밑에서 이렇게 사라져 간 불펜 투수들이 매년 한두 명씩 등장한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2015년 가장 많은 연속일 등판을 했던 랜디 쵸트는 이후 메이저리그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으며, 2014년~2015년 2년 연속으로 70경기 이상 등판했던 세스 메이네스는 부상에 허덕이고 있다. 미첼 보그스는 매서니 감독이 첫 부임한 해에 팀에서 가장 많은 78경기에 등판했으나 이듬해 27경기에 나온 뒤 메이저리그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이번에 로젠탈이 위 선수들의 절차를 밟고 있는 듯하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인식 자체가 불펜 투수는 소모품이라는 인식이 강하긴 하지만 매서니 감독은 최근 트렌드에 맞지 않는 연속일 등판, 2이닝 이상 등판 등 다소 무리한 운용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총평
세인트루이스는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남기긴 했으나 내년 전망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선발 투수진에 랜스 린이 빠지긴 하지만 알렉스 레예스가 돌아올 예정이며 후반기에 올라온 루크 위버가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노리고 있다. 당장 선발 투수 쪽은 외부 영입 필요성이 낮다.
문제는 역시 불펜진이다. 당장 내년에 마무리 투수를 누구에게 맡겨야 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타일러 라이온스와 맷 보우먼, 브렛 시슬 정도가 남은 상황이다. 마이너리그에서 불펜 뎁스는 어찌어찌 채울 순 있겠지만 당장 마무리 투수를 올려 쓰긴 힘든 상황이다.
아직까지 불펜 투수 영입에 대한 루머는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지안카를로 스탠튼 트레이드 영입에 대한 소식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확실한 클린업 타자가 필요한 세인트루이스는 스탠튼 외에도 조쉬 도날슨 영입에도 관심을 보였었다.
세인트루이스는 몇 년째 그래왔듯이 내년에도 5할 이상의 성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불펜 뎁스를 두껍게 갖추지 못한다면 올해처럼 중요한 순간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 한번에 터져버린 불펜 투수진을 극복해내지 못한다면 내년에도 불펜 잔혹사는 계속될 수 있다.
야구공작소
김남우 칼럼니스트
기록 출처: Baseball Reference, Fangraphs, MLB.com, Roster Resour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