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그래프 시즌 예상 –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4위 (70승 92패)
시즌 최종 성적 –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 (86승 76패)
[스포탈코리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종료 하루 전인 9월 30일(현지시간), 밀워키 브루어스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7회까지 6-4로 앞서며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에 부풀었다. 밀워키가 이날 경기와 2일 최종전을 승리하고 콜로라도 로키스가 잔여 2경기에서 모두 패배하면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놓고 두 팀이 단판 승부를 벌이게 되는 상황. 그러나 8회 말 밀워키의 승리와 함께 포스트시즌 진출의 불씨를 지키기 위해 등판한 앤서니 스와잭은 연속으로 안타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10월의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를 향한 밀워키의 단꿈도 그것으로 끝이었다.
분투 끝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긴 했지만 밀워키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대 이변의 팀이었다. 시즌 중반을 넘긴 7월 25일까지 지구 1위를 지켰던 밀워키는 시카고 컵스에 자리를 내준 뒤에도 줄곧 NL 승률 상위권을 유지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실제 승수는 팬그래프 예상(70승 92패)보다 16승이나 많은 86승 76패. 리빌딩 중인 팀에 찾아온 보너스 같은 시즌이었다.
밀워키가 예상 밖으로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투타가 무난하게 조화를 이룬 덕분이었다. 특히 팀 ERA가 4.00으로 9위, 팀 세이브가 54개로 1위에 오르는 등 투수진의 활약이 돋보였다. 팀 득점 20위(732점), 팀 타율 19위(0.249)로 타격이 상대적으로 부진하긴 했지만 팀 홈런이 지난 시즌 194개(15위)에서 224개(7위)로 증가하며 장타력이 크게 향상됐다. 각각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트래비스 쇼, 에릭 테임즈, 도밍고 산타나 외에도 키언 브록스턴(20개), 라이언 브런(17개), 헤수스 아귈라(16개) 등이 고르게 홈런을 생산해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돼 팀을 이끌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밀워키의 실질적인 1선발이었던 지미 넬슨, 팀내 최상위권의 fWAR을 기록한 트래비스 쇼, 도밍고 산타나, 체이스 앤더슨, 코리 크네이블은 모두 30세 이하의 선수들이다. 자크 데이비스, 매니 피냐, 브렌트 수터, 올랜도 아르시아 등의 어린 선수들도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다. 시즌 후반에는 올 시즌 처음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은 조시 헤이더, 브렛 필립스 등 신인들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고의 선수 – 지미 넬슨
시즌 성적: 29경기 175.1이닝 12승 6패 ERA 3.49 199삼진 48볼넷 fWAR 4.9
넬슨은 그동안 묵혀 두었던 잠재력을 터뜨리면서 16패 투수에서 12승 1선발로 탈바꿈했다. 평범한 투수가 에이스로 각성하면서 흔히 뒤따르는 레퍼토리의 변경, 구속의 향상 등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대신 신체적으로는 투구 밸런스를 탐구하고 정신적으로는 ‘오버 피칭 자제’에 열중한 결과 막강한 구위를 살려 탈삼진 기계로 거듭날 수 있었다. 밀워키 선발투수가 10개 이상의 9이닝당 탈삼진(K/9)을 기록한 것은 2011년 잭 그레인키 이후 처음이며, 밀워키 자체 생산 투수 중에서는 2004년 벤 시츠 이후 최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9월 막바지, 1루로 귀루하기 위해 슬라이딩을 하던 넬슨은 어깨 관절와순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이는 밀워키의 막판 와일드카드 경쟁에 큰 타격을 줬지만 넬슨의 커리어에도 악영향을 미칠 거라는 점에서 더 심각한 문제다. 구단은 정확한 복귀 시점을 밝히는 대신 넬슨이 2018시즌의 대부분을 놓칠 것이라고만 전했다. 벤 시츠와 요바니 가야르도의 뒤를 잇는 프랜차이즈 에이스를 기다려온 팬들에겐 더 이상의 악재가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발전한 선수 – 도밍고 산타나
시즌 성적: 0.278 / 0.371 / 0.505 OPS 0.876 30홈런 178삼진 73볼넷 fWAR 3.3
2015년 카를로스 고메즈, 마이크 파이어스의 반대급부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넘어온 도밍고 산타나는 올해 브레이크아웃 시즌을 보냈다. 지난 시즌 77경기에 출전해 0.256/0.345/0.447의 슬래시라인을 기록한 산타나는 올 시즌 슬래시라인을 0.278/0.371/0.505까지 끌어올렸다. 타석당 탈삼진 비율(K%)은 32.4%에서 29.3%로 줄어든 대신 홈런은 11개에서 30개로 크게 늘었다. 15개의 도루로 호타준족의 면모까지 드러낸 산타나의 fWAR은 팀내 타자 중 트래비스 쇼에 이은 2위(3.3)였다.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컨택트 비율은 지난 시즌 70.5%, 올 시즌 70.3%로 비슷했다. 차이는 존 바깥쪽 공의 컨택트 비율(O-Contact%)에서 두드러졌다. 2015시즌 47.0%, 2016시즌 44.3%였던 산타나의 O-Contact%가 올 시즌 51.9%로 크게 향상된 것이다. 우완투수 상대 성적도 0.231/0.318/0.408에서 2017시즌 0.276/0.364/0.505로 향상됐다. 동시에 강한 타구의 비율(Hard%)은 2015시즌 32.3%에서 2016시즌 38.5%, 2017시즌 39.7%로 점차 상승했다.
산타나는 9월 0.301/0.383/0.663에 8홈런을 기록하며 와일드카드 경쟁을 진두지휘했다. 시즌 막바지의 호성적은 내년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주지만, 동시에 확장 로스터의 쉬운 투수들을 상대로 ‘스탯 관리’를 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산타나의 미래가 희망대로 흘러간다면 루이스 브린슨, 브렛 필립스 등이 대기하는 외야진을 두고 구단은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이다.
가장 실망스러운 선수 – 라이언 브런
시즌 성적: 0.268 / 0.336 / 0.487 OPS 0.823 17홈런 76삼진 38볼넷 fWAR 1.5
밀워키에 몇 남지 않은 프랜차이즈 스타 라이언 브런은 데뷔 이래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지난 시즌 0.305에 달하던 타율은 0.268로, 0.538에 달하던 장타율은 .487로 급락했다. 홈런 개수도 지난 시즌 30개에서 17개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fWAR은 약물 복용에 따른 징계로 61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던 2013년과 같은 1.5였다.
기존에도 부상이 잦았던 브런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상에 더욱 취약해지는 모양새다. 올 시즌에는 5월 왼쪽 종아리 염좌로 한 달 정도 부상자 명단(DL)에 올랐다. 문제는 6월에 부상에서 복귀한 뒤에도 성적이 좋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브런은 7월 한달 간 타율 0.264를 기록하더니 9월 타율은 0.258까지 떨어졌다. DL에 오를 정도는 아니었지만 브런은 오른쪽 팔의 근육 통증으로 송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브런을 둘러싼 트레이드 루머는 몇 년 전부터 끊이지 않았다. 리빌딩을 진행 중인 밀워키가 굳이 브런을 데리고 있기보다는 브런의 가치가 높을 때 유망주와 바꾸는 것이 낫다는 이유에서였다. 만약 브런이 팀에 남아 내년 시즌에도 비슷한 성적을 거둔다면 밀워키는 트레이드 타이밍을 놓쳤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브런은 2018시즌 2,000만 달러, 2019시즌 1,900만 달러, 2020시즌 1,700만 달러의 연봉으로 밀워키와 계약된 상태다.
‘무리하지 않겠다’던 스턴스의 달라진 태도
지미 넬슨의 공백이 예상되는 밀워키의 다음 시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올 시즌 선발진을 이끌었던 넬슨이 빠지는 데다가 하위 선발 로테이션의 구멍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맷 가자와 윌리 페랄타 같은 이름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 비로소 밀워키가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타격이 올 시즌처럼 괜찮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올 시즌에는 타순에 구멍이 생길 때마다 대체할 타자들이 한 명씩 나타나곤 했다. 테임즈가 뜨거운 시즌 초를 보낸 뒤 부진에 빠지자 트래비스 쇼와 헤수스 아귈라 등이 그 자리를 대신했고, 브런이 부상으로 이탈한 뒤에도 도밍고 산타나, 키언 브록스턴 등이 외야를 뒷받침했다. 밀워키 최대 타격 유망주인 루이스 브린슨, SK 와이번스의 ‘예비 사위’로 알려진 브렛 필립스 등이 내년 시즌에는 자리를 잡아줘야 하는 이유다.
지난 여름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밀워키의 행보는 야구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리빌딩 팀인 밀워키가 시즌 중반 뜻밖에 지구 1위를 달리면서 갑작스럽게 바이어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데이빗 스턴스 단장은 “보강을 절대 안 한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지출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윈-나우 전략’에 조심스레 선을 그었다.
그랬던 스턴스 단장의 태도가 달라졌다. 스턴스 단장은 오프시즌 거의 대부분의 인터뷰에서 선발투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달 GM 미팅을 앞두고는 “선발투수를 찾는 일은 아마도 야구판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우선순위일 것”이라며 “우리 팀을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더 가치 있게 해줄 선발이 있는지 찾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연봉총액 최하위로 충분한 ‘실탄’을 보유한 밀워키가 FA 선발인 제이크 아리에타, 랜스 린 등을 영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 여름에 이어 이번 겨울에도 야구팬들은 스턴스 단장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가을야구 문턱에서 좌절한 밀워키가 여름에 좀 더 보강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과 리빌딩 기조를 해치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공존하는 지금, 스턴스 단장은 좀 더 공격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보너스처럼 주어진 시즌에 ‘달리기’보다 다음 시즌 준비를 택한 스턴스 단장의 결정이 옳았는지는 내년에 증명될 것이다.
야구공작소
박효정 칼럼니스트
기록 출처: Fangraphs, MLB.com
시즌 최종 성적 –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 (86승 76패)
[스포탈코리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종료 하루 전인 9월 30일(현지시간), 밀워키 브루어스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7회까지 6-4로 앞서며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에 부풀었다. 밀워키가 이날 경기와 2일 최종전을 승리하고 콜로라도 로키스가 잔여 2경기에서 모두 패배하면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놓고 두 팀이 단판 승부를 벌이게 되는 상황. 그러나 8회 말 밀워키의 승리와 함께 포스트시즌 진출의 불씨를 지키기 위해 등판한 앤서니 스와잭은 연속으로 안타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10월의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를 향한 밀워키의 단꿈도 그것으로 끝이었다.
분투 끝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긴 했지만 밀워키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대 이변의 팀이었다. 시즌 중반을 넘긴 7월 25일까지 지구 1위를 지켰던 밀워키는 시카고 컵스에 자리를 내준 뒤에도 줄곧 NL 승률 상위권을 유지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실제 승수는 팬그래프 예상(70승 92패)보다 16승이나 많은 86승 76패. 리빌딩 중인 팀에 찾아온 보너스 같은 시즌이었다.
밀워키가 예상 밖으로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투타가 무난하게 조화를 이룬 덕분이었다. 특히 팀 ERA가 4.00으로 9위, 팀 세이브가 54개로 1위에 오르는 등 투수진의 활약이 돋보였다. 팀 득점 20위(732점), 팀 타율 19위(0.249)로 타격이 상대적으로 부진하긴 했지만 팀 홈런이 지난 시즌 194개(15위)에서 224개(7위)로 증가하며 장타력이 크게 향상됐다. 각각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트래비스 쇼, 에릭 테임즈, 도밍고 산타나 외에도 키언 브록스턴(20개), 라이언 브런(17개), 헤수스 아귈라(16개) 등이 고르게 홈런을 생산해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돼 팀을 이끌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밀워키의 실질적인 1선발이었던 지미 넬슨, 팀내 최상위권의 fWAR을 기록한 트래비스 쇼, 도밍고 산타나, 체이스 앤더슨, 코리 크네이블은 모두 30세 이하의 선수들이다. 자크 데이비스, 매니 피냐, 브렌트 수터, 올랜도 아르시아 등의 어린 선수들도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다. 시즌 후반에는 올 시즌 처음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은 조시 헤이더, 브렛 필립스 등 신인들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고의 선수 – 지미 넬슨
시즌 성적: 29경기 175.1이닝 12승 6패 ERA 3.49 199삼진 48볼넷 fWAR 4.9
넬슨은 그동안 묵혀 두었던 잠재력을 터뜨리면서 16패 투수에서 12승 1선발로 탈바꿈했다. 평범한 투수가 에이스로 각성하면서 흔히 뒤따르는 레퍼토리의 변경, 구속의 향상 등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대신 신체적으로는 투구 밸런스를 탐구하고 정신적으로는 ‘오버 피칭 자제’에 열중한 결과 막강한 구위를 살려 탈삼진 기계로 거듭날 수 있었다. 밀워키 선발투수가 10개 이상의 9이닝당 탈삼진(K/9)을 기록한 것은 2011년 잭 그레인키 이후 처음이며, 밀워키 자체 생산 투수 중에서는 2004년 벤 시츠 이후 최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9월 막바지, 1루로 귀루하기 위해 슬라이딩을 하던 넬슨은 어깨 관절와순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이는 밀워키의 막판 와일드카드 경쟁에 큰 타격을 줬지만 넬슨의 커리어에도 악영향을 미칠 거라는 점에서 더 심각한 문제다. 구단은 정확한 복귀 시점을 밝히는 대신 넬슨이 2018시즌의 대부분을 놓칠 것이라고만 전했다. 벤 시츠와 요바니 가야르도의 뒤를 잇는 프랜차이즈 에이스를 기다려온 팬들에겐 더 이상의 악재가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발전한 선수 – 도밍고 산타나
시즌 성적: 0.278 / 0.371 / 0.505 OPS 0.876 30홈런 178삼진 73볼넷 fWAR 3.3
2015년 카를로스 고메즈, 마이크 파이어스의 반대급부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넘어온 도밍고 산타나는 올해 브레이크아웃 시즌을 보냈다. 지난 시즌 77경기에 출전해 0.256/0.345/0.447의 슬래시라인을 기록한 산타나는 올 시즌 슬래시라인을 0.278/0.371/0.505까지 끌어올렸다. 타석당 탈삼진 비율(K%)은 32.4%에서 29.3%로 줄어든 대신 홈런은 11개에서 30개로 크게 늘었다. 15개의 도루로 호타준족의 면모까지 드러낸 산타나의 fWAR은 팀내 타자 중 트래비스 쇼에 이은 2위(3.3)였다.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컨택트 비율은 지난 시즌 70.5%, 올 시즌 70.3%로 비슷했다. 차이는 존 바깥쪽 공의 컨택트 비율(O-Contact%)에서 두드러졌다. 2015시즌 47.0%, 2016시즌 44.3%였던 산타나의 O-Contact%가 올 시즌 51.9%로 크게 향상된 것이다. 우완투수 상대 성적도 0.231/0.318/0.408에서 2017시즌 0.276/0.364/0.505로 향상됐다. 동시에 강한 타구의 비율(Hard%)은 2015시즌 32.3%에서 2016시즌 38.5%, 2017시즌 39.7%로 점차 상승했다.
산타나는 9월 0.301/0.383/0.663에 8홈런을 기록하며 와일드카드 경쟁을 진두지휘했다. 시즌 막바지의 호성적은 내년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주지만, 동시에 확장 로스터의 쉬운 투수들을 상대로 ‘스탯 관리’를 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산타나의 미래가 희망대로 흘러간다면 루이스 브린슨, 브렛 필립스 등이 대기하는 외야진을 두고 구단은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이다.
가장 실망스러운 선수 – 라이언 브런
시즌 성적: 0.268 / 0.336 / 0.487 OPS 0.823 17홈런 76삼진 38볼넷 fWAR 1.5
밀워키에 몇 남지 않은 프랜차이즈 스타 라이언 브런은 데뷔 이래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지난 시즌 0.305에 달하던 타율은 0.268로, 0.538에 달하던 장타율은 .487로 급락했다. 홈런 개수도 지난 시즌 30개에서 17개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fWAR은 약물 복용에 따른 징계로 61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던 2013년과 같은 1.5였다.
기존에도 부상이 잦았던 브런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상에 더욱 취약해지는 모양새다. 올 시즌에는 5월 왼쪽 종아리 염좌로 한 달 정도 부상자 명단(DL)에 올랐다. 문제는 6월에 부상에서 복귀한 뒤에도 성적이 좋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브런은 7월 한달 간 타율 0.264를 기록하더니 9월 타율은 0.258까지 떨어졌다. DL에 오를 정도는 아니었지만 브런은 오른쪽 팔의 근육 통증으로 송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브런을 둘러싼 트레이드 루머는 몇 년 전부터 끊이지 않았다. 리빌딩을 진행 중인 밀워키가 굳이 브런을 데리고 있기보다는 브런의 가치가 높을 때 유망주와 바꾸는 것이 낫다는 이유에서였다. 만약 브런이 팀에 남아 내년 시즌에도 비슷한 성적을 거둔다면 밀워키는 트레이드 타이밍을 놓쳤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브런은 2018시즌 2,000만 달러, 2019시즌 1,900만 달러, 2020시즌 1,700만 달러의 연봉으로 밀워키와 계약된 상태다.
‘무리하지 않겠다’던 스턴스의 달라진 태도
지미 넬슨의 공백이 예상되는 밀워키의 다음 시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올 시즌 선발진을 이끌었던 넬슨이 빠지는 데다가 하위 선발 로테이션의 구멍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맷 가자와 윌리 페랄타 같은 이름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 비로소 밀워키가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타격이 올 시즌처럼 괜찮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올 시즌에는 타순에 구멍이 생길 때마다 대체할 타자들이 한 명씩 나타나곤 했다. 테임즈가 뜨거운 시즌 초를 보낸 뒤 부진에 빠지자 트래비스 쇼와 헤수스 아귈라 등이 그 자리를 대신했고, 브런이 부상으로 이탈한 뒤에도 도밍고 산타나, 키언 브록스턴 등이 외야를 뒷받침했다. 밀워키 최대 타격 유망주인 루이스 브린슨, SK 와이번스의 ‘예비 사위’로 알려진 브렛 필립스 등이 내년 시즌에는 자리를 잡아줘야 하는 이유다.
지난 여름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밀워키의 행보는 야구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리빌딩 팀인 밀워키가 시즌 중반 뜻밖에 지구 1위를 달리면서 갑작스럽게 바이어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데이빗 스턴스 단장은 “보강을 절대 안 한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지출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윈-나우 전략’에 조심스레 선을 그었다.
그랬던 스턴스 단장의 태도가 달라졌다. 스턴스 단장은 오프시즌 거의 대부분의 인터뷰에서 선발투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달 GM 미팅을 앞두고는 “선발투수를 찾는 일은 아마도 야구판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우선순위일 것”이라며 “우리 팀을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더 가치 있게 해줄 선발이 있는지 찾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연봉총액 최하위로 충분한 ‘실탄’을 보유한 밀워키가 FA 선발인 제이크 아리에타, 랜스 린 등을 영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 여름에 이어 이번 겨울에도 야구팬들은 스턴스 단장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가을야구 문턱에서 좌절한 밀워키가 여름에 좀 더 보강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과 리빌딩 기조를 해치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공존하는 지금, 스턴스 단장은 좀 더 공격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보너스처럼 주어진 시즌에 ‘달리기’보다 다음 시즌 준비를 택한 스턴스 단장의 결정이 옳았는지는 내년에 증명될 것이다.
야구공작소
박효정 칼럼니스트
기록 출처: Fangraphs, ML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