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지난 11월 19일 일본에 7:0으로 패배하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이 막을 내렸다. 이 날 김성욱은 좌익수 위치에서 홈으로 뛰어드는 주자를 아웃시키는 좋은 수비를 보여주며 감탄을 자아냈다. 하지만 그의 이번 대회 타격 성적은 볼넷 조차 없이 5타수 무안타로 전혀 눈에 띄지 못했다.
김성욱은 2016년 가장 눈에 띄는 타자 중 하나였다. 이전부터 김경문 감독이 그에게 선물하는 기회가 누구보다 많았기 때문에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의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의 후반기 활약을 지켜 본 사람들은 김성욱이 2017 시즌에는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입 모아 예측했고 NC의 주전 중견수는 물론 나아가 20(홈런)-20(도루)까지도 할 수 있는 타자라고 평가했다.
깜짝 활약의 2016 vs. 기대 이하의 2017
2015년까지 통산 홈런을 4개 기록한 타자가 2016년에 15개의 홈런을 칠 것이라고 누가 쉬이 기대를 할까. 그만큼 김성욱의 괄목할 만한 성적 향상은 야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물론 김성욱이 2016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은 아니다. 2016년 6월 시즌 첫 홈런을 치기 전까지 팬들에게 김성욱은 ‘칠푼이’였고 김경문 감독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양아들’과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6월 이후의 김성욱은 결정적인 순간에 홈런으로 팀의 승리를 이끄는 보물 같은 존재가 되었다. 거기에 김성욱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를 기반으로 한 송구는 여전히 유효했다. 그래서 장타력과 빠른 발로 20-20을 할 수 있는 가능성과 좋은 수비를 기대할 수 있는 외야수, 그것이 팬들이 기대하는 2017년의 김성욱이었다.
하지만 2017 시즌이 시작하자 그 기대는 모두 무너졌다. 팀에서 구상하던 2017 시즌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되었다. 기대하던 홈런은커녕 안타도 치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타석에서 물러나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시즌 시작 전 그의 자리라고 예상되었던 주전 중견수 자리는 결국 팀의 시즌 구상에서 제외되다시피 한 이종욱에게 다시 돌아갔다. 김성욱의 역할은 주전 중견수에서 경기 막판 출전하는 대수비로 전락했고 2016 시즌동안 한 번도 찾지 않았던 고양 다이노스를 두 번이나 방문했다. 첫 홈런은 6월 22일이 되어서야 나왔고 20홈런을 기대받던 타자는 6홈런으로 시즌을 마쳤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
김성욱의 기록에서 2016년과 2017년에 가장 크게 변화한 부분은 FO/GO (뜬공아웃/땅볼아웃) 이다. 1.04에서 1.79(리그 평균 0.94)로 큰 변화가 눈에 띈다. FO/GO가 큰 타자들 중에는 홈런 타자가 많다. 홈런을 치기 위해서는 공을 띄워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성욱은 작년 시즌을 마친 후 ‘2016 시즌을 본인의 방향성을 찾은 시즌이며 코칭 스태프와 논의하여 이후로도 방향을 중장거리 타자로 정했다’고 인터뷰했다. 이런 변화의 결과 중 하나가 높아진 FO/GO라고 예상할 수 있다.
전반기 성적을 보면 김성욱이 얼마나 공을 띄우는 데 주력했는지 보인다. 김성욱은 전반기에 땅볼아웃을 34번 당하는 동안 뜬공아웃을 70번 당했다. 그리고 전반기 209타석에 들어서서 겨우 42개의 안타만을 쳤는데 그 중에 14개가 2루타였다. 이렇듯 공을 띄워서 장타를 늘리겠다는 변화의 시도는 좋았지만, 홈런을 치기 위한 ‘강한 뜬 공 타구’가 부족했다. 김성욱은 2017 시즌 동안 그러한 타구를 많이 만들지 못했고 그가 타격한 공이 외야 한가운데에서 잡히는 상황을 많이 연출했다.
하지만 뜬 공의 증가로 인한 아쉬운 결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땅볼이 줄어든 것으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 2016 시즌 김성욱은 적은 타석수(348타석)에도 불구하고 15개의 병살타를 기록했다. 병살타율(병살타 상황에서 병살타를 친 비율)도 15.8%로 리그 평균이었던 9.5%를 크게 상회했다. 하지만 올 시즌 공을 띄우려는 노력을 통해 땅볼의 비율이 줄어들면서 병살타도 15개에서 4개(병살타율 5.6%)로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전반기에는 공을 띄우는 것을 신경쓰느라 적응하는 것에 애를 먹은 듯한 성적이었지만 차츰 그 변화에 적응하면서 후반기에는 성적이 전반기에 비해 좋아진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9월에는 59타석에서 5개의 홈런과 0.979에 달하는 OPS를 기록했다. 한 시즌동안 그가 신경 쓴 듯한 높은 뜬 공 비율도 그대로 유지되면서 세운 기록이다. 이것이 바로 시즌 전 팀과 팬들이 기대한 김성욱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리그 평균과 비슷한 배트 적극성에도 불구하고 77.8%로 낮은 컨택%(리그 평균 80.1%)나 리그 평균보다 떨어지는 선구안 등이 김성욱의 단점으로 여겨진다. 쉽게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든 부분이지만 그가 가진 장점을 지금보다 더 인정받기 위해서는 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두 시즌 동안 김성욱에게 팀 내 가장 큰 라이벌은 김준완이었다. 타석에서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이지만 두 명 모두 리그에서 손꼽히는 수비 실력으로 팀 내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그런데 2018 시즌에 김준완이 병역 문제 해결을 위해 자리를 비운다. 분명히 김성욱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팀 내에서 2016, 2017 시즌동안 김성욱이 받은 기회가 압도적으로 많고 보여준 것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기회가 영원할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김성욱이 기대 이하의 모습을 계속해서 보인다면 좋은 수비를 보여준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다.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에 출전한 우리나라의 타자 13명 중에는 좌타자가 8명이었다. 특히 외야수로 출전한 5명중 4명이 좌타자이다. 김성욱은 그 나머지 한 명의 우타자로 출전했다. 장타력을 보유한 우타 외야수가 귀한 상황에서 김성욱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은 매력적이다. 2017 시즌 도전한 변화를 다음 시즌에는 그만의 스타일로 잘 정착시켜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꽃 피울 수 있을지, 아니면 매년마다 시즌 막바지에만 좋은 성적을 내는 타자로 남을지는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야구공작소
박주현 칼럼니스트
기록 출처: STATIZ
김성욱은 2016년 가장 눈에 띄는 타자 중 하나였다. 이전부터 김경문 감독이 그에게 선물하는 기회가 누구보다 많았기 때문에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의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의 후반기 활약을 지켜 본 사람들은 김성욱이 2017 시즌에는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입 모아 예측했고 NC의 주전 중견수는 물론 나아가 20(홈런)-20(도루)까지도 할 수 있는 타자라고 평가했다.
깜짝 활약의 2016 vs. 기대 이하의 2017
2015년까지 통산 홈런을 4개 기록한 타자가 2016년에 15개의 홈런을 칠 것이라고 누가 쉬이 기대를 할까. 그만큼 김성욱의 괄목할 만한 성적 향상은 야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물론 김성욱이 2016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은 아니다. 2016년 6월 시즌 첫 홈런을 치기 전까지 팬들에게 김성욱은 ‘칠푼이’였고 김경문 감독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양아들’과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6월 이후의 김성욱은 결정적인 순간에 홈런으로 팀의 승리를 이끄는 보물 같은 존재가 되었다. 거기에 김성욱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를 기반으로 한 송구는 여전히 유효했다. 그래서 장타력과 빠른 발로 20-20을 할 수 있는 가능성과 좋은 수비를 기대할 수 있는 외야수, 그것이 팬들이 기대하는 2017년의 김성욱이었다.
하지만 2017 시즌이 시작하자 그 기대는 모두 무너졌다. 팀에서 구상하던 2017 시즌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되었다. 기대하던 홈런은커녕 안타도 치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타석에서 물러나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시즌 시작 전 그의 자리라고 예상되었던 주전 중견수 자리는 결국 팀의 시즌 구상에서 제외되다시피 한 이종욱에게 다시 돌아갔다. 김성욱의 역할은 주전 중견수에서 경기 막판 출전하는 대수비로 전락했고 2016 시즌동안 한 번도 찾지 않았던 고양 다이노스를 두 번이나 방문했다. 첫 홈런은 6월 22일이 되어서야 나왔고 20홈런을 기대받던 타자는 6홈런으로 시즌을 마쳤다.
무슨 차이가 있을까?
김성욱의 기록에서 2016년과 2017년에 가장 크게 변화한 부분은 FO/GO (뜬공아웃/땅볼아웃) 이다. 1.04에서 1.79(리그 평균 0.94)로 큰 변화가 눈에 띈다. FO/GO가 큰 타자들 중에는 홈런 타자가 많다. 홈런을 치기 위해서는 공을 띄워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성욱은 작년 시즌을 마친 후 ‘2016 시즌을 본인의 방향성을 찾은 시즌이며 코칭 스태프와 논의하여 이후로도 방향을 중장거리 타자로 정했다’고 인터뷰했다. 이런 변화의 결과 중 하나가 높아진 FO/GO라고 예상할 수 있다.
전반기 성적을 보면 김성욱이 얼마나 공을 띄우는 데 주력했는지 보인다. 김성욱은 전반기에 땅볼아웃을 34번 당하는 동안 뜬공아웃을 70번 당했다. 그리고 전반기 209타석에 들어서서 겨우 42개의 안타만을 쳤는데 그 중에 14개가 2루타였다. 이렇듯 공을 띄워서 장타를 늘리겠다는 변화의 시도는 좋았지만, 홈런을 치기 위한 ‘강한 뜬 공 타구’가 부족했다. 김성욱은 2017 시즌 동안 그러한 타구를 많이 만들지 못했고 그가 타격한 공이 외야 한가운데에서 잡히는 상황을 많이 연출했다.
하지만 뜬 공의 증가로 인한 아쉬운 결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땅볼이 줄어든 것으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 2016 시즌 김성욱은 적은 타석수(348타석)에도 불구하고 15개의 병살타를 기록했다. 병살타율(병살타 상황에서 병살타를 친 비율)도 15.8%로 리그 평균이었던 9.5%를 크게 상회했다. 하지만 올 시즌 공을 띄우려는 노력을 통해 땅볼의 비율이 줄어들면서 병살타도 15개에서 4개(병살타율 5.6%)로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전반기에는 공을 띄우는 것을 신경쓰느라 적응하는 것에 애를 먹은 듯한 성적이었지만 차츰 그 변화에 적응하면서 후반기에는 성적이 전반기에 비해 좋아진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9월에는 59타석에서 5개의 홈런과 0.979에 달하는 OPS를 기록했다. 한 시즌동안 그가 신경 쓴 듯한 높은 뜬 공 비율도 그대로 유지되면서 세운 기록이다. 이것이 바로 시즌 전 팀과 팬들이 기대한 김성욱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리그 평균과 비슷한 배트 적극성에도 불구하고 77.8%로 낮은 컨택%(리그 평균 80.1%)나 리그 평균보다 떨어지는 선구안 등이 김성욱의 단점으로 여겨진다. 쉽게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든 부분이지만 그가 가진 장점을 지금보다 더 인정받기 위해서는 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두 시즌 동안 김성욱에게 팀 내 가장 큰 라이벌은 김준완이었다. 타석에서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이지만 두 명 모두 리그에서 손꼽히는 수비 실력으로 팀 내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그런데 2018 시즌에 김준완이 병역 문제 해결을 위해 자리를 비운다. 분명히 김성욱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팀 내에서 2016, 2017 시즌동안 김성욱이 받은 기회가 압도적으로 많고 보여준 것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기회가 영원할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김성욱이 기대 이하의 모습을 계속해서 보인다면 좋은 수비를 보여준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다.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에 출전한 우리나라의 타자 13명 중에는 좌타자가 8명이었다. 특히 외야수로 출전한 5명중 4명이 좌타자이다. 김성욱은 그 나머지 한 명의 우타자로 출전했다. 장타력을 보유한 우타 외야수가 귀한 상황에서 김성욱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은 매력적이다. 2017 시즌 도전한 변화를 다음 시즌에는 그만의 스타일로 잘 정착시켜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꽃 피울 수 있을지, 아니면 매년마다 시즌 막바지에만 좋은 성적을 내는 타자로 남을지는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야구공작소
박주현 칼럼니스트
기록 출처: STAT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