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진 뒤에야 봄이었음을 압니다 [이범호 강렬했던 만루홈런 순간들]
입력 : 2019.06.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은경 기자= KIA 타이거즈의 이범호(38)가 은퇴를 선언했다.

KIA 구단은 지난 17일 “이범호가 구단과 면담을 하고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발표했다. 이범호는 최근 햄스트링 부상 등 잦은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지난달부터 2군에 머물고 있었다. 이범호는 7월 13일 광주 한화전에서 은퇴식을 할 예정이다.

이범호는 2000년 한화 이글스에서 데뷔한 프로 20년차 베테랑이다. 그는 2011년 KIA로 팀을 옮겼다. 통산 1995경기에서 타율 0.271 329홈런 1125타점을 기록했다.

이범호라는 이름 앞에는 ‘만루홈런의 사나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는 개인 통산 만루홈런 17개로 이 부문 KBO리그 역대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만루홈런 17개는 메이저리그에 대입해 봐도 올타임 공동 7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메이저리그 1위 기록은 25개를 쳤던 알렉스 로드리게즈가 보유하고 있다.

이범호는 만루홈런을 만들어낸 숫자도 많지만, 유독 인상적이고 짜릿한 만루홈런의 주인공이 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범호는 만루만 되면 강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만루홈런에 대해 “앞에서 선수들이 출루해준 덕분”이라고 늘 말하곤 했다. 이범호의 인상적인 만루홈런 장면을 다시 한 번 돌아봤다.



16호 ‘한국시리즈 우승 가져온 극적인 홈런’

2017년 10월30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나온 만루홈런. 이범호를 떠올릴 때 팬들이 가장 많이 기억하는 만루홈런이기도 하고, 이때의 만루홈런에 대해 ‘전율을 느꼈다’고 말하는 KIA 팬들이 많다.

이범호는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겼다. KIA가 1-0으로 앞선 3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그랜드슬램이 터졌다. 이범호는 이 만루홈런 전까지 시리즈에서 극심한 타격 부진을 보였지만 결국 만루홈런으로 이름값을 해냈다. 5차전에서 KIA가 7-6으로 승리하면서 이범호는 만루홈런 덕분에 우승반지를 꼈다.



13호 ‘신기록의 그 홈런’

2015년 10월 3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 이범호는 0-0이던 1회 무사 만루 기회에서 우월 홈런을 날렸다. 상대 투수 유희관은 당시 ‘느림의 미학’으로 불리며 승승장구하고 있었으나 1회에 만루홈런을 맞으며 충격의 조기강판까지 당했다.

이 홈런으로 이범호는 통산 13번째 만루홈런을 기록, 종전 이 부문 공동선두를 나눠가졌던 심정수(만루홈런 12개)를 넘어서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2015시즌에만 이범호는 만루홈런 3개를 쳤다. 이 경기에 앞서 4월 4일 KT 위즈전, 5월 10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도 만루홈런을 기록했다.

17호 ‘영양만점 마지막 만루포’

2018년 9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이범호는 17호 만루홈런을 쳐냈다. 당시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경쟁이 뜨거웠던 시기였다. 이범호는 2-2로 맞선 8회 1사 만루에서 왼쪽 담장을 넘겼다. 상대 투수는 정찬헌.

이미 이전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굵직한 인상을 남긴 만루포를 때려낸 터라 위기의 순간에 또 한 번 터진 이범호의 해결사 본능에 팬들이 또 한 번 열광했다. 하필 이날은 LG 봉중근의 은퇴식이 열렸던 날이었다. 이범호의 만루홈런이 본의 아니게 상대팀 스타 플레이어의 퇴장 분위기에 재를 뿌린 셈이 되면서 두고두고 이야기를 남겼다.

사진=뉴시스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