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가’ 이치로, 영어 연설도 연습 “팬에게 마음 전달”
입력 : 2019.09.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현세 기자= 스즈키 이치로는 올 시즌 일본 도쿄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개막 시리즈를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고국 일본 팬 앞에서는 작별을 고했지만, 10년 넘게 몸담던 친정 시애틀 매리너스 팬과는 인사가 늦었다.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시애틀 T모바일파크. 구단 측은 프랜차이즈 공로상을 수여하는 자리를 마련했고, 이치로도 시애틀 팬과 정식으로 작별을 준비했다. 이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경기 전 그라운드에는 구단 임직원 및 감독, 코치진, 그리고 선수단이 그와 만나기 위해 모두 모였다.

이치로는 도쿄돔에서 은퇴를 발표할 때 눈물을 보인 기쿠치 유세이와 디 고든에게 먼저 “오늘은 울지 마라”라고 장난스레 말하며 운을 뗐다. 그러고는 “도쿄에서 은퇴하면서 마음이 개운치는 않았다”며 “시애틀의 멋진 팬들이 그곳에는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치로는 “스물일곱이던 2001년, 이곳에 처음 왔을 때는 몸집도 작고 무명이었다. 나를 받아 들일 수 없는 많은 이유가 있었는데도 여러분은 날 반겨줬고, 다시 돌아왔을 때도 환영해줬다. 2018년 다시 돌아온 것도 팬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맙습니다, 시애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와 함께한 19년을 돌아보기도 했다. 이치로는 “경력 가운데 자랑할 게 있다면 2001년 처음 온 그날부터 2019년 마지막 날까지 매일 도전했고, 극복했으며, 항상 열정을 품어 온 것이다”라고 말하고는 “내가 사랑하는 도시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준 시애틀의 모든 이에게 영원히 감사한 마음을 갖겠다. 끊임없이 지원해준 가족도 참 고맙다”면서 인사를 마쳤다.

일본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이치로는 영어 연설문의 모든 작문을 스스로 했다고 한다. 현역 시절 통역과 함께하던 터라 의미가 남달랐다. 연설이 끝나고 이치로는 “서로 하는 말은 다르지만, 마음은 꼭 전하고 싶었다. 그런 마음으로 단상에 섰다”며 “일본어로 먼저 쓰고서 영어로 번역하는데 어색한 부분이 있으니 연설 당일 오후까지도 다듬고 연습했다”고 말했다.

구단은 예우를 갖췄고, 이치로도 그에 걸맞는 연설을 했다. 경기장에 모인 2만 명의 팬도 박수로 화답했다. 메이저리그 19시즌 통산 2,653경기에서 3,089안타를 친 선수를 향한 대우였다. 시애틀 존 스탠튼 회장은 “이치로 씨, 쿠퍼스타운(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소재지)에서 보길 기대하고 있겠네”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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