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 중 다행’ NC, 구창모 쓰러지니 김영규 일어섰다
입력 : 2019.09.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잠실] 허윤수 기자= NC 다이노스가 위기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NC는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깜짝 선발 등판해 완봉승을 거둔 김영규의 활약에 힘입어 3-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2연패에서 탈출한 NC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김영규는 9이닝 7피안타 무실점 8탈삼진 무사사구를 기록하며 2000년생 첫 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NC는 이날 경기를 하루 앞두고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구창모를 1군에서 말소했다. 그리고 신인 김영규를 콜업했다. NC 이동욱 감독은 구창모의 몸 상태에 대해 “아직 몸이 좋지 않다. 당분간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와일드카드 결정전 명단 포함 여부는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씁쓸함을 전했다.

구창모는 올 시즌 23경기에 나서 10승 7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하며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8월 잠시 주춤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토종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뽐내며 1승 평균자책점 2.19로 가을 야구를 기대케 했다. 하지만 허리 부상으로 기세가 꺾이며 출전 여부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 선발 카드로 마운드에 오른 김영규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올 시즌 초 6경기에 나와 4승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내 연거푸 부진하며 구원으로 보직을 옮겼다. 이후에도 확신을 심어주지 못한 김영규는 1군과 2군을 오갔다. 그러던 중 구창모의 부상으로 이날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았다.

4개월 만의 선발 임무였지만 김영규는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1회 1사 1루에서는 페게로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에는 연속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 2루 위기에서 유강남과 구본혁을 각각 땅볼과 삼진으로 잡아냈다.

9회에는 선두 타자 신민재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견제를 통해 도루를 시도하던 주자를 잡아내며 스스로 위기를 지웠다.

경기 후 이 감독도 김영규의 활약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5~6이닝 정도만 생각했는데 완봉으로 막았다. 대단하다는 말밖에 생각나지 않는다”라며 감탄했다.

정작 주인공인 김영규는 담담했다. “아직 믿기지 않는다. 평소 승리와 비슷한 느낌이다. 2군에서 슬라이더 구위 회복에 중점을 둔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라며 호투의 비결을 밝혔다.

무사사구 완봉승이란 호투를 펼쳤지만 당장 김영규가 구창모를 대체하거나 가을 야구 엔트리에 포함된다는 보장은 없다. 이 감독도 그 부분에 대해선 고민하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하지만 단기전을 앞둔 상황에서 김영규의 활약은 NC의 선택지를 더욱 다양하게 만들었다. 걱정으로 고민이 시작됐지만 또 하나의 가능성을 발견한 NC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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