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큰일났다! '15타수 무안타' 진짜 천적 레일리, NL 서부지구 향하나...''ARI 불펜에 필요'' 美 매체
입력 : 2025.04.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KBO리그 시절 약점을 거의 찾을 수 없는 타자였던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도 '천적'은 있었다. 2015년부터 5시즌 동안 롯데 자이언츠의 좌완 에이스로 활약했던 브룩스 레일리(37)가 그 주인공이다. 이정후는 레일리를 상대로 통산 15타수 무안타 1볼넷 1사구 6삼진으로 철저히 압도당했다. 까다로운 투구 폼에서 나오는 투심과 슬라이더에 고전했던 이정후는 아예 레일리가 등판하는 날 라인업에서 빠질 정도로 '공포증'에 시달렸다.

지난해 이정후가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면서 두 선수의 재대결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레일리가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로 시즌 아웃되며 만남이 불발됐다.


적지 않은 나이에 팔꿈치 수술까지 받은 레일리는 쉽지 않은 재활 과정을 거쳐 다시 빅리그 마운드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의 윌 새먼은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SNS를 통해 "FA 선수이자 전 뉴욕 메츠 불펜 투수인 레일리가 텍사스주 알링턴에 있는 한 스포츠 의학센터에서 최소 12개의 MLB 구단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불펜 세션을 가졌다"라고 전했다.

전직 마이너리거이자 투수코치로 활동 중인 존 민콘에 따르면 레일리는 이날 체인지업, 스위퍼 등을 섞어가며 30구를 소화했고, 패스트볼 구속은 시속 89~91마일(약 143.2~146.5km) 정도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MLB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200순위로 시카고 컵스의 지명을 받은 레일리는 2012년 빅리그에 데뷔, 2013년까지 두 시즌 동안 14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7.04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15시즌을 앞두고 KBO리그 롯데와 계약을 맺은 레일리는 5시즌(2015~2019) 통산 48승 53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하며 롯데의 좌완 에이스로 활약했다.


2020년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돌아온 레일리는 빅리그 복귀에 성공했으나 4경기 평균자책점 9.00으로 부진했다. 그해 8월 양도 지명(DFA) 조처된 레일리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그는 17경기 1패 6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2021년 58경기 2승 3패 10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78로 데뷔 첫 10홀드를 기록하며 주가를 높인 레일리는 시즌 종료 후 2년 1,000만 달러의 FA 계약을 맺고 탬파베이 레이스로 팀을 옮겼다. 그는 2022년 60경기 1승 2패 25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2.68의 특급 성적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좌완 불펜으로 떠올랐다.


2022시즌 종료 후 트레이드를 통해 뉴욕 메츠로 이적한 레일리는 2023년 66경기 1승 2패 25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2년 연속 2점대 평균자책점, 20홀드 이상을 거둔 특급 좌완 불펜을 놓치지 않기 위해 메츠는 650만 달러의 구단 옵션을 실행했다.

지난해 레일리는 부상 전까지 8경기서 1승 4홀드, 7이닝 무실점으로 '미스터 제로'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4월 20일 LA 다저스전(⅔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이후 팔꿈치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FA 신분이 된 레일리의 불펜 세션을 보기 위해 수많은 구단 관계자들이 모일 정도로 그를 향한 관심은 뜨겁다. 미국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레일리는 2024년 메츠서 빅리그 마지막 등판을 가진 뒤 5월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현재로서는 레일리가 올 시즌 후반기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구단들에는 매력적인 영입이 될 것이다"라고 그의 재취업 가능성을 언급했다.

레일리의 유력 행선지 중 하나로 꼽히는 팀이 공교롭게도 이정후가 뛰고 있는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에 속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다.

'SI'는 "레일리는 애리조나의 좌완 불펜 뎁스를 보강할 수 있는 카드다. 그는 커리어 통산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191로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라며 "A.J. 퍽의 부상으로 애리조나의 좌완 불펜진이 약해졌다. 현재 불펜에 남은 유일한 좌투수는 제일런 빅스뿐이다. 팀 내 자원들을 살펴봐도 선택지가 많지 않다. 결국 애리조나는 불펜 보강을 위해 외부 영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매체는 "짧은 시간 내에 당장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좌완 불펜이 필요한 애리조나로서는 그의 커리어를 고려할 때 도박을 걸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라며 "부상 경력이 있는 36세 불펜투수와의 계약은 위험 부담이 있지만, 애리조나의 투수진을 고려하면 더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라고 레일리 영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만약 'SI'의 주장대로 애리조나가 레일리를 영입하게 된다면 같은 지구에 속한 이정후와 맞대결을 피할 수 없다. '좌타자 킬러'인 레일리는 경기 후반 이정후의 타석을 앞두고 투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술 후 레일리의 기량이 얼마나 회복됐을지는 미지수다. 이정후도 KBO리그 시절보다 업그레이드된 기량으로 MLB 무대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올 시빅릭즌 좌투수 상대 타율 0.406 2홈런 8타점 OPS 1.143으로 오히려 '좌승사자'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과연 레일리가 이번 시즌 중으로 빅리그에 복귀해 이정후와 맞대결이 성사될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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