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고척] 허윤수 기자= 키움 히어로즈에 9회는 약속의 이닝이었다.

키움은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19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5-4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키움은 시리즈 전적을 2승의 우위를 안은 채 잠실로 향하게 됐다.

전날 2안타 빈공에 시달린 것을 갚아주기라도 하듯 초반부터 LG 방망이가 활발하게 움직였다. 1회 김민성의 2루타에 이어 이형종의 안타로 1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에 김현수의 1타점 적시타가 더해지며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채은성이 1루 방면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지만 박병호의 기가 막힌 호수비가 나오며 순식간에 아웃 카운트 2개와 함께 이닝이 종료됐다.

LG는 2회에도 키움 선발 요키시를 괴롭혔다. 2사 후 정주현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구본혁의 안타가 나왔다. 이어 이천웅과 김민성이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밀어내기로 한 점을 추가했다.

LG가 결국 요키시를 끌어내렸다. 3회 1사 후 채은성과 박용택의 연속 안타로 1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유강남의 1타점 2루타가 나오며 한 발 더 달아났다. 키움은 안우진을 마운드에 올리며 1사 2, 3루의 급한 불을 껐다.

LG 마운드에서는 선발 차우찬의 호투가 빛났다. 5회까지 1안타 1볼넷만을 허용하며 전날 당했던 것을 똑같이 갚아줬다. LG가 추가점의 기회를 맞았다. 6회 초 안타와 볼넷을 묶어 1사 만루를 만들었지만 후속타 불발로 점수를 내지 못했다.

위기를 넘긴 키움이 반격에 나섰다. 6회 말 김혜성의 안타와 서건창의 2루타로 무사 2, 3루를 만들었다. 이어 이정후의 적시타가 터지며 한 점을 만회했다. 키움은 김하성이 고의 4구로 나가며 2사 만루가 됐지만 김웅빈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LG가 키움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7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유강남이 한현희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다시 주도권을 가져왔다.

키움은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8회 선두 타자 이정후가 볼넷을 골라 나갔다. 샌즈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박병호가 김대현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2점 아치를 그리며 턱밑까지 추격했다. 준플레이오프 최다 홈런 타이기록이었다.

LG는 정우영과 고우석을 연달아 투입하며 승리를 굳히고자 했다. 하지만 키움에는 약속의 9회가 있었다. 대타로 나선 송성문이 안타를 치고 나갔고 이후 보내기 번트와 내야 땅볼로 2사 3루를 만들었다. 여기에 서건창의 적시타가 나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이정후의 안타와 샌즈의 볼넷이 나오며 2사 만루 끝내기 찬스를 맞았다. 하지만 박병호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승부가 연장으로 향했다.

키움은 연장 10회 선두 타자 김하성이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보내기 번트로 주자를 2루에 보냈다. 여기에 LG의 견제 실책이 나오며 1사 3루를 만들었다. 키움은 이번 시리즈 첫 출장한 주효상이 끝내기 적시타를 때려내며 극적인 역전승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한편 키움과 LG의 3차전은 9일 오후 2시 잠실야구장에서 열린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