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문학] 허윤수 기자= 키움 히어로즈 요키시가 불안한 내야 수비 속에서도 끝까지 버텨내며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요키시는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포스트시즌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요키시는 4.2이닝 5피안타 1실점 6탈삼진 2볼넷의 성적을 남기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4.2이닝. 선발 투수가 남긴 기록으로 본다면 호투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요키시는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며 많은 팬의 박수를 받았고 그럴 만했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텼기 때문이다.

지난 7일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1이닝 3실점으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던 요키시는 절치부심했다. 키움 장정석 감독도 요키시에게 조금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등판 순서를 조정했다.

요키시는 올 시즌 문학에서 3경기에 나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4.34에 그쳤다. 하지만 안방인 고척에서는 16경기 6승 6패 평균자책점 3.08의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정규 시즌 2선발로 활약한 요키시가 3차전에 나선 이유다.

많은 기대 속에 등판한 요키시는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났다. 1회 선두 타자 배영섭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하지만 김하성의 실책이 나오며 출루를 허용했다. 로맥에게 안타를 내준 무사 1, 2루. 요키시는 최정에게 더블 플레이로 연결될 수 있는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김하성이 공을 더듬으며 타자 주자를 잡는 데 만족해야 했다.

잘 던지고도 수비진의 도움을 받지 못한 요키시는 충분히 흔들릴 법했다. 하지만 차분하게 다음 타자와의 승부를 준비하며 오히려 동료들을 격려했다. 요키시는 2사 만루까지 갔지만 이재원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2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요키시가 3회 다시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에도 내야 수비진이 아쉬웠다. 선두 타자 배영섭에게 안타를 내준 뒤 로맥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다시 더블 플레이가 기대되는 상황. 이번엔 2루수 김혜성의 악송구가 나오며 1루 주자만을 잡았다. 이후 요키시는 2사 2, 3루의 위기에서 김강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위기를 탈출했다.

4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요키시가 5회 다시 어려움을 겪었다. 노수광의 기습 번트에 이어 로맥에게도 안타를 내주며 1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최정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정의윤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내주며 한 점을 내줬다.

키움 벤치는 승리를 위해 빠른 결단을 내렸다. 요키시를 내리고 안우진을 마운드에 올렸다. 요키시가 못해서가 아닌 가을 야구의 특성과 팀 승리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팬들도 이를 알고 있기에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요키시에게 끊임없는 박수를 보냈다.

요키시는 더그아웃에서도 쉬지 않았다. 동료들의 좋은 모습이 나올 때마다 박수와 격려를 보내며 함께 뛰었다. 오직 팀의 승리만을 위해 모든 걸 내려놓고 호흡했다. 요키시와 키움의 한국시리즈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