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관록에 꺾여…키움 '2패' 급제동
입력 : 2019.10.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잠실] 김현세 기자= 한국시리즈를 앞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어쩌면 많은 경험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에서 3전 전승을 거둔 키움은 두산이 지닌 강점으로 '경험'을 꼽았으나, 김 감독 생각은 달랐다. "경험이 많으면 노하우야 많겠지마는 되레 그 틀에 갇힐 수 있다"고 경계했다.

키움은 데이터를 적극 활용했다. 미디어데이에서 장정석 감독이 1차전 선발 투수로 에릭 요키시를 내세운다고 했을 때는 의아한 반응이 터졌다. 1선발 제이크 브리검을 예상한 이가 많아서다. 장 감독은 "요키시가 잠실에서 던졌을 때 지표가 좋다"고 설명했다. 요키시는 올 시즌 잠실 3경기 나와 3승 평균자책점 0.86으로 잘 던졌다.

절반의 성공이다. 1차전은 요키시가 4회까지 6점(3자책)을 줘 무너졌다. 그런데 2차전은 선발 투수 이승호로 재미를 봤다. 오재일에게 피홈런 1개 기록한 걸 빼면 두산 타선을 5.1이닝 2실점으로 잘 묶었다. 이승호는 올 시즌 두산과 4경기 나와 25이닝 던지면서 3승 평균자책점 2.52, 피OPS 0.608로 잘 던졌다.

키움은 불펜 운용이며 대타 기용까지 섬세했다. 장 감독은 "많은 데이터를 참고하는데, 수년 동안 축적된 자료다"며 '확률이 딱 떨어지니 초보 감독이지만 그런 자료를 토대로 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다.

그런데 키움은 예상치 못 한 벽과 마주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적은 요키시는 부진했고, 베테랑 오주원은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의 원인이 됐다. 영건 이승호가 배포 있게 던지기도 했으나, 키움은 전반적 기세에 밀려 뒷심 발휘가 안 됐다.

그런가 하면 두산은 경험을 활용해 단기전 특성을 잘 활용했다. 선수단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내 역할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약점 극복에 애도 먹었으나, 결국 기세로 이를 뒤집었다. 2차전 9회 말 무사 1루에서 장타를 친 오재원은 "신인 때부터 해온 경험이 있다"며 "묘한 기류로 파악이 된다. 1차전부터 우리쪽 기가 좋았다"고 봤다.

키움은 시리즈 전적 2패를 떠안았다. 고척으로 가는 발걸음이 무거우나 1선발 브리검을 필두로 반등을 노린다. 장 감독은 "어떤 경기든 지고나면 아쉬움이 있지마는 괜찮다. 우리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다"며 "아직 기회가 남았으니 3차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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