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하승진이 팬 서비스 논란이 벌어진 KCC 선수들의 행동을 지적하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은퇴 후 유튜버로 변신한 하승진은 지난 24일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이번 프로농구 팬서비스 논란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하승진이 이 영상을 게재한 것은 어린이 팬을 외면한 KCC 선수들의 행동 때문이었다. KCC는 지난 23일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경기가 대패로 끝나자 침통한 채 라커룸으로 퇴장했다. 이때 한 어린이 팬이 손을 뻗어 선수들에게 하이파이브를 요청했으나 라건아, 한정원 외의 다른 선수들은 이를 외면한 채 지나갔다.

이 장면이 그대로 영상에 담기면서 KCC는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하승진은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선수 생활을 했다. 그리고 현재는 팬의 입장에서 농구를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양쪽의 상황이라던가, 기분을 다 알 수 있다”면서 “이 상황이 몇 배로 더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선수들이 100% 잘못한 것이다”라고 어린 팬을 외면한 선수들의 행동을 비판했다.

이어 하승진은 “물론 나라고 안 그랬던 것은 아니다”라며 자신도 선수 시절 팬을 외면했던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선수 시절에 경기가 안 풀리고 패하면, 나도 외면하고 지나간 부분이 있다. 다시 생각해도 100% 잘못했다. 이 자리 빌어서 죄송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과거 자신의 행동에 상처받았을 팬들에게 사과를 구했다.

하승진은 얼마 전까지 동료였던 선수들의 상황도 이해했다. 그는 “선수들은 경기에서 패하고 잘 안 풀리면 주변 상황을 잘 볼 수 없다. 그야말로 승부욕, 자존심도 강한 선수들이 모여 있어서 시야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아마 그때 선수들이 경기장 떠날 때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서 실망스럽고 창피하고 죄송해서 라커룸으로 숨고 싶은 그런 감정이었을 것”이라고 자신의 현역 시절 경험에 비추어 당시 KCC 선수들의 행동을 이해했다.

하지만 “경기에 패하고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고 팬 서비스를 거부하는 것은 진짜 아니다. 무리한 요구한 팬이 아니면 대부분 들어줘야 한다”며 다시 한번 KCC 선수들의 행동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하승진은 KCC 선수들이 팬 서비스를 잘한다고 덧붙였다. 하승진도 은퇴 전까지 KCC에서 뛰었기에 현재 선수들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KCC 선수들이 그렇게 팬들의 인사나 악수 요청을 무시하지 않는다. 나도 같이 있어서 안다. 팬 서비스에 굉장히 좋은 선수들이 많다. 대부분 팬에게 고마움 갖고 있다. 전부 다 그렇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논란으로 인해 팬이 떠나지 않을까 걱정을 표했다. 하승진은 “그 팬은 어린 소녀 팬이었다. 농구라는 스포츠에 대해 흥미가 생기기 시작할 나이인데 벌써 선수에게 상처를 받으면 아마 두 번 다시 프로농구라는 스포츠를 안 보지 않을까, 더 나아가서는 농구라는 스포츠를 싫어하게 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하승진은 얼마 전에도 ‘한국 농구가 망해가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한국 농구의 문제점을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예전 영상에서 말했듯이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있다. 차이의 기본은 팬이다. 팬 덕에 프로스포츠가 있고 프로선수들이 생계를 이어간다. 팬이 있어서 지금 은퇴했지만 나도 생계를 이어간다”며 “아무리 경기가 잘 안 풀리고 패해도 최선을 다해서 팬 서비스하는 게 프로선수로서의 올바른 자세다”라고 팬 서비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나도 그러지 못했던 시절이 있어서 죄송스럽다”며 과거 팬 서비스에 불성실했던 자신의 행동도 반성했다.

하승진은 “내 동료들을 비판하는 것처럼 돼서 미안하다”라고 한 뒤 “그래도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얘기하고 싶다. 고쳐야 할 점이다”라며 더 나은 팬 서비스 문화가 만들어져 더 많은 팬이 프로농구를 사랑하길 바랐다.

사진=하승진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