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 탬파베이 레이스가 연이은 인재 유출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4일(한국 시간)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야구 부문 부사장을 역임하던 제임스 클릭(42)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명문 예일대를 졸업한 클릭 단장은 야구 전문 매체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에서 칼럼을 기고하다 2006년 탬파베이 레이스에 입사했다. 탬파베이에서 야구 운영 및 연구개발, 시스템, 클럽하우스 관리 등 야구 관련 모든 부분에 관여한 클릭은 풍부한 경험으로 어수선한 휴스턴을 단속하고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탬파베이 구단은 연이은 인재 유출로 시즌 구상에 차질을 빚게 됐다.
탬파베이에서 코치를 맡던 찰리 몬토요(54)와 로코 발델리(38)가 지난 오프시즌 각각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미네소타 트윈스 감독으로 영전한데 이어 이번 오프시즌에는 야구 운영 부문 부사장 체임 블룸(36)이 보스턴 레드삭스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이렇듯 최근 탬파베이 인력들의 지속적인 유출에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첫째, 지난 2014년 말 LA 다저스로 떠난 앤드류 프리드먼 단장의 성공이다.
부임 전에도 2년 연속 NL 서부 지구 1위를 하던 다저스였지만 프리드먼 체제 하에서 방만하던 팀 연봉 체계를 효율적으로 정리하고 성적은 진일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7년 다저스는 1974년 이후 43년 만에 100승 시즌을 만들고, 1988년 이후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다.
그 후에도 꾸준한 선수 육성을 바탕으로 2018년 월드시리즈 준우승, 2019년 프랜차이즈 역대 최다승을 기록하는 등 기복 없는 모습을 보이며 매년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둘째, '염소의 저주'로 유명한 시카고 컵스를 108년 만의 우승으로 이끈 조 매든 감독의 성공이다.
이미 탬파베이 시절 연봉 총액이 높은 팀들을 차례로 꺾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능력을 보여줬던 매든 감독이었다. 2015년 컵스 부임 후에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과 1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성과를 내면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갔다.
단순히 성적을 잘 내는 것 뿐 아니라 매든 감독은 앤서니 리조, 벤 조브리스트로 대표되는 다양한 포지션 기용, 투수를 8번 타순에 기용하는 등 획기적인 아이디어도 많이 제시하는 세련된 이미지 또한 가지고 있다.
셋째, 최근 메이저리그를 강타한 탬파베이의 오프너 전략으로 대표되는 혁신적인 이미지다.
지난해 탬파베이가 본격적으로 도입한 오프너 전략은 회의적인 시선을 받으며 시작됐지만 2년 연속 90승 시즌이란 결과를 내면서 우려를 불식시켰다. 주먹구구식으로 불펜 투수를 많이 기용하는 것이 아닌, 1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을 선별해 철저한 투구 수, 일정 관리를 하며 차별화된 전략을 보여줬다.
이런 성공으로 현재 오프너 전략은 고액 연봉의 선발 투수를 보유할 수 없는 팀들이 택할 수 있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으며, 혁신의 아이콘으로써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열악한 연고지 상황 탓에 소규모 연봉 체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운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탬파베이지만 지속적인 인력 유출에는 힘겨운 모양이다.
탬파베이 구단주 그룹 대표를 맡고 있는 스튜어트 스턴버그는 클릭의 휴스턴 부임에 "제임스와 그의 가족이 잘 되길 바란다. 15년 동안 우리와 함께 했던 것에 감사한다"며 축하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스턴버그는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벌어진 탓에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많은 탬파베이 직원들이 메이저리그의 고위 관계자로 영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두 팀도 우리 직원을 데려갔다"며 최근 상황에 대한 아쉬움도 솔직히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뛰어난 조직 리더십을 갖추고 있고, 팀 재건에 대한 우리의 능력에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 새로운 기회에 도전할 남·녀 직원들의 존재를 알기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직원들을 향한 믿음을 보였다. 이어 "이것이 탬파베이 만의 길이다. 이것이 우리가 누구인지를 말해주며, 우리가 하는 일"이라며 탬파베이 조직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사진=보스턴 레드삭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공식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