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윤석열, 문재인과 회동 없이 취임? 점점 꼬이는 신구 권력 갈등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관계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24일 오전 참모회의에서 "답답해서 한 번 더 말씀드린다. 나는 곧 물러날 대통령이고, 윤 당선인은 곧 새 대통령이 되실 분"이라며 "두 사람이 만나 인사하고 덕담 나누고 혹시 참고될 만한 말을 주고받는데 무슨 협상이 필요하냐"고 털어놓았다.

이어 "무슨 회담을 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을 예방하는데 협상과 조건이 필요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마시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발언은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켰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판단에 마치 문제가 있고, 참모들이 당선인의 판단을 흐리는 것처럼 언급하신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인수인계가 원활치 않은 상황에서, 더구나 코로나19와 경제위기 대응이 긴요한 때에, 두 분의 만남을 '덕담 나누는 자리' 정도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가 발표한 한국은행 총재 인선 발표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인사권 문제를 두고 갈등을 보이고 있는 청와대와 당선인 측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지명을 놓고 또다시 대립각을 세웠다.

청와대는 윤 당선인측 의견을 반영한 인선이라고 한 반면, 당선인 측에선 "한국은행 총재 인사 관련,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다"고 못 박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는 이날 오전 9시30분으로 예정돼 있던 법무부의 업무보고를 취소했다. 인수위가 업무보고를 하루 앞둔 전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 당선인의 검찰 관련 공약에 반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에 대해 불쾌함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 장관에 대해 "원활한 정권 인수인계를 방해하려는 사보타주(Sabotage·고의적 파괴행위)로 의심받기에 충분하다"며 "현직 법무부 장관이 원활한 인수인계를 방해한다는 우려까지 감안하면서 공개적으로 저런 의사 표명을 하는 저의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제는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이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은 없었다"는 비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대선 후 10일 내 '대통령-당선인 회동' 관행이 이미 깨졌을 뿐만 아니라 대선 이후 15일이 지난 이날까지 회동 가능성은 낮다.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이 문 대통령과 회동없이 취임할 수 있다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