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전문가 “윤석열 집무실 용산 이전? 한편의 호러 영화”
입력 : 2022.03.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군사 전문가 “윤석열 집무실 용산 이전? 한편의 호러 영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둘러 추진 중인 용산 집무실 이전에 안보공백 등을 이유로 반대해 온 국방·군사전문가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졌다. 하고 싶은 대로 하시라"며 한탄했다.

김 전 의원은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선자가 자해 소동을 벌이는데 국민이 져야지 어떡하겠는가. 확실히 졌다.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며 이 같은 글을 남겼다.

그는 "사실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집무실 입주를 가장 반대했던 건 윤핵관들"이라며 "적어도 상식 있는 사람들이라면 준비도 덜 된 상태에서 대통령 입주를 건의한 인물은 없다. 이분들이 방송에 나와 하는 설명도 '만류했지만 당선인이 결정한 일'이라는 이야기다"라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국민 여론이 반대로 나와도 소용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찾아가 우려를 전달했으나 소용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만류한 걸 '대선 불복'이라고 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구걸하지 않겠다'며 토라져서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 드러누워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백약이 무효다. 내가 구구절절 여기서 뭔 이야기를 또 해봤자 들을 리가 없다"며 "그런 대통령 당선자이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간담회, 공청회, 토론회 한 번도 없이 국가 대사가 결정되었다. 정부 부처 합동회의도 없었고, 전문가 검토도 없었다"고 졸속 결정·추진임을 꼬집었다.

특히 김 전 의원은 "'대선 기간부터 검토했다'는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에 있는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며 "그런 검토는 원래 없었고, 3월 12일에 한 국방부 출입기자가 아이디어를 내자 이를 덥석 받아 3월 14일 국방부에 '3월 중에 청사를 비우라'고 한 거다. 이건 내가 취재를 해서 몇 번 확인한 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현실적인 속도감"이며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무수한 문제가 터질 거다"라고 걱정했다. 또 "그토록 국가 위기관리에 문제가 많다고 해도 '안 듣겠다'는 오만방자하고 거짓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들과 싸울 생각이 없다"며 "별 탈 없이 잘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께서도 '당선자 뜻대로 하시라'고 양보하시라"며 "앞으로 닥칠 문제는 윤석열 당선자가 알아서 하실 거다. 뭐하러 저런 사람들과 싸우는가"라고 문 대통령을 향해 조언을 건넸다.

또한 청와대 벙커(국가위기관리센터) 대신 국가지도통신차량(이동식 국가지휘통신차량)을 이용하겠다고 알려진 것과 관련해 “한편의 호러영화가 펼쳐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전 의원은 “대체가 불가능한 국내 유일의 종합적 정보망이 갖춰진 초현대식 벙커를 바로 5분 거리의 옆에 두고 비좁은 차량 안에서 화상회의나 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래도 ‘위기관리에 문제가 없다’는 김용현 TF장은 제정신인가. 이 자해 소동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이렇게 확연한 안보 공백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고도 ‘아무 문제없다’고 말하는 건 굳이 내가 일일이 반박할 필요조차 없다. 상식의 문제”라며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게 5월 10일 새벽 5시 청와대 개방에 맞춰져 있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발상”이라며 “위기관리센터 역시 첨단 정보시스템과 특수장비, 랜선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북한이 매일 미사일을 쏘는 마당에 5월 10일 이전에 철거하라면 우리나라 위기관리는 무너진다”며 청와대를 개방하겠다는 발상에 대해 비현실적이고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윤 당선인이 안보 기밀 사항을 공개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김 전 의원은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 국가지도통신차량이 서초동 대통령 자택과 통의동 집무실을 오가는 대통령 차량 뒤에서 따라다닌다는 것”이라며 “아예 기밀을 만천하에 공개할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김 전 의원은 “국방부 지하 벙커의 위치까지 설명하던 당선자나 TF 장의 경거망동을 계속 봐야 하는 건 참을 수 없는 고통”이라며 “오늘은 그 차량에 뭐가 설치되었는지 자랑까지 했다. 적대 세력에게 아예 ‘여기가 표적이다’라는 걸 알려주며 작전계획까지 안내할 모양이다. 깊이 절망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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