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검찰이 22개월에 걸친 이른바 '채널A 검언유착 사건' 수사 끝에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에게 최종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결정적 단서가 될 한동훈 부원장의 아이폰 비밀번호를 풀지 못했기에 나온 결과다.

당시 한동훈 부원장은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고,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해야 한다. 그러나 검찰은 "숫자와 문자가 결합된 비밀번호를 해제하려면 설정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거의 무한대다. 현재 기술력으로는 해제기간조차 가늠할 수 없다”라며 기술적인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아이폰 비밀번호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 비해 보안이 강화되어 있다. 아이폰 잠금을 해제하려면 6자리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숫자와 영어 대·소문자 등을 조합해 비밀번호를 설정한 경우 가능한 경우의 수만 560억개에 달한다. 12초마다 하나씩 입력할 경우 100년 이상 걸린다. 무한정 시도할 수도 없다. 틀린 비밀번호를 5번 넘게 입력하면 1분, 그 다음부터는 한 번 틀릴때마다 5분, 15분, 60분씩 입력 대기시간이 발생하고, 틀린 비밀번호 횟수가 10번 넘어가면 영구 비활성화돼 다시는 열어 볼 수 없다.

방법은 있다. 이스라엘 보안장비 업체 '셀레브라이트'나 미국 업체 '그레이시프트'의 포렌식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아이폰 비밀번호 해제가 가능하다.

대검찰청은 셀레브라이트사의 포렌식 기기를 쓰고 있다. 대검은 2018년 셀레브라이트와 휴대전화 잠금해제와 정보추출 기능이 담긴 소프트웨어를 빌려쓰는 방식의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대검이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아이폰X(10)만 적용되며, 한 검사장이 쓰는 아이폰11은 적용이 안된다. 결국, 해외 사설 업체에 맡겨야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피의자나 피고인에게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출을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것도 문제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