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살 공무원, 구명조끼에 한자 간자체 적혀… 중국 어선 도움 가능성
입력 : 2022.10.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서해 피살 공무원 월북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북한군에게 발견될 당시 착용한 구명조끼에 적혀 있던 한자가 중국어 한자인 ‘간체자(簡體字)’인 사실을 확인했다.

경향신문은 25일 보도에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는 최근 사건 당시 자료를 분석해 이씨 구명조끼에 적힌 한자가 중국에서 사용하는 ‘간체자’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간체자는 전통 한자의 필획을 줄여 모양을 간단하게 변형한 한자이자 중국 본토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다. 검찰이 사건 당시 이씨가 한국이나 북한에서 사용하지 않는 중국제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유력하게 추정하는 이유이다.

이씨는 2020년 9월21일 새벽 서해 소연평도 부근에서 어업지도선 조타실을 나간 뒤 실종돼 다음날인 22일 오후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다. 북한군은 22일 밤 이씨를 총으로 쏴 살해하고 시신을 소각했다. 해경은 실종 8일 만인 29일 이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자 구명조끼’는 감사원이 이씨가 월북했다고 단정할 수 없는데도 문재인 정부가 ‘월북몰이’를 했다고 제시한 핵심 증거이다. 감사원은 지난 13일 ‘서해 사건’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씨가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는데도 문재인 정부가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홍희 당시 해양경찰청장이 ‘한자 구명조끼’ 보고를 받자 “나는 안 본 걸로 할게”라고 말했다는 해경 관계자 진술도 있었다고 했다. 지난 22일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 전 청장을 구속한 검찰은 국방부와 해경이 ‘자진 월북’이라고 발표한 동기와 과정을 추궁하고 있다.

이씨가 중국 어선에게 구조를 받았다면 왜 다시 바다에 빠졌는지는 여전히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검찰은 사건 당시 이씨가 한자 구명조끼를 착용한 경위를 조사하고 서해상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감사원으로부터 원본 감사자료를 받아 추가 검토할 방침이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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