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우물 안 개구리'. 이보다 더 한국 야구의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없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치러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 일본전에서 4-13 참패를 당했다. 첫 경기였던 9일 호주전 7-8 충격의 역전패에 이어 한일전에도 사사구 9개를 남발하는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2연패를 기록, 조기 탈락 위기에 처했다.
한일전 해설을 맡은 레전드 출신 해설위원들은 한국 야구의 현실이 '우물 안 개구리'였다며 입 모아 비판했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지도자와 선수들이 자각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밖에 없다"며 "어제 경기(호주전)에서는 기본기를 완전히 벗어난 플레이로 망신살을 샀으며 오늘(일본전)은 참담할 정도다. 야구 자존심이 처참하게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박용택 KBS 해설위원은 "우물 안 개구리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이번 WBC 경기를 보면서 그런 것들이 증명이 된 것 같다. 결국 우리 투수들의 구위나 제구력이 예전에 비해 수준이 떨어지다 보니 타자들도 그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국제대회 나왔을 때는 우리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수준의 투수들을 만나 타자들이 능력을 발휘 못 한다"며 "투수들은 그 정도에서만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막상 국제대회에서 타자들을 상대해보니 스트라이크조차 제대로 던지지 못한다. 투타에 걸쳐 힘든 상황들이 최근에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WBC 대회가 열리기 전 소신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추신수 역시 한국 야구 선수들의 좁은 시야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추신수는"미국 같은 경우 여기서 아무리 야구 잘한다고 해도 5~10분만 가도 나 같은 선수가 또 있다. 30분을 가면 3~4명 더 있다.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많다"며 "한국에선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오면 자기가 정말 야구를 잘 하는 줄 안다. 그걸 봤을 때 조금 불편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분명히 한때는 한국 야구도 세계에서 경쟁력이 있었다. 2006년 WBC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승 우승, 2009년 WBC 준우승까지 황금기를 구가했던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리그 수준이 조금 뒤쳐져도 정예멤버만큼은 국제 무대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자신감에 취해있는 사이 야구 강국들과 실력차는 서서히 벌어지고 있었다. 2013년과 2017년 열린 WBC 대회에서 연속으로 1라운드 탈락의 굴욕을 맛봤다. 하지만 그때마다 '타이중 참사', '고척돔 참사'라며 애써 현실을 부정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스포츠 경기에서 '참사'라는 표현은 보통 예상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을 때 사용한다. 이번 대회에서 호주, 일본전을 통해 보여준 한국 대표팀의 경기력은 더이상 '참사'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다. 이미 일본과의 격차는 4-13이라는 스코어 차이만큼 눈에 띄게 벌어졌다. 야구 변방이라 여겼던 호주는 한국전 역전승에 이어 중국도 7회 10점 차 콜드게임으로 이길만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전 대회부터 '참사'라고 여겼던 패배는 제자리걸음이었던 한국 야구에겐 어쩌면 예상 가능했던 패배로 볼 수도 있다.
실수도 여러 번 반복되면 실력인 것처럼 참사도 반복되면 더 이상 참사가 아니다. 그게 바로 실력이고 한국 야구의 현주소다. 이번 WBC 대회의 실패를 계기로 한국 야구가 우물 안 개구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뉴스1
한국 야구 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치러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 일본전에서 4-13 참패를 당했다. 첫 경기였던 9일 호주전 7-8 충격의 역전패에 이어 한일전에도 사사구 9개를 남발하는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2연패를 기록, 조기 탈락 위기에 처했다.
한일전 해설을 맡은 레전드 출신 해설위원들은 한국 야구의 현실이 '우물 안 개구리'였다며 입 모아 비판했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지도자와 선수들이 자각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밖에 없다"며 "어제 경기(호주전)에서는 기본기를 완전히 벗어난 플레이로 망신살을 샀으며 오늘(일본전)은 참담할 정도다. 야구 자존심이 처참하게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박용택 KBS 해설위원은 "우물 안 개구리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이번 WBC 경기를 보면서 그런 것들이 증명이 된 것 같다. 결국 우리 투수들의 구위나 제구력이 예전에 비해 수준이 떨어지다 보니 타자들도 그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국제대회 나왔을 때는 우리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수준의 투수들을 만나 타자들이 능력을 발휘 못 한다"며 "투수들은 그 정도에서만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막상 국제대회에서 타자들을 상대해보니 스트라이크조차 제대로 던지지 못한다. 투타에 걸쳐 힘든 상황들이 최근에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WBC 대회가 열리기 전 소신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추신수 역시 한국 야구 선수들의 좁은 시야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추신수는"미국 같은 경우 여기서 아무리 야구 잘한다고 해도 5~10분만 가도 나 같은 선수가 또 있다. 30분을 가면 3~4명 더 있다.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많다"며 "한국에선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오면 자기가 정말 야구를 잘 하는 줄 안다. 그걸 봤을 때 조금 불편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분명히 한때는 한국 야구도 세계에서 경쟁력이 있었다. 2006년 WBC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승 우승, 2009년 WBC 준우승까지 황금기를 구가했던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리그 수준이 조금 뒤쳐져도 정예멤버만큼은 국제 무대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자신감에 취해있는 사이 야구 강국들과 실력차는 서서히 벌어지고 있었다. 2013년과 2017년 열린 WBC 대회에서 연속으로 1라운드 탈락의 굴욕을 맛봤다. 하지만 그때마다 '타이중 참사', '고척돔 참사'라며 애써 현실을 부정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스포츠 경기에서 '참사'라는 표현은 보통 예상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을 때 사용한다. 이번 대회에서 호주, 일본전을 통해 보여준 한국 대표팀의 경기력은 더이상 '참사'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다. 이미 일본과의 격차는 4-13이라는 스코어 차이만큼 눈에 띄게 벌어졌다. 야구 변방이라 여겼던 호주는 한국전 역전승에 이어 중국도 7회 10점 차 콜드게임으로 이길만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전 대회부터 '참사'라고 여겼던 패배는 제자리걸음이었던 한국 야구에겐 어쩌면 예상 가능했던 패배로 볼 수도 있다.
실수도 여러 번 반복되면 실력인 것처럼 참사도 반복되면 더 이상 참사가 아니다. 그게 바로 실력이고 한국 야구의 현주소다. 이번 WBC 대회의 실패를 계기로 한국 야구가 우물 안 개구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