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반진혁 기자= 글로벌 기업 현대차는 전북현대의 심각성을 알고 있을까?
K리그 리딩 클럽, 자존심, 어차피 우승은 전북. 전북이 그동안 쌓아온 영광스러운 이미지다.
하지만, 시선이 달라졌다. 암흑기, 참사, 환장 호러쇼, 졸전. 이번 시즌 전북에 어울리는 단어다.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아니 심각하다.
전북은 이번 시즌 풍파를 겪었다. 우승 DNA를 가진 베테랑을 내치면서 제대로 된 보강이 이뤄지지 못했다.
거액을 들여 영입한 하파 실바, 안드레는 최악의 퍼포먼스로 선택의 이유를 증명하지 못했다. 출전보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시간이 더 많다.
수장 교체도 있었다. 성적 부진으로 레전드 김상식 감독이 도중 지휘봉을 내려놓고 단 페트레스쿠 사령탑 체제로 전환했다.
페트레스쿠 감독을 향한 기대는 컸다. 루마니아 리그에서 연패를 달성하는 등 우승 DNA를 장착한 부분을 높이 샀다.
페트레스쿠 체제의 전북은 초반 순항했다. 하지만, 허니문이 끝난 후 부진의 늪에 빠졌다. 잡아야 할 상대와의 경기에서 번번이 미끄러지면서 결과를 챙기지 못했다.
내용도 매끄럽지 못했다. 단순히 전방으로 향하는 패스 축구만을 고집하는 등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전북은 이번 시즌 내용과 결과를 챙기지 못하면서 K리그1 우승 경쟁에서 일찍 밀려나 제3자의 입장으로 지켜봤다. 라이벌 울산현대의 조기 우승을 처량하게 지켜봐야만 했다.
전북은 그래도 고삐를 당겼다. 이번 시즌 10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기 위해 FA컵 정상 등극에 도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놓쳤다. 포항스틸러스를 상대로 선제골을 기록했음에도 2-4 역전패를 당했다. 내용, 결과 어느 하나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전북은 10년 만에 우승 트로피 없이 시즌을 마치는 어색한 상황을 맞았다.
전북의 이번 시즌 무관은 충격적이다. 창단 이후 역대급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소득이 없다.
전북은 이번 시즌 평년 예산의 앞자리가 바뀌는 엄청난 지출이 있었지만, 우승 트로피를 얻지 못했다.
전북의 이번 시즌은 흉년이다. 하지만, 더 최악이 남았다. 이번 주말 그 끔찍한 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
전북은 이번 시즌 4위를 기록 중이다. 이대로라면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한다.
전북은 2경기를 남겨뒀는데 광주FC, 울산현대를 모두 제압한 후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전북이 현재 순위인 4위로 시즌을 마치면 ACL2 출전권을 획득하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모기업 현대자동차도 원하지 않는 그림이다.
설상가상으로 ACL2 진출도 불투명하다. 5위 인천유나이티드가 승점 1점 차이로 맹추격하고 있어 남은 경기에서 미끄러진다면 다음 시즌 아시아 무대 출격은 꿈도 꿀 수 없다.
심지어 이번 시즌 ACL 무대에서 졸전을 펼치면서 16강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에 놓였다.
전북은 모기업인 현대차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등에 업고 K리그와 아시아의 명문 클럽으로 발돋움했다.
전북은 현대차의 든든한 지원을 받아 이번 시즌 창단 역대급 예산을 투자했다. 하지만, 얻은 건 없다.
전북은 상주 근무 시스템으로 바뀐 대표가 취임한 몇 년 전부터 잡음이 끊이질 않는 중이다. 단순히 성적이 문제가 아니다.
전북은 새로운 대표 취임 이후 장담한 효율 경영의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이해할 수 없는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투자가 곧 성적이라는 공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의아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예산을 대폭 늘렸다. 변한 건 없었다. 과도한 베테랑 처분으로 우승 DNA 실종, 감독 교체 효과 미비, 외국인 선수 농사 실패 등 무분별하고 효율적이지 못한 투자와 행보로 오히려 악효과만 일어났다.
10년 만의 무관과 항상 공을 들이던 ACL 조별 예선 탈락 위기. 그리고 다음 시즌 아시아 무대 출전 불발 유력이라는 결과만 남았다.
매번 우승을 차지할 수는 없다.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면 부족한 걸 채우고 단점을 보완한 후 다음을 위한 기대감을 심으면 된다.
하지만, 전북은 몇 년 전부터 이러한 분위기가 없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승리만 바라보던 전북이지만, 이제는 패배만 피하자는 의식이 가득해졌다. 추락의 지름길로 들어선 것이다.
현대차는 심각성을 알고 있을까? 엄청난 예산을 투자하고도 제자리걸음은 고사하고 상황이 악화되는 중이다.
상처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곪았다. 그대로 방치하면 살은 썩는다. 도려내야 한다. 치료할 방법은 있다. 칼을 대야 하는 마지노선이 왔다.
상처투성이로 만들고도 약은 고사하고 반창고조차 붙이지 않은 무책임한 책임 관리자에 대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