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일본 대표팀 선배' 오타니 쇼헤이(29)의 지원사격 덕분일까. LA 다저스가 FA 투수 최대어로 꼽히는 일본 '괴물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5) 영입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5일(이하 한국 시간) MLB 네트워크의 존 헤이먼을 인용,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가 야마모토 영입전의 공동 우승 후보로 꼽힌다"고 전했다.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NPB)을 대표하는 현역 최고 투수다. NPB 통산 7시즌을 뛰며 172경기(선발 118경기) 70승 29패 3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2의 눈부신 성적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23경기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 196탈삼진 등 압도적인 기록으로 NPB 역사상 최초의 3년 연속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위업을 달성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NPB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도 3년 연속(2021~2023년) 수상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야마모토는 이번 FA 시장에서 투수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1선발급 투수를 영입하려는 빅클럽들이 영입 경쟁에 뛰어들면서 당초 2억 달러(약 2,586억 원) 정도로 예상됐던 야마모토의 몸값은 3억 달러(약 3,879억 원)를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헤이먼에 따르면 최소 7개 팀(다저스, 양키스, 뉴욕 메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보스턴 레드삭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야마모토 영입전에 뛰어들었으며, 그 중에서 다저스, 양키스, 메츠, 샌프란시스코까지 4팀이 야마모토와 미팅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모토 영입전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판도를 뒤흔들 강력한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일본 대표팀 선배' 오타니의 존재다.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051억 원)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은 오타니는 공식 입단식을 갖기도 전에 '영업사원'으로 변신했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14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젠테이션에 야마모토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알려진 무키 베츠가 참석했고, 또 다른 MVP 후보 프레디 프리먼도 있었다. 또 야마모토가 미래에 호흡을 맞출 수도 있는 포수 윌 스미스도 있었다. 그러나 가장 주목할 만한 이름은 15일 기자회견에서 공식적으로 소개될 새로운 다저스 선수(오타니)였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사무라이 재팬(일본 대표팀)'으로 함께 했던 야마모토의 팀 동료 오타니가 미팅에 참석했다"고 언급했다.
오타니는 다저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7억 달러 중 97%에 달하는 6억 8,000만 달러(약 8,792억 원)를 계약 기간 종료 후인 2034년부터 10년 동안 받기로 했다. 이는 다저스가 우승을 위해 적극적인 전력 보강에 나서길 바라는 오타니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오타니가 10년(2024~2033년) 동안 매년 200만 달러(약 26억 원)를 받게 되면서 다저스는 사치세 관리는 물론 선수단 연봉 관리에 유연함을 얻게 됐다.
디 애슬레틱은 "오타니의 지급 유예 계약으로 다저스는 연 4,600만 달러(약 595억 원)의 사치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저스는 1차 사치세 기준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야마모토의 계약 규모가 3억 달러라고 가정했을 때 포스팅 수수료는 4,690만 달러(약 606억 원)가 되는데, 이는 다저스가 2026년부터 오타니에 대한 지급 유예를 위해 매년 확보해야 할 금액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다저스와 양키스를 야마모토의 유력 행선지로 꼽은 헤이먼은 "야마모토의 협상 마감일은 내년 1월 5일이지만 그 전에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헤이먼은 "25세의 오른손 투수(야마모토)가 투수로 역대 가장 긴 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와 10년 계약을 맺었던 웨인 갈랜드의 기록을 넘어 12년 계약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에서 보낸 6시즌 동안 아메리칸 리그 MVP를 두 차례(2021, 2023년)나 수상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단 한 번도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FA 최대어로 풀린 오타니는 여러 팀의 구애를 받은 끝에 11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탄탄한 전력의 다저스를 선택했다. 베츠, 프리먼과 'MVP 트리오'를 결성한 오타니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야마모토 영입전에 직접 나서며 '우승 반지 원정대'를 꾸리려 하고 있다. 오타니 다음으로 FA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야마모토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