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결혼 버프의 힘일까. '7억 달러의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시범경기부터 절정의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오타니는 4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2번-지명타자로 출전해 3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지난 2월 2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3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3월 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1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에 이어 3경기 연속 안타, 타점 행진이다. 오타니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3경기 타율 0.714(7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 OPS 2.207의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1회 말 다저스 선두타자 무키 베츠가 안타로 출루, 무사 1루 상황에서 첫 타석을 맞은 오타니는 콜로라도 왼손 선발투수 오스틴 곰버를 상대로 우전안타를 기록했다. 볼카운트 1-2의 불리한 상황에서 변화구에 속지 않고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혀 안타를 만들어냈다. 다음 타자 프레디 프리먼의 안타 때 3루까지 진루한 오타니는 4번 타자 윌 스미스의 희생플라이로 득점까지 기록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 오타니는 시원한 장타를 터뜨렸다. 다저스가 3-0으로 앞선 2회 말 1사 2루 득점권 찬스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다시 한 번 곰버를 상대했다. 오타니는 이번에도 1-2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패스트볼 실투를 놓치지 않고 강하게 받아쳤다.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항해 쭉쭉 날아갔고 오타니는 홈런을 확신한 듯 천천히 1루 베이스를 돌았다. 하지만 타구는 담장 윗부분을 맞고 떨어졌고, 1루 베이스 코치의 홈런이 아니라는 신호를 뒤늦게 확인한 오타니는 성큼성큼 달려 3루에 안착했다.
2루 주자 베츠를 불러들이며 타점을 기록한 오타니는 다음 타자 프리먼의 타구에 콜로라도 2루수 훌리오 카레라스가 송구 실책을 저지른 틈을 타 득점까지 성공했다.
한 번 불이 붙은 오타니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다저스가 5-0으로 앞선 3회 말 1사 1, 2루 찬스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은 오타니는 콜로라도 오른손 투수 노아 데이비스를 상대로 볼카운트 2-1에서 우중간 외야에 떨어지는 안타를 기록했다.
2루 주자 앤디 파헤스가 여유있게 홈을 밟으며 오타니는 이날 경기 3번째 타점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이후 대주자 미겔 바르가스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다저스는 4회까지 7점을 몰아치며 7-4로 콜로라도를 꺾고 시범경기 9승(2패)째를 기록했다.
MLB.com은 "다저스와 7억 달러(약 9,328억 원)의 계약을 맺은 오타니가 캑터스 리그(시범경기)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7타석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며 오타니의 활약을 조명했다.
일본 언론도 오타니의 활약에 주목했는데, 특히 결혼 발표 이후 매 타석 출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조명했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오타니가) 결혼 발표 후 6타석 연속 출루 행진을 기록했다"며 "사적으로나 공적으로나 모두 충실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2024시즌을 앞두고 북미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7억 달러)의 계약을 맺어 모두를 놀라게 했던 오타니는 사생활 면에서 거의 알려진 것이 없던 상황에서 열애도 아닌 결혼 소식을 발표해 야구 팬을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오타니는 지난 2월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매우 특별한 누군가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모든 사람들에게 결혼 소식을 알리고 싶었다"며 일본인 여성과 결혼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후 인터뷰를 통해 "야구에 집중하기 위해 결혼을 발표했다"고 밝힌 오타니는 시범경기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야구에 집중한 그가 2024시즌 어떤 성적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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