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 논란+끝내기 폭투' 상처받은 롯데...'9회 동점포→30G 연속 안타' 복덩이 활약에 위로받았다
입력 : 2024.06.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롯데 자이언츠가 여러모로 힘든 하루를 보냈다. 그래도 '복덩이 이적생' 손호영(30)의 활약에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었다.

손호영은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경기에서 3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5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롯데는 손호영을 비롯해 타선이 6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경기 내내 판정 시비에 휘말린 끝에 9회 말 끝내기 폭투로 허무하게 6-7 패배를 당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앞서 29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던 손호영은 이날 안타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1회 1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손호영은 KT 선발 쿠에바스를 상대로 대기록에 도전했다. 그러나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스윙 때 변수가 발생했다.

쿠에바스의 커터를 손호영이 휘둘렀는데 이 장면이 파울로 판정됐다. 때문에 1루주자 황성빈은 2루 도루에 성공하고도 다시 1루로 돌아갔다. 느린 화면을 보면 KT 포수 장성우가 포구를 한 뒤 송구 연결 동작에서 떨어뜨린 것처럼 보였으나 심판은 파울로 판정했다. 직후 쿠에바스가 황성빈을 견제로 잡아내면서 분위기는 KT 쪽으로 넘어갔다. 손호영 또한 5구째 148km/h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고개를 떨궜다.

이후 손호영은 빠른 공을 던지는 쿠에바스를 상대로 4회 유격수 뜬공, 5회 삼진을 기록하며 3타수 무안타로 고전했다.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바뀐 투수 박시영을 상대했으나 이번엔 슬라이더에 말리면서 포수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물러났다. 4번의 기회를 놓친 손호영은 다음 타석을 장담할 수 없어 기록 중단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손호영은 롯데가 5-6로 뒤진 9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T 마무리 박영현 상대로 5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초구 패스트볼을 커트한 손호영은 존 밖으로 빠지는 2개의 패스트볼을 지켜보며 숨을 골랐다. 그리고 4구째 한가운데로 몰린 146km/h 패스트볼을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기며 비거리 135m의 대형 홈런을 터트렸다. 극적인 홈런으로 롯데는 6-6 동점을 만들었고, 손호영은 30경기 연속 안타를 달성하며 활짝 웃었다.

손호영의 홈런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9회 말 뼈아픈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롯데는 마무리 김원중 카드를 꺼냈지만 유격수 박승욱의 실책으로 선두타자 김상수를 내보내며 흔들렸다. 이후 멜 로하스 주니어를 2루타, 강백호를 고의 4구로 내보내며 무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결국 문상철 타석에서 김원중의 초구가 폭투로 이어지며 6-7 패배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롯데는 판정 논란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렀다. 4회 2사 1, 2루 최항 타석에서 몸에 맞은 것처럼 보이는 타구가 인플레이로 인정돼 1루수 땅볼 아웃으로 기록됐다. 7회 2사 1, 2루에는 윤동희가 방망이를 멈춰 세웠지만 1루심이 헛스윙으로 판정해 포수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물러났다.

결국 사달이 났다. 8회 1사 1루에서 서동욱의 땅볼 타구 때 1루주자 김동혁은 아웃됐고 타자는 1루에서 살아남았다. 그러나 이후 KT의 요청으로 비디오 판독이 이뤄진 끝에 김동혁이 KT 2루수 신본기와 접촉해 수비를 방해한 것으로 인정돼 서동욱까지 아웃됐다. 앞서 두 차례 판정에 어필했던 롯데 김태형 감독은 코치진의 만류에도 격렬하게 항의하다가 퇴장 판정을 받았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롯데는 별다른 소득 없이 3연전을 마무리해야 했다. 다행히 손호영이 중요한 순간 대기록을 이어가면서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LG 트윈스 소속이었던 손호영은 지난 3월 트레이드를 통해 사이드암 투수 우강훈과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LG에서 백업 내야수로 활약했던 손호영은 새 소속팀 롯데에서 전환점을 맞이했다. 올 시즌 타율 0.329(167타수 55안타) 8홈런 34타점 OPS 0.923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타자로 급부상했다.

손호영은 4월 17일 LG전 4타수 2안타를 시작으로 14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팀 내 핵심 전력으로 떠올랐다. 당시 최하위를 전전하던 롯데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이적생의 깜짝 활약에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 이후 햄스트링 부상으로 1달 가까이 자리를 비웠지만, 복귀 후 다시 16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가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30경기 고지를 밟은 손호영은 두산 베어스 김재환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연속 안타 부문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손호영보다 앞선 선수는 39경기의 박종호(前 삼성 라이온즈)와 31경기의 박정태(前 롯데)까지 단 두 명뿐이다. '단일 시즌'으로 한정할 경우 한 경기만 더 늘리면 소속팀 레전드 박정태와 함께 공동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손호영은 주말 고척스카이돔으로 이동해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대기록에 도전한다. 손호영은 올해 키움 상대 타율 0.406(32타수 13안타)로 강세를 보였다. 고척에서 기록 또한 0.429(7타수 3안타)로 좋은 편이다. 다만 금일 선발 등판이 예정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에게 5타수 무안타로 약해 이 부분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3개월 만에 롯데의 희망이 된 손호영이 천적을 넘어 대기록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신희재 <쓰다> 객원기자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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