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 박주호가 처한 현실... 축구협회 '비밀유지서약 위반' 법적 대응 검토
입력 : 2024.07.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박윤서 기자= 대한축구협회(KFA) 채널에 출연해 감독 선임 과정을 폭로한 박주호(37)가 위기를 맞았다.

KFA는 9일 박주호 전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 위원의 폭로 영상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비밀유지서약 위반이다.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방향으로 내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KFA는 9일 공식 홈페이지를 '그건 이렇습니다' 게시판을 통해 '박주호 위원의 영상 발언에 대한 유감의 글'이란 제목으로 입장문을 발표했다.

KFA가 문제 삼은 박주호의 폭로 영상은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에 출연해 방송 도중 홍명보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선임 소식을 전해 들으며 시작됐다.

■'캡틴 파추호' 채널 박주호의 발언 요약


소식을 전해 들은 박주호는 짧은 고민 뒤 "전강위가 필요 없다고 진작 얘기해 왔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되니 (전강위가) 필요 없다는 생각에 확신이 든다"라며 힘을 주어 이야기했다.

이어 "(감독 선임 과정은)정확한 절차가 절대 아니다. 내가 안에 있었지만 잘 모르겠다.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다. 맞는 말이 하나도 없다. (홍명보 감독은) 안 한다고 했다가 한 거다. 며칠 안에 어떤 심경 변화가 있으셨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정해성 前전강위원장은 왜 외국까지 가서 감독 후보들을 만난 건지, 이임생 총괄 이사는 유럽에 왜 간 것인지,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아무것도 없다"라며 흥분했다.


박주호는 "지난 5개월이 너무 안타깝고 아쉽고 진짜 허무하다. 누가 됐든 절차에 맞게, 게임 플랜을 세우고 한국축구에 맞는 사람이면 되는 거였다. 그런데 같이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왜 홍명보 감독이 됐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전강위로)5개월을 일했는데 너무하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박주호는 "전강위 회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회의 자체가 유명무실했음을 언급했다. 그는 '심지어 몇몇 위원들은 개인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연령별 대표팀 감독 등의 자리까지 넘보려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갑자기 내부에서 (황선홍, 박항서, 김도훈)중 1, 2, 3순위를 적자는 의견이 나왔다. 대표팀에서 감독을 왜 투표로 정하는지, 다수결로 어떻게 감독을 정하는지 이해가 안 갔으나 결국 투표로 정했다"라며 "선정 자체도 중요하지만 왜 이 감독을 선임해야 하는지 장단점을 따져봐야 하는데 그런 과정 없이 익명 투표로 그냥 결과만 적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회의 시작하기 전부터 내부에선 국내 감독 위주로 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외국인 감독의 이름을 거론하면 흠을 잡았다'라고 밝히며 KFA의 내부 소식을 전했다.

이는 삽시간에 수많은 기사를 만들어냈고 KFA를 향한 비판 여론은 커졌다. 해당 영상은 게재 23시간 만에 166만 뷰(9일 16시 기준)를 기록하며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KFA 전문


대한축구협회는 박주호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이 SNS 출연 영상을 통해 전력강화위원회 활동과 감독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한 바, 이것이 언론과 대중에게 커다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하는 바입니다.

박주호 위원은 지난 8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한 축구 해설위원과 함께 출연해 전력강화위원회 활동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치우친 자기 시각에서 본 이러한 언행이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자체는 물론 자신을 제외한 많은 위원들의 그간의 노력을 폄훼하고 있어, 우선적으로 지난 5개월간 함께 일해온 나머지 전력강화위원들에게도 사과하고 해명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축구협회는 박주호의 이러한 언행이 위원회 위원으로서 규정상 어긋난 부분이 있는 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필요한 대응을 진행할 것입니다.

영상 발언 중 언론과 대중들의 오해를 가장 많이 불러일으키는 부분들은 왜곡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박주호 홍명보 감독선임 몰랐다? 절차가 아니다?


박 위원은 영상에서 홍명보 감독 선임관련 언론공지 문자 사실을 접한 뒤 깜짝 놀랍니다. '이게 정확한 절차, 원래 이렇게 뭔가 회의 내용에서의 이 절차는 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 이제까지 5개월 동안에 이게 전 너무 허무해요'라고 말합니다. 이와 관련해 언론에서는 '박주호, 충격폭로, 홍명보 감독선임 몰랐다' 는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박주호 위원이 한국축구를 위해 뽑고 싶었던 감독상과 다를 수는 있으나, 이것을 절차상 잘못되었다고 경솔하게 언급한 것은 부적절한 언행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왜냐하면 정해성 위원장이 주관하고, 박주호 위원이 참석한 최종 회의였던 제10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들여다보면 이날 위원회는 5명의 후보(홍명보 감독 포함)를 가려냈고, 이 자리에서 위원들은

‘5명의 후보까지 위원회가 추천할 테니, 다음 과정은 이 후보들로 위원장이 진행하도록 정 위원장에게 위임’ 한 바 있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위원 각각이 선호하는 감독 후보자는 다를 수도 있었겠습니다만 위원회의 시스템은 토론 속에 합의점을 찾는 것이고 그렇게 가려졌던 후보들입니다.

박주호 위원은 후보자 검토 과정에서 여러 후보를 추천하고, 장단점에 대해 분석하며 노력해왔기에, 이렇게 위원회가 합의점을 찾았다 해도 다른 위원들보다 자신의 생각이 더 공고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이해되는 측면이 있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본인이 주관상 홍명보 감독이 될거라고 결코 예상하지 않았다 하더라고 감독 선임 직후 그 절차 자체를 그렇게 부인하는 발언을 자기검토 없이 SNS플랫폼에 그대로 업로드하는 것은, 대중과 언론의 엄청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왜냐하면 홍명보 감독은 정해성 위원장 주관하에 박주호 위원 등 10명의 위원이 활동하던 10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당시 위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후보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전력강화위원이 감독선임 관련 언론 대상 공지가 나올 때까지 감독을 몰랐다는 것이 절차의 문제가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력강화위원회는 감독 후보자들을 추천하는 곳이며, 이번 감독선임은 전력강화위가 추천한 최종 후보자들을 검토하여 진행되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정해성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의 표명을 할 당시 상황을 하나 설명드립니다.


위원장의 사의표명은 위원장이 2명의 외국인 지도자의 해외 면담일정을 잡고 있는 도중에 일어난 일입니다. 협회에서는 위원회를 재구성하는 것도 검토하였으나, 일단 협회 기술총괄인 이임생 이사가 남은 과정을 진행하는 방안을 남은 5명의 위원들에게 물어서 동의를 받았습니다.

또한 최종 후보는 기술총괄 이사가 정하는 것도 박주호 위원을 비롯한 5명의 위원들과 각각 얘기한 것입니다.

박주호 위원은 후보자를 압축하는 과정에도 동참했고, ‘이후의 과정은 이임생 기술이사가 최종 결정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전달받고 동의를 했던 위원인데, ‘이건 아니다. 절차가 안 맞는다’고 하는 것에 대해 의아할 뿐입니다.

위원으로서 자신이 지지한 바와 다른 결과에 대해 놀라고 낙심할 수는 있으나 결과가 내 예상이나 의도와 다르다고 해서 '절차가 아니다'라는 것은 위원으로서 바른 언행이 아닐 것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유튜브 채널 파추호, 프로축구연맹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