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논란’ 이재영 “하지 않은 일까지 인정하며 배구 하고 싶지 않아” 은퇴 암시
입력 : 2024.07.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공격수로 활약했던 이재영(28)이 은퇴를 암시했다.

이재영은 15일 자신의 팬카페 ‘재영타임’에 은퇴를 암시하는 글을 남겼다.

이재영은 “초등학교 3학년 무렵부터 시작한 배구는 제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키가 작기에 더더욱 노력했고, 뭐든지 한번 시작하면 잘하고 싶은 성격도 있어서 1등을 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해 왔던 시간이었다”며 “배구가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그 무엇보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달리다 보니 프로선수로 국가대표로 쉼 없이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고, 감사하게도 많은 팬들의 사랑과 관심도 받을 수 있었다”며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이재영은 “지금은 그렇게 좋아했고 제 인생의 전부였던 배구를 떠나 있다.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많이 힘들었고 3년이 넘은 지금 팬들에게 저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이런 고민을 한 건 오래전부터였는데 이제는 말씀드릴 때가 된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국내가 아니면 해외에서라도 뛰기를 바라는 팬들도 너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해외에서 오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리스 이후로 해외는 생각한 적이 없었다”라며 “무엇보다 제 마음 속에 동기부여가 생기지 않았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억지로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재영은 “복귀를 위해 논란에 대해서 합의하길 바라시는 분들도 너무 많이 계셨다. 전 제가 하지 않은 일까지 인정하면서 다시 배구를 하고싶지가 않았다”며 “저의 잘못은 사과하고 반성하지만 허위사실에 대해서 정정해 주고 바로 잡아주지 않는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닌 건 아니지라는 제 마음과 소신이 변하지 않았다. 이런 제 마음은 포기가 아니라 말씀드리고 싶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전 배구하는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고, 그만큼 원 없이 했기 때문에 은퇴를 앞두고 미련의 마음이 크지는 않다. 예상치 못했고 힘든 과정을 통해 이렇게 내려놓게 되었지 만, 팬들께 글을 남기는 지금은 마음이 후련하기도 하다”라며 은퇴를 시사했다.



이재영은 “배구선수로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도 있었지만, 저는 정말 배구를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것 같다. 저에게 배구는 여전히 소중한 추억이지만 좋은 기억만이 있진 않다. 너무 힘들고 괴로웠던 순간도 많이 있었다”라며 “사실이 아님에도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온갖 질타를 받는 고통의 시간도 있었다. 그런 힘든 시간이 있을 때마다 다른 어떤 것보다 배구로 보여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그래서 오로지 실력으로만 인정받기 위해 배구 하나만 생각하는 인생을 살아왔던 것 같다. 지금 되돌아보면 다시 겪고 싶지 않을 정도로 상처가 되었던 순간도 많았다. 그럼에도 이 모든 순간을 웃고 울면서 잘 지낼 수 있었던 건 팬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며 팬들을 향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재영은 “많은 사랑으로 저를 응원해 주셨고 지금도 저를 기다려주시는 팬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매우 크다. 선수시절에도 많은 사랑으로 함께해주셔서 힘들 때 많은 힘이 되어주셨는데, 지난 3년이란 시간 동안 외롭고 힘들었지만 팬들이 매년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큰 힘이 되었다”며 “저를 기다려주시는 팬들에게 아쉬운 마무리를 전하게 되어 너무 죄송하다. 하지만 너무 속상해하지 말아 달라. 운동만 하면서 지냈던 때에는 주변을 깊이 돌아볼 여유도 없었고 제 자신을 살펴볼 여유도 없었는데, 힘든 시간을 통해 많은 배움이 있었고 오히려 감사할 것들도 많이 생각했던 시간이었다”고 팬들을 향한 미안한 마음도 털어놨다.



끝으로 이재영은 “지금까지의 배구선수 이재영의 좋은 모습 그리고 멋지게 날아올랐던 저의 모습 잊지말고 꼭 기억해주시길 바라고 이재영의 제2의 인생도 응원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선수로서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배구해왔고 노력했던 것처럼 이후에도 부끄럽지 않은 이재영으로 살아가겠다”고 인사를 남겼다.

선명여고를 졸업하고 2014~2015시즌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한 이재영은 데뷔 시즌부터 신인왕을 차지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정규시즌 MVP도 두 차례(2016~2017시즌, 2018~2019시즌)나 차지하는 등 뛰어난 활약을 펼친 이재영은 쌍둥이 이다영과 함께 V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이재영은 2021년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이면서 국내에서 커리어가 끊겼다. 이후 그리스 PAOK 테살로키니와 계약을 맺으며 해외로 진출했지만, 무릎 부상으로 인해 다시 국내로 돌아왔다. 2년 넘게 무적 상태로 지냈던 이재영은 결국 팬카페에 남긴 글에서 언급했듯이 사실상 은퇴할 뜻을 밝혔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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