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왜 이제야 왔나 싶다. 삼성 라이온즈가 3번 만에 찾아낸 거포 1루수 르윈 디아즈(28)가 시원한 홈런 쇼로 복덩이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디아즈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4번-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박병호와 디아즈의 홈런포를 앞세운 삼성은 10-5로 롯데를 꺾고 위닝 시리즈를 달성했다.

1회 말 2사 2, 3루 찬스에서 첫 타석을 맞은 디아즈는 롯데 선발 김진욱의 유인구에 속지 않고 침착하게 볼을 골라내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삼성은 강민호가 2루수 인필드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지만, 박병호가 기선을 제압하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려 4-0으로 크게 앞서나갔다.

2회 말 구자욱의 적시타로 삼성은 5-0까지 달아났다. 무사 1, 2루 찬스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디아즈는 0-2 불리한 카운트에서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견수 방면 깊은 코스로 타구를 날렸으나 뜬공으로 아웃됐다. 그사이 2루 주자 이재현은 3루까지 진루했다. 강민호의 삼진으로 2사 1, 3루가 된 상황에서 박병호가 2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려 스코어는 7-0으로 벌어졌다.

삼성은 4회까지 무실점 호투하던 원태인이 5회에만 윤동희(1점), 손성빈(2점), 손호영(2점)에게 홈런 3방을 허용해 7-5로 쫓겼다.

롯데의 거센 추격 분위기를 잠재운 건 디아즈의 강력한 한 방이었다. 6회 말 삼성은 이재현이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 데 이어 구자욱이 2루타로 무사 2, 3루 찬스를 만들었다. 밥상이 차려진 상황에서 디아즈는 롯데 송재영을 상대로 3-1 유리한 카운트를 만든 뒤 5구째 슬라이더를 통타해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30m 대형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이 홈런으로 삼성은 10-5까지 여유 있게 달아났고, 끝까지 리드를 지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갔다.



지난 14일 루벤 카데나스의 대체 선수로 삼성과 총액 17만 달러(연봉 5만, 옵션 2만, 이적료 10만 등)의 조건에 계약을 맺은 디아즈는 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27타수 9안타) 3홈런 7타점 OPS 1.083으로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특히 삼성 구단이 기대했던 '라이온즈파크에서 필요한 일발 장타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1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디아즈는 6회 이준호를 상대로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첫 경기부터 거포 능력을 과시했다.

홈으로 돌아온 디아즈는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2경기 8타수 4안타로 타격감을 예열한 뒤 23일 롯데 자이언츠전서 8회 결승 투런포로 라팍 첫 홈런을 터뜨린 뒤 화끈한 배트플립을 선보여 홈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이어 25일 경기에서도 호쾌한 타구로 쐐기 스리런 홈런을 기록해 팀을 위닝시리즈로 이끌었다.



디아즈는 전임자였던 카데나스(7경기 타율 0.333 2홈런 5타점)의 홈런 수를 똑같이 7경기 만에 따라잡았다. 이제 대포 한 방만 더 터뜨리면 72경기에서 4홈런(타율 0.294)을 터뜨린 데이비드 맥키넌의 홈런 수와 같아진다.

최근 10경기 7승 3패의 상승세를 탄 2위 삼성(66승 2무 54패 승률 0.550)은 1위 KIA 타이거즈(71승 2무 48패 승률 0.597)와 격차를 5.5경기로 좁히며 살금살금 뒤를 쫓고 있다. 후반기 팀 장타율(0.462)과 OPS(0.827), 홈런(54개)과 타점(213개) 1위를 휩쓸며 화끈한 공격력을 뽐내고 있는 삼성은 기다렸던 거포 1루수 디아즈의 합류로 날개 달린 사자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OSEN, 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