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또또 미끄러졌다...'호랑이 엉덩이 저주'에 호되게 당한 삼성, 선두 추격 기회 날아갔다
입력 : 2024.09.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이보다 더 지독한 징크스가 있을까. 이번에도 꼬리는 잡히지 않았다. 선두 추격에 도전했던 삼성 라이온즈가 또 호랑이 엉덩이만 만지고 미끄러졌다.

삼성은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서 5-6으로 패했다. 이틀 연속 역전패의 쓴맛을 본 2위 삼성(69승 2무 56패 승률 0.552)은 1위 KIA(75승 2무 49패 승률 0.605)와 격차가 무려 6.5경기까지 벌어졌다.

경기 초반은 완벽한 삼성의 흐름이었다. 데뷔전에 나선 KIA의 새 외인 투수 에릭 스타우트를 상대로 2회 말 박병호가 투런포(17호)로 기선을 제압했다. 신인 양도근은 데뷔 첫 안타를 1타점 3루타로 터뜨리며 힘을 보탰다.

박병호의 방망이는 3회 말 다시 한번 불타올랐다. 2사 2루에서 스타우트의 커터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연타석 투런 홈런(18호)을 터뜨렸다. 박병호는 이틀간 3홈런 8타점을 쓸어 담는 괴력을 뽐냈다.



삼성이 일방적으로 앞서나가던 경기 분위기는 4회부터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삼성 선발 원태인에게 꽁꽁 묶여있던 KIA 타선은 4회 초 나성범의 2루타, 김선빈의 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었고, 이우성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했다.

원태인은 5회 초 2사 후 김도영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결국 최형우에게 1타점 2루타, 나성범에게 적시타를 맞아 5-3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원태인은 6회까지 책임지며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실점)로 자신의 몫을 다 했다.



문제는 불펜이었다. 7회 초 마운드를 이어받은 최지광이 선두타자 김도영에게 솔로포(35호)를 얻어맞아 5-4까지 격차가 좁혀졌다. 설상가상으로 최지광은 최형우 타석에서 투구 도중 왼쪽 발목 통증으로 갑자기 마운드를 내려갔다.

바통을 이어받은 오승환은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나성범을 넘어서지 못하고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슬라이더를 통타당해 동점 솔로포(18호)를 내줬다. 시즌 7번째 블론세이브로 이 부문 리그 최다 1위 불명예를 떠안는 순간이었다. 오승환은 김선빈과 이우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위기를 자초했으나 김태군을 삼진, 최원준을 중견수 뜬공으로 막고 추가 실점 없이 7회를 정리했다.



8회 마운드에 오른 임창민은 실점 없이 1이닝을 정리했지만, 9회까지 마무리하지는 못했다. 9회 초 2사 후 김선빈에게 안타를 내준 뒤 이우성에게 담장을 맞는 적시 2루타를 맞아 5-6 역전을 허용했다.

삼성은 불펜이 흔들리는 동안 타선마저 침묵했다. 스타우트(4이닝 4피안타 2피홈런 5실점)는 무너뜨렸지만, 김기훈-이준영-전상현-정해영으로 이어지는 KIA 불펜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결국 전날(13-15)에 이어 2경기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올 시즌 삼성은 KIA에 상대 전적 4승 10패로 압도적 열세를 기록하고 있다. 처음부터 '호랑이 공포증'에 시달린 것은 아니다. 지난 4월 시즌 첫 3연전(5~7일)서 2승 1패로 위닝시리즈, 5월 3연전은 비로 취소된 1경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2경기서 1승 1패로 균형을 맞춰 5경기 3승 2패로 앞섰다.

7월 2~4일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이 재앙의 시작이었다. KIA와 2경기 차 3위를 마크하고 있던 삼성은 맞대결에서 스윕에 성공할 경우 1위로 전반기를 마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반대로 스윕패를 당해 4위까지 미끄러졌다.



2주 뒤 삼성은 1위와 4.5경기 차 2위 자리에서 다시 한번 KIA를 만나 설욕에 도전했다. 하지만 16일 경기가 우천 취소된 뒤 내리 2경기를 패하며 3위로 밀려났다. 삼성은 8월 9일 경기까지 패하며 KIA전 6연패 늪에 빠졌다. 10일 경기가 비로 취소된 후 11일은 연장 11회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5-4 신승을 거두며 지긋지긋했던 KIA전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1승 1패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잔여 경기 일정 시작과 함께 다시 호랑이를 마주한 사자 군단은 4연승으로 한껏 분위기가 달아오른 상태에서 호랑이 꼬리 잡기에 나섰다. 4.5경기 차까지 추격한 상황이라 2경기를 모두 잡을 경우 2.5경기 차까지 거리를 좁힐 수 있었다. 하지만 또다시 지독한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미끄러졌다. 두 팀의 남은 맞대결은 2경기뿐이라 삼성이 달아나는 KIA와의 격차를 좁히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사진=OSEN, 뉴스1, 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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