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가을야구 모두 경험한 '포스트시즌 황제' 오승환, 끝내 PO 엔트리 못 들었다
입력 : 2024.10.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그 누구보다도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끝판대장' 오승환(42)의 이름은 플레이오프(PO)에 나서는 삼성 라이온즈 출장자 명단에서 찾을 수 없었다.

삼성은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PO 1차전을 하루 앞둔 지난 12일 PO 출장자 명단을 발표했다.

감독 1명, 코치 9명, 선수 30명 등 총 40명으로 선수단 가운데 투수는 14명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투수 자원으로는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은 데니 레예스와 '공동 다승왕' 원태인이 원투펀치를 이루고, 좌완 이승현과 우완 황동재가 3, 4선발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선발 자원 4명을 제외한 불펜 10명은 우완 김재윤, 김윤수, 김태훈, 송은범, 이승현, 이호성, 임창민까지 7명, 좌완은 이상민, 이승민, 최채흥 등 3명으로 구성됐다. 앞서 박진만 감독이 예고한 대로 오승환은 이번 PO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오승환에게 가을야구 마운드는 어찌 보면 당연한 곳이었다. 데뷔 첫해부터 한국시리즈에 출전해 3경기 7이닝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00, 7이닝 11탈삼진으로 화려하게 첫 포스트시즌 무대를 장식했다. 이후 2021년 PO까지 KBO리그 포스트시즌 통산 29경기 2승 1패 13세이브 평균자책점 1.71(42이닝 8실점 8자책), 49탈삼진의 성적을 기록하며 '가을 사나이'의 면모를 뽐냈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에서도 오승환은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2014년 한신 타이거즈 소속으로 클라이맥스 시리즈 6경기에 등판해 4세이브를 거두며 시리즈 MVP까지 차지했다. 그해 일본시리즈까지 포함 9경기(10이닝)에 출전해 1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2.70의 빼어난 성적으로 팀의 준우승에 공헌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2018년 콜로라도 로키스 시절 시카고 컵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1⅔이닝 무실점),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NLDS) 2경기(1⅓이닝 2실점) 등 총 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6.00의 성적을 남겼다. 3경기 중 1경기(⅓이닝 2실점)만 흔들렸고 나머지 2경기는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미·일 가을야구를 모두 경험한 베테랑 오승환이지만 세월의 흐름을 피할 수는 없었다. 올해로 프로 20년 차를 맞은 오승환은 2005년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 58경기에 등판해 3승 9패 27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91로 이름값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평균자책점은 데뷔 후 가장 높으며, 패전(9패)도 지난해 5패를 훌쩍 뛰어넘어 개인 최다 기록이다. 블론세이브도 2022년(7회)을 넘어 개인 최다이자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횟수(8회)를 기록했다.



2024시즌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리그에서 가장 먼저 20세이브 고지를 밟는 등 6월 14일까지 1승 1패 21세이브 평균자책점 1.67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했다. 하지만 6월 말부터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고, 7월(9경기 1승 2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12.15)부터 급격한 내리막을 걸었다.

8월(7경기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0.50)에도 부진은 이어졌다. 결국 김재윤에게 마무리 자리를 내준 오승환은 8월 16일 2군으로 내려갔다. 재조정의 시간을 가진 오승환은 8월 26일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았으나, 복귀 후 10경기(9이닝) 2패 2홀드 2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7.00으로 흔들렸다. 특히 지난 9월 2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⅔이닝 4피안타 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6실점(비자책)으로 최악의 투구를 선보였다. 2사 후 르윈 디아즈의 실책으로 인해 전부 비자책점으로 기록됐지만, 9-2로 7점 차의 넉넉한 리드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1아웃을 잡지 못하고 6실점으로 무너졌다.



결국 다시 2군으로 내려간 오승환은 퓨처스리그 2경기에 나서 2이닝 무실점 2탈심진을 기록하며 컨디션을 조금씩 끌어올렸다. 그러나 박진만 감독이 판단하기에는 오승환의 구위가 완전치 않았다. 삼성은 외인 에이스 코너 시볼드가 견갑골 통증, 연습 경기에서 좌완 백정현이 타구에 맞는 부상으로 엔트리에 자리가 생겼지만, 오승환이 들어갈 틈은 없었다.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한 오승환은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경우 엔트리 승선을 노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사진=OSEN, 뉴스1,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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