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일본 고교야구 꿈의 무대인 여름 고시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국제고등학교가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하게 됐다.

그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프로야구 투수에게 주어지는 '제11회 BNK부산은행 최동원상' 수상자 발표에 앞서 고 최동원 투수의 투혼 정신을 가장 잘 실현한 단체에 돌아가는 '제5회 불굴의 영웅상'이 올해 8월 제106회 전일본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에서 기적의 우승을 차지한 일본 교토국제고등학교(이하 교토국제고)에 돌아갔다.

'BNK부산은행 최동원상'을 주관하는 최동원기념사업회(이사장 조우현)는 16일 "고시엔대회에서 기적보다 더한 기적을 연출한 일본 교토국제고를 제5회 불굴의 영웅상 수상자로 선정했다"며 "학생선수,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 교직원, 학부모, 재일교포 커뮤니티, 지역사회 등의 전폭적인 지원과 헌신이 있었기에 고시엔대회 우승이 가능했다고 판단해 '교토국제고 야구부'가 아닌 '교토국제고'를 수상자로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토국제고는 일본 교토부 교토시에 위치한 국제학교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산하 단체인 교토국제학원이 학교법인이다. 1947년 재일 한국인 학생들의 민족교육을 위해 '교토조선중학교'란 이름으로 개교했다.

지금의 '교토국제고'로 교명을 바꾼 건 2003년이다. 교명 변경과 함께 일본인 학생의 입학도 허용되면서 현재 교토국제고는 한국인, 일본인 학생이 함께 교육을 받고 있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 3개 언어로 교육이 이뤄지는 가운데 교토국제고는 일본 교육계에서 "다양한 문화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배우는, 국제색이 풍부한 학교로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토국제고 야구부 역시 일본 체육계로부터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선수들이 모여 서로의 개성과 능력을 존중하면서 '학업과 운동 양립'이란 학교의 기본 방침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호평을 듣고 있다.

2021년 고시엔대회 본선에 첫 출전한 교토국제고는 여세를 몰아 '4강 진출'이라는 기적을 연출했다. 그리고 2024년 다시 본선에 진출해 결승에서 간토다이이치고를 연장 10회 승부차기 접전 끝에 2-1로 꺾으며 대망의 우승컵을 안았다.

일본 전역에서 출전한 4000여 개교를 뒤로하고, 전교생 160여 명의 작은 학교가 이뤄낸 기적같은 우승이라,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큰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최동원기념사업회로부터 '불굴의 영웅상' 수상 소식을 전달받은 교토국제고 백승환 교장은 "최동원이라는 위대한 선수가 남긴 '나보다 팀이 먼저'라는 정신을 우리학교 학생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잘 실천했기에 '고시엔대회 우승'이란 큰 영광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본다"며 "고시엔대회 우승만큼이나 '불굴의 영웅상' 수상이 학교 구성원과 지역사회에 큰 자신감과 자랑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백 교장은 11월 11일 오후 2시 BNK부산은행 대강당에서 열리는 '제11회 BNK부산은행 최동원상' 시상식에 참석해 교토국제고 대표로 '불굴의 영웅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불굴의 영웅상' 수상 상금은 1,000만 원이다.

사진=교토국제고 공식 SNS, 최동원기념사업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