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선발'이냐, '가성비 불펜'이냐...'구원듀오' 잡은 롯데의 다음 시선은 어디로 향할까
입력 : 2024.11.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유민 기자= 대체 불가 필승조 '구원듀오'를 성공적으로 눌러 앉힌 롯데 자이언츠의 다음 시선은 어디로 향할까.

롯데는 10일 김원중, 구승민과의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원중의 계약 규모는 4년 총액 54억 원(보장 44억 원, 옵션 10억 원), 구승민은 2+2년 총액 21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총액 12억 원, 옵션 6억 원)이다. 지난 5년 동안 롯데의 뒷문을 지키며 홀드와 세이브 부문에서 구단 신기록을 써 내려간 '구원듀오'가 내년에도 함께할 수 있게 됐다.




김원중은 2012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롯데에 입단하여 2015년 1군 무대를 밟았다. 2019년까지 선발투수로 뛰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다가 2020년 마무리 투수 전향 이후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롯데 선수 최초로 100세이브를 돌파한 그는 올해까지 통산 132세이브를 올리며 롯데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구승민은 2013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 52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구승민 역시 롯데에서만 9시즌을 뛰며 통산 448게임 28승 30패 5세이브 121홀드를 기록한 원클럽맨이다. 필승조로 자리 잡기 시작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KBO리그 통산 2번째로 4시즌 연속 20홀드(20-20-26-22)를 기록하며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중간계투로 거듭났다. 롯데의 구단 최다 홀드(121홀드)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두 선수는 올해 부침을 겪기도 했다. 김원중은 올해 56경기 3승 6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하며 겉보기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블론세이브 6회, 세이브 성공률 78.1% 등 경기 내용 측면에서는 불안감을 노출했다. 구승민도 3~4월 평균자책점이 21.94에 달할 정도로 시즌 초반 부진했다. 그럼에도 이 둘은 롯데 투수진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었고 과열된 FA 흐름 속에서 그들을 적정가에 눌러 앉히는 데에 성공했다.





'집토끼'를 성공적으로 지킨 롯데지만 아직 남은 과제가 있다. 올해 롯데는 외국인 투수 애런 윌커슨과 찰리 반즈가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쳤음에도 선발진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은 국내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173⅓)을 소화했지만 6승 11패 평균자책점 4.78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4선발 역할을 맡았던 나균안도 사생활 논란의 여파로 이번 시즌 26경기 4승 7패 평균자책점 8.51에 그쳤다. 그나마 시즌 중반부터 쏠쏠한 활약을 펼친 김진욱은 오는 12월 상무 입대 예정이다.

불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롯데의 이번 시즌 구원투수 평균자책점은 5.36으로 최하위 키움(6.02)에 이어 리그 9위였다. 김원중, 구승민과 함께 필승조의 한 축을 맡았던 김상수는 지난해 67경기(52이닝) 평균자책점 3.12에서 올해 74경기(73⅔이닝) 평균자책점 4.15로 주춤했다. 작년까지 필승조로 활약한 최준용도 부상 복귀 후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왼손 불펜 투수의 팀 평균자책점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7점대(7.20)를 기록하며 여전히 고민을 해결하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 영입 후 눈에 띄는 성적 향상을 이루지 못한 롯데가 투수진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투자를 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시장에 남아 있는 선발투수는 'A등급' 최원태가 유일하다. 최원태는 2020년 이후 한 번도 10승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27살이라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데뷔 후 9시즌 동안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는 장점이 있다. 통산 성적은 217경기 78승 58패 평균자책점 4.36이다.

불펜 투수 중에서는 'B등급' 장현식, 임기영, 노경은, 이용찬 등과 'C등급' 김강률, 임정호, 문성현 등이 있다. 롯데는 최근 몇 년간 방출 선수나 2차 드래프트를 통한 '가성비 불펜' 영입으로 전력 보강을 꾀한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이들에게 시선을 돌릴 수도 있다.

2년 전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 영입으로 큰 지출을 했던 롯데는 이번 시장에서 내부 단속까지 하며 샐러리캡에 여유가 많지 않다. 김태형 체제 2년 차를 맞는 롯데가 내년 가을야구 도전을 위해 추가 지출을 감수할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OSEN, 뉴스1, 롯데 자이언츠 제공

오늘 많이 본 뉴스